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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lluda Dec 06. 2019

Starbucks Queensborough -

커피 한 잔으로 준비하는 삶

잿빛 하늘과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은 느낌


화장실에 무심히 걸려 있던 그림


유난히 한가한 스타벅스 매장


New Westminister Mall에 위치한 스타벅스
뉴 웨스터민스터 그리고 잿빛 하늘.
새로운 도시들의 탄생으로 시간의 뒤편으로 밀려나고 있는 이곳 아울렛의 분위기와 오늘 하늘이 유난히 잘 어울린다
겨울 재킷을 입고 다니자니 덥고 손에 들고 다니자니 귀찮고ᆢ
아울렛이라고는 하지만 물건을 팔려고 있는 곳이라기 보단 늘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오늘도 여전히 그냥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 같은 느낌.
딱히 들어갈 매장도, 사고 싶은 것도 없어 들어간 곳이 스타벅스였다
주문을 하기 전에 화장실을 먼저 갔다
화장실 안에 뭔가가 걸려 있다
그림이라 하기에도, 액자라 하기에도 뭔가 어정쩡한ᆢ
그렇지만 뭔가를 새로 시작할 때의 세심함과 열정이 느껴지는ᆢ
처음 이곳에 매장을 오픈할 때는 화장실에 걸 그림까지 신경 써서 시작했던 곳이었나 보다
비록 지금은 처음 시작할 때 걸어 놓고 한 번도 신경 쓰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들긴 하지만ᆢ
화장실 벽에 덩그러니 걸려있는 액자를 보며, 내가 뭔가를 시작할 때와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무슨 일이든 시작만큼 끝을 신경 쓰면 실패하지 않을 텐데ᆢ
사람 수보다 매장 직원들이 더 많은 뉴웨스트민스터 아울렛.
시작과 끝이 주는 의미는 중요하다
밴쿠버에 온 지 1년이 넘었다
나의 시작을 돌아본다
이젠 끝을 맺을 때가 가까워지고 있다
비가 내릴 듯, 말 듯한 하늘이다
그 속에 무엇을 담고 저렇게 우물쭈물거리고 있는 걸까?
올려다본 하늘이 묻는다


- 넌 뭘 하려고 여태 그렇게 우물쭈물하고 있니?
- 그러는 넌? 넌 가려진 하늘 안에 감추고 있는 게 뭐길래 망설이고 있는 건데?
- 나? 나는 지금 우산을 갖고 있는 사람의 수를 세는 중이야. 우산이 준비된 사람의 수를 세어 보고 비를 내릴까 말까 생각하는 중이야.

그랬구나
아무런 인과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 자연현상에도 준비가 늘 있었던 거구나
그래서 갑자기 비가 오다가도 그치고, 그치다가도 다시 오고 그랬던 거구나
난 내 삶에 무엇을 준비해 놓고 있는 걸까?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자
다른 데 너무 한 눈 팔지 말고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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