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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lluda Dec 08. 2019

Starbucks Brew st. Port moody

혼술 & 혼커



그림책 속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아기자기 예쁜 마을



이 가방의 주인이 궁금하다

수터브룩 빌리지.
내가 참 좋아하는 마을.
아기자기 거리에 늘어서 있는 상점들을 보면 차를 타고 가다가도 내려서 걷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수터브룩 스타버스는 바로 이 거리의 코너에 있다
언제나 혼자 카페에 와서인지, 카페에 혼자 앉아 있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에 대해 궁금해진다
오늘은 내 앞에 세 사람이 혼자 앉아 있다
한 사람은 긴 생머리의 아시안계 여자.
테이블 위에 커피 한 잔과 이미 먹고 구겨 버린 샌드 위치 봉지가 있다
아침도 아니고 점심도 아닌 시간에 커피와 샌드위치라..
주위를 둘러보지도 않고 표정에 설렘도, 기대도 담겨있지 않은 걸 보면 어떤 이유인지는 몰라도 이곳에서 혼자 살고 있는 사람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또 한 사람은 핸드폰을 손에 들고 계속 핸드폰만 쳐다보고 있는, 왠지 이탈리아 피자를 생각나게 하는 할머니.
문이 열릴 때마다 문 쪽을 쳐다보는 걸 보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듯.
그 표정이 너무도 간절해서 보는 사람까지도 할머니가 기다리는 그 사람이 빨리 도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리고 나머지 한 사람
나처럼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문으로 들고 나는 사람들을 보고 있다
가끔 사람들과 눈이 마주치면 가볍게 눈인사를 하면서
이제 일어나 갈 준비를 하고 있는 남자
이제 막 내 눈에 들어왔는데 갈 준비를 하고 있다니..
테이블 위에 큼지막한 가방이 놓여 있는 것을 보면, 아침 운동을 마치고 이곳에 와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있었던 듯.
뒤에 약속이 있나 보다
핸드폰을 보고 있는 남자의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겉옷을 입고 모자를 쓰고 가방을 메고 테이블에 의자를 밀어 넣는다
갑자기 이 남자의 집이 궁금해진다
깨끗하게 잘 다려진 와이셔츠가 일렬로 걸려있는 옷장을 갖고 있을 것 같은,
오늘 신고 나온 신발은 전 날 밤에 골라 놓은 것 같은,
파스타 재료를 모두 손질해서 넣어 둔 냉장고를 갖고 있을 것 같은,
언제든 손님을 초대해도 괜찮을 것 같은 블랙 앤 화이트 컨셉의 집에서 살고 있을 것 같은,
이 남자의 집..

여자도 가고
할머니도 가고
그리고..
남자도 갔다

나도 일어 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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