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연락을 카카오톡으로 하는 것이 인간관계에 미치는 영향
연차 중에도 회사에서 오는 카톡! 카톡!
“연차라고 들었는데, 휴가 때 뭐해? 연락은 가능한 거지?"연차를 낸 나에게 상사는 질문한다. '연차라고 분명 말했는데도 이런 무례한 질문을 당당하게 하다니…' 이런 생각을 했을 때는 이미 나는 회사에서 휴가 중에도 연락이 잘 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나는 그동안 긴급한 건은 연락 달라고 왜 그랬니. 이거 *스불재잖아.
*스불재: MZ용어. 스스로 불러온 재앙
그래서 무례한 질문을 한 상사에게 어쩔 수 없이 "여행 가기는 하는데, 급하신 일 있으시면 연락 주세요"라고 대답하고 만다. 내 마음과 다른 대답을 하는 것이다.
과거의 나는 남아도는 연차도 잘 쓰지 않고, 연차를 쓰더라도 일의 on/off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연차를 쓰더라도 집에서 쉴 때는 노트북이 있으니 급한 업무 요청은 해결이 가능했다. ‘노트북이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했다. 아참, 지금 열 일하고 있는 노트북도, 모니터도, 키보드도, 마우스도 만약을 대비해 ‘일’을 위해 소비했던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노트북을 산 이후로 나의 일과 삶의 경계가 더 무너졌다. 완전히 ‘일’이 중심이 되어 살았다.
연차를 쓰면 공백이 생기는 날을 대비해 야근은 당연지사였다. 그래서 연차를 잘 안 썼다. 안 그래도 일이 많아 야근해야 하는데, 연차를 쓰면 결국 다른 동료에게 일을 부탁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 마음이 불편했다. (지금의 나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 동료로부터 “진짜 급하면 연락드려도 되죠?”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도 미안해하며 “당연하죠. 급하신 건은 연락 주세요!”라고 답했다.
‘일’이 되어 살던 내가 연차를 쓰는 일은 정말 지쳐서 쉼을 목적으로 ‘집콕’을 하거나, 혼자 여행을 가기 위해서다. 또는 여행을 목적으로 동행이 있는 여행을 위해서다.
쉼을 목적으로 집콕을 할 때, 혼자 여행을 갈 때는 그저 회사 밖에서 일을 하며 쉬는 기분이었다. 결국 온전한 ‘쉼’은 불가능했다. 여행을 목적으로 동행이 있는 여행을 할 때는 미안함의 연속이다. 함께 여행을 간 동행과 함께 있을 때 내 휴대폰에서는 회사에서 온 카톡 알림음이 눈치 없이 울린다.
‘카톡! 카톡!’
그리고 나는 여행에 집중을 못한다. 몸은 여행지에, 마음은 회사에 있으니 여행지에서 동행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 하는 순간이 자주 발생한다.
업무용 연락과 개인 연락이 섞이는 스트레스
업무용 연락을 하는 경우는 두 가지로 나뉜다. 업무 소통을 카카오톡으로 하는 거래처가 있는 경우, 회사 내부적으로 업무 소통을 하는 경우다. 회사에서 업무용 메신저를 이용함에도 불구하고, 카카오톡으로 업무 소통을 한 이유는 딱 하나다. 임원진이 업무용 메신저를 이용할 줄 모르고, 카카오톡으로 업무 소통을 하기 때문이다. 업무와 관련된 카톡 방만 수십 개가 된다. 거래처, 회사 전체 인원, 부서 인원, 프로젝트성 등등. 업무 시간 내에 하는 소통은 어쩔 수 없지만, 그 소통이 업무 시간 이후에도 집에서까지 이어지는 일이 다분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일의 스위치 off는 불가능하다.
그렇게 피할 수 없는 업무 시간외의 업무용 카카오톡의 빨간 알림 숫자가 1씩 올라갈 때마다 스트레스 지수도 1씩 올라갔다. 그래서 자체적으로 일의 스위치 off를 하는 방법으로 ‘집에서는 휴대폰을 멀리하기’였다. 그러면서 개인 연락도 스트레스에 가리어져 보지 않게 됐다. 일에 대한 스트레스가 쌓일수록 점점 나는 연락이 잘 안 되는 사람이라는 평을 받게 됐다. 그때, 내가 살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었다. 내가 온전해야 인간관계도 가능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