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에 ‘쉼’이 필요한 이유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사람들의 달리기 속도나 방법은 제각각이다. 누군가는 오랜 시간 연마를 통해 얻은 자신만의 페이스에 맞춘 달리기를, 또 누군가는 마음만 앞선 페이스 조절이 안 되는 달리기를 할 것이다. 아무래도 후자보다는 전자에 해당하는 사람이 속도는 느릴지언정 별 탈 없이 목적지에 도달할 것이다. 나는 그 모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여정에서 꼭 필요하며, 도움이 되는 행위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지만, 하는 것. 즉, 쉼이다. 지친 여정 속에서 다시 달릴 힘이 되어주는 에너지를 받는 행위이다.
지난날의 인제 속삭이는 자작나무 숲을 올라가던 길에서 나는 그 ‘쉼’의 중요성을 깨닫는 일이 있었다. 운동 부족인 나는 사진 속의 멋진 풍경을 보기 위한 자작나무 숲으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다시 돌아갈까 고민을 하던 찰나에 보인 매점 300m 팻말이 사막에서 보이는 오아시스 같았다. 호기롭게 속삭이는 자작나무 숲을 보기 위해 떵떵거리며 올라왔지만, 나란 등린이는 쉬기를 반복에 반복, 그러다가 발견한 300m만 가면 매점이 있다는 안내 팻말은 정말 그 어떤 것보다 행복감을 주었다. 목이 정말 말랐다. 겁도 없이 물도 없이 무려 ‘속삭이는 자작나무 숲’을 보려 했다. 곧이어 나타난 매점에 가자마자 단돈 1,000원짜리 생수는 그 어느 때 마시던 물맛보다 꿀맛이었고, 그 자리에서 원샷을 때렸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고, 또다시 오를 힘을 얻었다. 그렇게 잠시 쉬고 오른 끝에 결국 사진으로만 봤던 ‘속삭이는 자작나무 숲’을 볼 수 있었다. 아름다웠으나, 앞으로 또 볼 일은 없을 것 같았다.
만일, 내가 그때 오아시스 같던 매점을 발견하지 못하고 계속 올라갔더라면 중도에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쉼 없이 달리다 이미 탈이 나는 일을 겪었던 나에게 숲이 다시 한번 ‘너 까먹고 있더라?’라고 경고해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