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멜로의 법칙은 계속된다

줏대를 소신으로 생각해야 하는 이유

by 델리만쥬

갓 대학생이 되었을 때,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지 못하는 환경(코로나)이 시작됨과 동시에 초,중,고 친구들이 있는 동네를 같이 떠나게 되었더랬다. 다시 말해, 인적 교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었다는 얘기다.


인적 교류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겠다만, 당시 나에게는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바쁘게 사는' 것에 대한 열망이 있었기에 교내 리더십그룹, 동아리부터 연합동아리까지 정말 이것저것 다 찾아보면서 조언해줄 선배나 친구가 필요했다. 하다못해, 친구가 야 이런 게 있다고 우리 선배가 그러더라, 한마디 해주는 것이라도.


그런 환경이 얼마나 갈지조차 가늠이 안 되던, 코로나 극 초창기였기에 어떻게든 교류를 만들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도 나대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긴 했었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중고등 시절 이를 감추고 살았었다. 이를 분출하고 다녔다면 이때 어쩌면 진이 빠져서 아무것도 못했을지 모르기에, 중고등 시절의 아쉬움이 남는 불행은 있지만 순도 100%의 불행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여하간, 그렇게 학생회부터 각종 대외활동에 시동을 걸고, 중앙동아리만 2개 가입했다. 가까운 곳에 사는 선배와는 밥약을 잡기도 하고, 또 내 본전공을 복전한다는 선배와는 여러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또 인스타 맞팔을 하면서. 내가 지금도 폴더를 쓴다면? 하면서 SNS 계정을 공유하던 게,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떄였다.


그러나 아무리 공유를 하고 교류의 장을 만들어낸다 해도, 사실상 0이 된 교류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아무리 선배와 격없이 지낸다 하더라도 선배와 동기, 동기와 동창 간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여름방학 때, 구청 행정연수를 신청해보라는 정보는 이런 '정보의 부족, 교류의 부재'와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목마름에 대한 시발점이 되었다. 인스타그램에서 뭔가 한다는 스토리가 올라오면 바로 검색하거나, 캡처해서 일정 등을 캘박하는 건 기본이었고 에타라던가, 블로그에선 #대학생블로그 같은 태그를 검색하고 살았다. 특히 '데이터'가 들어간 건 일단 신청하고 봤던 기억이 난다. 이때만 하더라도, 난 내가 코딩의 길을 걸을 줄 몰랐고, (지금에서야 알게 된) 'BA' 쪽 분야를 더 공부했었다.


뭐, 지나간 일이고 이런 경험이 없었더라면 쫌쫌따리 정보를 얻어내는 것이라던가, 뭐가 됐든 의욕적으로 참가하고 보는 지금의 모습은 없었을 것이기에, 후회는 없다. 다만, 이때 R과 파이썬을 좀만 더 공부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일단 나한테 맞는지, 데여보기 전에 온도를 체크해보는 과정이 있었더라면.


고학년이 될수록 저 '온도 체크 과정'이 필요했음을 깨닫게 된다. 무작정 신청한 국비지원과정을 좀더 알아보고, 남들이 별로 안 하는 데는 이유가 있음을 알아차렸어야 하는 거라던가, PM을 할 건지 백,프론트를 할 건지 또 알아보았어야 하는구나. 열거하자면 끝도 없을 거다. 그러나 이때, 꼭 짚었어야 하는 건 있다.


정말 나한테 도움이 되는 일일지, 훗날 내가 '어떤 직무(진로)'를 희망한다고 했을 때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


링크드인이나 조금 '난 애'다 싶은 사람들의 SNS를 보면, 중구난방인 나의 경험치에 비해 정말 하나의 우물을 깊게 팠음을 알 수 있다. 아예 학생자치 등 시간이 많이 소요되면서 많은 사람들과 부대낄 수밖에 없는 활동에 많이 참여하며 외향적인 성격을 드러내는 길을 걷는가 하면, 잘 알려졌던 아니던 희망하는 분야 하나만을 깊게 파며 대신 국내에서 약간의 경험을 쌓고, 이를 기반으로 해외 소셜 네트워킹으로 확장해 나가는 사람들. BA에서, 데이터와 마케팅에서 PM, 기획자에서 데이터 분석, 금융권, 바이오, 인공지능까지 관심사가 그냥 '전부 다요'에 가까운 나로서는, 교류에 목말라 마시멜로를 냅다 먹어버린 셈이다.


학창시절, (자)부심은 아니지만, 고집하는 건 있었다. 무조건 문제를 풀어봐야 한다던가 하는 그런 과목별 고집. 그냥 웃긴 과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만, 이제는 그런 소신을 좀 이어갔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


3학년 때 알게 된 것들을 반년만이라도 일찍 알았더라면, 4학년이 되어서야 생각하게 된 미래를 조금 일찍 그리게 되었더라면, 아쉽다지만 이건 어쨌든 시간을 돌리지 못하는 것에 대한 후회도 섞여 있기에, 이를 쓸데없는 경험은 없으며, 내가 그린 점들은 뭐가 어찌 됐든 연결되어 있음을 대략적으로는 알아서 아쉬움으로 나름 미화된 감정이기에.


그래서 지금은 함부로 뭘 하지 않는다. 무작정 시작한다기보다는 후기부터 구체적인 활동 내역을 다 찾아보고 신중하게 결정한다. 대신,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아주 조금이라도 이득이 있을 것 같다 하면 무조건 참여한다. 그렇게 데이고 변화한다 , 오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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