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6일, 전참시가 쏘아올린 허윤진의 '책' 가방을 보며
* 과거 저장했던 글을,3/8 여성의 날 기념으로 늦게나마 업로드합니다.
조금은 위험한 주제일 수 있음을 안다. 이미 지난 2021년, 방송인 재재에 대해 나의 일상 블로그에 '재재를 응원한다'는 내용을 담았던 포스팅은 댓글테러를 당했었고, 모 공약에 대한 비판을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올렸는데 이로 인해 가계정들로부터 '씹페미년'이라는 디엠을 받았었다.
참고로
1) 재재를 응원하는 이유 10가지 뭐 이런 게 아닌, 그저 문명특급과 그 담당자인 재재를 응원한다는 구절을 담은 일상포스팅이었으며,
2) 당시 비판은 '여성가족부 폐지'에 대한 비판이었다. 여성가족부를 무작정 편들려는 게 아니다. 실제 스토리에도 '잘잘못은 가려야겠지만'이라는 문구를 썼었으며, 만약 여기를 폐지한다면 현재 여성에 대한 정책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관, 실행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너무 당연하다. 하나의 부처가 없어지는데, 가령 성범죄 피해자 도움은 어쩔 건지 등에 대한 대책이 구체적이고 현실적이어야 하는 건.
인플루언서도 무엇도 아닌 내가 이 정도 테러 반응이 나왔는데, 레드벨벳 아이린부터 어제 르세라핌 허윤진에 대한 반응은 어땠을지 차마 상상도 가지 않는다. 본인의 포카를 불태우는 게 뭐 수익으로는 직결되지 않을지언정(이건 통계가 말해준다), 아이돌의 정신건강에는 분명한 해가 되었음은 분명하니 말이다.
사람들은 평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평등에 대한 개념은 아주 먼 고대부터,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역사를 거쳐 점점 구체화되어 왔다. 내가 모른다고 하는 이유는 하나다. 제대로 공부하지 않았으니까, 전문가가 아니니까.
그러나 한 가지 사실은 명백하다. 무조건 똑같은 게 평등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
정말 유명한 예시를 하나 가져와봤다 - 같은 고등학교에 배정받은 A와 B가 있다고 하자. A는 저소득층이며, B는 재벌 3세이다. B는 학교 등록금 등 비용적인 문제는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A는 수학여행도 어렵사리 가는 형편이다. 여기서, '똑같아야 하니까' B에게 아무 지원도 없으니 A도 지원해줘서는 안 된다는 게, 과연 평등인가.
모두가 정답을 안다. 아니라는 것을. 똑같은, 최소한 '같은 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평등이다. 때문에 위 사례의 경우엔 A에게 지원금 등의 방책으로 도움을 줌으로써 같은 수학여행을 가고, 같은 추억을 남기게 도와주는 것이 평등일 것이다.
자, 소득이 아닌 성별로 넘어와보자. 사실 조금은 위험한 주제이자 포스팅일 수 있음을 안다. 그럼에도,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바뀌는 것이 없기에 적어본다. 아주 미약한 목소리라도 내는 것이, 사회의 일원으로 얻는 권리이자 책임이므로.
남성이 있고, 여성이 있다. 여성학을 배워본 것도 아니지만, '남녀'와 '암수'를 보면 예로부터 남성을 우대해 왔음은 알 수 있다. 둘의 차이는, '남녀'는 사람, '암수'는 짐승에 쓰인다는 차이점이 있다. 선덕여왕에 대한 초기 반발은 유명한 일화가 되었고 이 외에도, 여자 여(녀; 女)를 3번 반복하면 '간음할 간(姦)', 奴(종 노) 등이 된다. 이런 예시만 봐도 알 수 있다. 여자 여가 변(한자를 구성하는 요소 중 왼쪽에 위치한 부분)에 들어가는 경우 대개 부정적인 뜻을 갖는다.
남성은 그런 게 없냐고? 남성도 분명 고정관념의 피해는 보았다. 남자 남(男)을 보면, 밭 전(田)과 힘 력(力)으로 이뤄져 있다. 힘으로 밭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즉 밭일은 남자가 해야 한다는 그런 고정관념이 있었고, 이는 현대 군입대 이슈로 직결된다.
편의상 '성별'이라고만 하겠다. 각 성별이 주장하는, 각자의 피해에 대한 이슈를 가지고 위 페미니즘 이슈로 돌아와보자. 두 여돌(여성 아이돌을 줄였다)은 '82년생 김지영', 'Breasts and Eggs'라는 페미니즘에 대한 책을 읽었다는 이유로 낙인찍히고, 비판을 받았다. 과연 '비판'일지, '비난'일지는 조금 더 보자. 그러나, 그들이 읽은 책이 정말 엄청나게 반사회,반인류적인 책이 아닌 이상 책을 읽었다는 이유만으로 비판을 받는 게 맞는지부터가 조금은 의문이다.
그렇다면 왜 남성별(?)들은 저 책에 반발했을까. 이유는 '페미니즘' 서적이기 때문이었다.
* 다시 한 번 적지만, 모든 남성, 모든 여성이 아니라 편의상 '남성','성별','여성'이라는 말을 쓰는 것이다.
그럼 좀더 깊이 들어가보자. 왜 페미니즘에 반발할까? 한국식 페미, 미국 페미 다 떠나서, 페미니즘이 '남성에 대한 역차별'을 준다는 점에서 화를 내는 것이다. 여기서 모든 이유를 따지는 건 의미가 없으므로, 가장 주류로 보이는 의견으로 적어본다. 그리고, 그 '역차별'의 가장 주류이자 메인 이슈는 군입대일 것이다.
여성들은 임신, 출산을 한다면 그들은 군입대가 있는데, 비혼 및 비출산은 늘어가는 반면 군입대는 여전히 의무이다. '국방의 의무'라는 이름의 의무. 그렇다면, 임출육을 제외하면 여성에게는 의무가 없을까? 의무가 없는 것도 아니지만, 수많은 직업부터 시작해 사회생활하며 분명한 차별과 소외는 여전히 존재한다.
case 1)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246406635679112&mediaCodeNo=257&OutLnkChk=Y 임신은 내년에 하라고 면박주는 학부모
case 2)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6/0001025439
case 3) https://www.women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0167
몇 가지 업종별 남녀 연봉 차이만 검색해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사례들이다. 성과급이 적용되므로, 남녀 할 것 없이 일 더 잘한 사람이 챙겨가는 것 아니냐고? 맞는 말이다. 그러면 모든 업종에서 남성들이 더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는 이야긴 걸까?
지난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은행의 성별에 따른 직원 평균 급여 격차가 제자리걸음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에서 여성 직원 평균 급여 1억 원 돌파라는 유의미한 수치가 나왔으나 평균 급여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출처 : 우먼타임스(https://www.women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0167 ))
그리고, '왜 안 만나줘'는 너무 notorious한, 나쁜 쪽으로 유명한 밈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이는 최신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방금, 네이버에 '왜 안 만나줘'를 검색한 결과다.
고유정과 이은해를 제외하고, 나는 남자친구/남편/아들 등을 살해했다는 뉴스를 거의 접해 보지 못했다. 그와 비교했을 때, 당장 최근 2주간 2명의 남성 가해자가 있었음은 알 수 있다. 여성이 사회에서 아무런 차별을 받지 않는 상태여야 군대가 '순수한 역차별'로 존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역차별'이라는 말 자체가 성립하지 않음은 알 수 있다.
사례는 가장 최근에도 있었다. 메이저는 아니나, 신협에서의 '제로투 요구'. 대상은 여성 면접자였다.
https://www.safe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0256
최근에는, 이런 '어른들의 세계'가 아닌, 이투스에서의 환급 이슈도 있었다. 수만휘 카페의 경우 가입이 필요한 관계로, 일부 커뮤 링크를 달아둔다. https://pann.nate.com/talk/371820306
메가, 대성 등의 경우 이화여대, 숙명여대 합격생에게 환급패스 환급을 진행한 반면 이투스는 두 학교를 제외시키면서 발생한 이슈인데, 그렇다면 군대 다음으로 많이 나오는 이슈인 '여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자. '여자대학교'는 왜 생겼을까?
소파 방정환만 봐도 알 수 있는 이유다. 그는 여자아이들은 어린이라고 칭하지 않았다. 그에게 어린이는, '남자'어린이에 제한되어 있었다. 고등교육은 차치하고, 기본적인 교육부터 여성들에게는 그리 열려 있는 길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때문에 이런 교육, 특히 고등교육을 여성들도 '제대로 받게' 해주기 위해 세워진 학교가 여대다. 그런데 저런 환급 논란부터 시작해 또 '여대면 거르고 본다'던 채용 논란까지 있는 것이 맞을까. 똑같이 고등교육을 받게 해주기 위해 세워진, 다른 학교들과는 달리 '여대'라는 말이 소멸하는 날에서야 여대로서의 역할을 다한다는, 어쩌면 조금은 아이러니한 목표로 세워진 학교들인데?
다시 돌아와서, 국방 의무 자체를 무시하려는 의도가 아니다. 남동생이 있고, 주변 남학우들이 군대에 가기 위해 여러 계획을 틀기도 하고 마음고생도 하는 것을 보았고, 또 보고 있는 입장인지라 이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있으며, 그 억울함이나 짜증, 고충 또한 온전히는 아니더라도 충분히는 이해한다. 반대여도 충분히 짜증났을 것이므로.
그러나 위의 차별 사례들만 봐도, 이를 '역차별'이라고 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 우선 명확하다. 두 번째로, '여성징병제'가 연결된다. ROTC 등 여성 군입대도 좁게나마 있는 길이 맞다. 나도 여성이나, 만일 해당 제도가 현실화된다면 당연하게도 군입대를 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반드시 두 가지 조건이 뒤따른다.
1) 군가산점 등 군대를 통해 받는 이익을, 여성 또한 똑같이 받을 것. 즉, 위에서 언급한 남녀 차별 사례는 하나도 있어선 안 된다. 똑같은 사람이기에, 똑같은 환경에 있었기에, '평등'해야 하기에.
2) 단, 신체적인 차이는 분명 존중해 주어야 한다. 여성은 임신을 전제로 한 신체 기관들이 있다. 어떻게 할 수 없는 그런 부분들이고, 월경 등은 이로 인해 발생하는 신체적인 특성이다. 이에 대해서는 반드시 존중과 배려가 필요할 것이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귀속적인 지위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있어야 '평등'해지므로.
조금은 길고 두서없었다. 결론으로 넘어가보자.
일단, 화두가 되었던 저 두 여자 아이돌에 대한 비판은 비판이 아닌 비난이라고는 할 수 있을 것이다. 비난인 이유도 명확하다. 비'판'의 '이유'가, 그들이 읽는 책의 불온전성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불온전성이 타당한 이유를 기반으로 한 불온전성이라면 설령 본인의 가치관과 부합하지 않더라도, 읽을 가치는 충분히 있는 서적이라는 뜻이 된다. 즉 '나와 부합하진 않지만' 불온전하다고 할 수 없는 책이 되므로, 이를 읽었다고 해서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
위에선 이화, 숙명 두 학교만을 언급했으나 전국적으로 여대는 성신, 덕성 등 몇 군데가 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반 4년제 여대들의 설립이념이 '여성 고등교육'에 기반했듯, 남녀 간 귀속적인 지위에 의한 차이를 제외한 차별이 없는 나날이 도래한 다음에야 '여대'의 존재가 역차별이 될 것이다.
내가 여성이기 때문에, 또 소위 말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중에선 네이버 블로그를 제외하고는 하지 않기 때문에 미처 공감하지 못한 부분, 놓쳤던 부분 등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특히 남성에 대해, 나는 군입대와 여대의 존재 이외의 이슈는 고유정, 이은해 사건 외에는 아는 것이 별로 없다.
때문에 만일 금일 나의 글에서 잘못된 부분이나, 보완해야 하는 부분, 이런 이슈는 어떤지 의견이 궁금한 부분 등이 있다면 부드럽게, 그리고 기본적인 개념을 갖춘 댓글로 알려주셨으면 좋겠다. 여성 군대가 의무화된다면 당연하게도 갈 생각이라고 언급했듯 갈라치기가 아닌, 평화로운 평등을 원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