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자질

'좋은 리더'라는 건, 어떤 리더를 의미할까

by 델리만쥬

리더라는 직책은, 다수의 집단을 이끌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올 수밖에 없는 위치이다.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리더의 책임감도 막중해지고, 그만큼 하는 일도 많아진다. 사람이 아주 많지 않더라도, '집단'이라고 불릴 만한 규모라면 제아무리 소규모라 해도 리더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이는 현대에 들어 더더욱 강조되고 있다. 회사 같은 사회생활을 하는 곳에서는 물론이고, 비영리 목적인데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난이도가 낮은 대학생들의 프로젝트에서조차도 리더는 필요하다. 뭐, 팀장이라던가, 대표라던가, 하는 식으로 이름은 바뀔지언정.


과 대표를 시작으로 정말 다양한 규모의 팀의 리더로 있어보면서 4학년, 8학기생이 됐다. 처음 과 행사를 기획하며 느꼈던 건, 리더라고 하더라도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 한다는 거였다. 어떤 문제점이 예상되는데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며, 갑작스러운 2차 요청엔 어떻게 대처할지, 이런 대처 방안은 어떠냐고 물어봤을 때 결재도 떨어져야 한다. 정신이 없다 못해 주변 사람들 없이 리더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것을 느꼈다.


어차피 주변에서도 도와줘야 한다면, 리더가 고유하게 갖춰야 할 자질은 뭘까. 다시 말해, 주변 사람과 '리더'는 분명히 하는 일에서 차이가 있어야만 한다. 어떤 일이 굴러간다고 했을 때, 앞장서서 바퀴를 굴리고, 남들보다 시간과 노력을 더 쏟아야 한다. 그럼 거꾸로 말해보자. 어떤 일을 진행하고자 할 때, 무조건 남들보다 더 노력하면 리더가 될 수 있는 걸까. 그건 아니다.


모두가 경험하는 것이 다르고, 자연히 느끼는 것도 다를 것이다. 내가 느낀 건,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어떤 노력을 하느냐 - 라는 관점에서 보았을 때 사람을 잘 '쓸 줄' 아는 능력과 노력이라는 것이다. 어떤 행사를 기획할 때, 해당 행사를 성사시키기 위해 가령 재정을 다루는 부서와 행사를 기획, 현장 일을 맡는 부서로 나눴다 하자. 이런 부서에 있을 때, 리더는 해당 부원들이 부서의 일을 나눠 전부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사람이라는 존재는, 자신과 안 맞는 일을, 억지로 텐션을 끌어올려 하면 티가 날 수밖에 없는 존재다. 즉, 리더는 각 부원의 특성, 취향을 전부 고려해서 임명을 하고, 설령 원하지 않는 부서에 갔더라도 최대한 적성을 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어야 한다.


두 번째로는, 나설 줄 알아야 한다. 자기 PR의 시대가 도래했다고들 하지만 여전히 앞에 나가는 걸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고, 그래서 앞에 나가는 사람에게 박수를 쳐준다. 리더를 비롯한 집단 사람들이 불특정 다수 앞에 서야 할 때, 리더가 나서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위와 조금 연결되는 것도 있는 것이, 아마도 본인이 이 일을 해야 하는가? 에 대한 회의감이 들 것이다. 리더조차 나서지 않는데 내가 왜 나설까, 할 테니까. 때문에 모두가 앞에 설 자리를 빼앗아선 안 되겠지만, 어느 정도 선에서(체감상 6-70%는 된다) 나서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피드백이 '먹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부원들의 특성이나 취향을 전부 고려해 사람을 기용했다면, 주 타깃이라고 해야 할까. 가령 학생회라면, 일반 학과/단과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행사를 기획할 때 이 일반 학생들 같은 타깃에 대해서는, 전부의 취향과 사정을 고려하지 못한다. 때문에 다수의 법칙을 기반으로 일을 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아무리 다수의 법칙이었어도 꼭 챙겼어야 하는 점이라던가, 굳이 우선순위에 두지 않아도 됐던 사정들이 밝혀지게 되어 있다. 이건, 해보지 않는 이상 모르기 때문에 해보면서 피드백을 '빠르게' '수용하여' '더 개선된'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글쎄, 나는 팀장이기도, 대표이기도, 일반 팀원이기도, 운영진이기도 해봤다. 그럼에도, 행사가 굴러가는 걸 볼 때면 내가 이 행사를 기획했다면 어떻게 했어야 할지, 아직도 잘 모를 때가 많다. 그저 내일 더 나은 내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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