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리즈를 떠나 다음으로

약간의 자기소개와 함께하는 이후 계획(?) 이야기

by 델리만쥬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얼마나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첫 브런치북을 무사히 완결했고(사실 하고 싶은 얘기가 굉장히 많았는데 막상 쓰다 보니 쳇바퀴처럼 생각이 반복된다 싶어서 줄이고 조정하고 중간에 에피소드도 바꾸고..했다는 후문.), 다음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서 글을 쓴다. 어떻게 보면 새 시리즈의 서문이 될 것이다.



첫 브런치북 내내 이야기한 것처럼 나는 3개 직업을 가진, 그 어디에도 완전히 속한 것도 그렇다고 해당사항이 없는 것도 아닌 '유예생' 신분이다. 그러나, 소속 상의 '애매함'과 스물여섯이라는, 완전한 어른도 학생도 아닌 모호한 나이를 무기로 삼아 보려고 한다. 물론 다른 분들보다 덜 경험한 것도 모르는 것도 많겠지만, 어떤 관점에서 본다면 대학생들보다는 정답이 없는 세계를, 일반 회사원들보다는 조금 더 자유로운 직장을, 일반 학원강사보다는 조금 더 바쁜 일상을 경험했다. 이를 글 속에 녹여내려고 한다. 나도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만은 없을 테니까.


*TMI : 필자는 2001년생이다.


새 브런치북은, 내가 '관찰한 조직'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보려고 한다. 애매한 나이를 활용하겠다고 했는데, 완전한 어른도 그렇다고 회사 경험이 없는 학생도 아닌 이 애매한 신분에서 본 서로 다른 조직문화를 비교해 보고 싶었다. 사실, 여기에 AI 시대 '시스템과 매뉴얼을 만드는 사람'이 살아남는다는 것도 한몫 했고.


연구실은 느리고 깊게 생각하는 공간이고, 회사는 빠르고 현실적인 선택을 요구한다. 학원은 감정과 관계가 먼저 움직이는 곳이다. 내가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런 조직들을, “아, 이런 구조였구나.” 하고 스스로 해부해보는 기록이자 정말 '결단'을 내리기 전에 내가 본 조직의 얼굴을 정리한 흔적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비하인드들.

#1. 사실 원래 첫 시리즈에 학원 이야기를 쓰면서 조금 더 생각을 깊이 해서 우리나라 수능과 온갖 내신, 수시 등의 대입 체계, 또 학원에서 느끼는 것들.. 이런 교육 쪽 이야기도 조금 더 정리하고 싶었는데 이러면 샛길로 빠질 게 뻔해서, 다 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참 많다. 언젠가 이것도 브런치북처럼 다뤄볼 생각이긴 한데, 쫌쫌따리 생각해보려고 한다.


#2. 교육 얘기가 나온 김에, 본인은 학원에 대한 애착이 꽤나 강한 편이다. 대학 생활 내내 근로도 멘토링 쪽이었고, 학원알바도 수학 위주 '강사' 일을 많이 했었다. 대외활동 중에도 멘토링을 서너 차례 했었고... 지금 학원은 2023년 8월 클리닉 알바로 시작해, 2024년 6월 보조강사를 거쳐 2025년 11월부로 중등 전임이 된 곳이다. 그러다 보니 일차함수의 평행이동을 가르칠 때 덕질을 가지고 설명했다던가, 결국은 애니메이션 관련 전공으로 진학한 내 첫 멘토링 제자라던가.. 글에는 담지 못한 얘기들이 꽤나 많은 곳이 됐다.


#3. 주변에 이러이러한 일들을 한다고 얘기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자주 받는 질문이, '그럼 월급은 어떻게 하나요', '무슨 돈으로 사나요'다. 너무 자세히는 말 못 하겠지만, 대략 아래와 같다.

1) 대학원 인건비랑 장학금. 이게 메인이다. 물론 완전 full time 연구원분들보다는 덜 받는다.

2) 자잘한 용돈 같은 건 학원에서 버는 걸로 충당하고 있다. 옷을 많이 사는 편도 아니고 취미 비용이나 약속 비용이 크지 않아서 어지간하면 다 충당이 되는 편.

3) 휴대폰 요금이나 보험금, 기후동행카드 요금 등은 부모님이 도와주신다.

4) 회사는 월급을 못?안? 받는다. 대학원생이 메인 신분이다 보니 고용관계가 될 수 없기 때문. 대신 회사로 가는 날은 식사를 회사에서 챙겨주신다. 식비 지출이나 그런 건 없는 셈.

#4. 하나를 깊이 파야 뭔가 성과가 생기든 전문성이 생기든 하지 않느냐는 질문도 꽤 듣는다.


어느 정도는 동의한다. 중고등학생만 돼도 과목을 진득하게 하지 않고 왔다갔다 하면 집중이 안 되는 걸 알 테고 멀티태스크는 그 정 반대니까. 그래서 나는 한번 일할 때 집중해서 정말 그걸 판다. 가령 랩미팅은 주기적으로 진행하고 있기에, 랩미팅 18시간 전부터는 오로지 연구에 대해서만 일을 한다던가, 학원 출근 1시간 30분 전부터는 애들 어떻게 가르칠지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면서 판서 어떻게 할지, 오늘은 어떤 프린트를 어느 정도는 풀어야 보낼지 이런 걸 고민한다던가. 이런 식이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작년에만 논문 7편을 썼고 그 중에 두 편은 어셉이 됐다. 또 전임이 됐고 회사 서비스 관련해선 인증서도 접수했다. 눈에 띄진 않아도, 그 변화를 나만이라도 알면 된 거 아닐까.


돌아와서.

새 시리즈는 주에 2회 정도로 연재해볼까 생각 중이다. 더 잊기 전에, 또 더 바빠지기 전에 내가 기록하고 있는 메모들을 문장으로 엮어서 기록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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