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가족과 함께 말로만 듣던 경동시장 스타벅스를 방문하였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상상할 수 없는 발상의 전환을 실천한 매장이라는 생각을 했다. 오래된 극장을 개조한 곳이라는 이야기만 듣고 찾아갔는데 지하철 출구에서 나오는 순간부터 왠지 스타벅스 이미지와는 상반되는 도시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매장을 찾아갈수록 약초와 건어물 그리고 과일을 파는 북적북적한 시장 한가운데 정말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 있을까? 싶을 정도의 풍경이 펼쳐졌다. 상인 분들도 익숙한 모습으로 방문자들에게 안내해 주고 서로 다른 문화가 상충되지 않고 융화되는 느낌도 받았다.
극장은 2층에 올라가야 입구를 만날 수 있었는데 나는 엘리베이터가 있는 사실을 모르고 계단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매장 앞에서는 여지없이 많은 계단과 마주하게 되었다. 휠체어 사용자들은 전혀 접근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 막상 올라간다고 하더라도 내부에서는 휠체어가 다니기 어려운 공간의 구조를 하고 있었다.
원래 극장 스크린으로 쓰이던 곳이 커피 주문을 받고 만드는 곳으로 되어있었고 극장의 모습을 살리다보니 휠체어로 이동한다면 가파른 경사로를 감당해야 할 것 같았다. 나와 같은 저시력 시각장애인도 계단이 많아서 이동에 불편함이 있었고 아무래도 극장 환경이다 보니 낮은 조도에서 다니기가 매우 어려웠다.
유니마인드랩에서는 지난 7월과 8월 성수동의 팝업스토어를 중심으로 서로체험단 활동을 진행했다. 평소 가보고 싶었던 곳을 이용자, 제공자분들이 함께 이동하였는데 생각지 못한 곳에서 난관을 발견하였다.
그것은 너무 많은 계단이었다. 팝업스토어들이 기존의 자동차 정비소, 카페, 주거시설들을 개조하고 살리면서 진행하다보니 이러한 장애인 접근성의 문제에서는 아무래도 후순위가 될 수밖에 없다. 여러 곳을 다녀보면서 소위 사람들이 말하는 “힙하다”라는 풍경은 장애인이 접근성하기 힘든 상황과 비례했다. 낮은 턱과 넓은 구조물과 시설일수록 새로 지은 건물이 많았고, 옛것을 살릴수록 접근성이 부족했다.
물론 모든 사람들에게 맞추어 문화를 공유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많이 사람들이 가보고 싶어하고 좋아할수록 몸이 불편한 사람들에게도 가보고 싶은 요구가 많아진다.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가 발전할수록 정보 공유가 쉬워졌지만 그와 비례하며 정보를 실제로 누리고 싶어 하는 사람들과 격차가 생기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