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여행중에 그토록 행복할까

내가 계속 여행하는 이유

by 지은
나는 왜 여행중에 그토록 행복할까


라는 고민을, 아니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았다.

나는 내 스스로 작은 일에도 행복해할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실제로 행복이라는 삶의 가치를 가장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상속에서도 소소한 일에 행복하고, 반면 소소한 일에 행복하지 않은 그런 보통의 사람이다.

그런데 문득 여행 중에 내 피부가 유난히 빛이 나고 반질반질해진다는 사실, 머릿속에 정말 아무 것도 없는 듯이 비워져 평온해진다는 사실, 눈 앞에 펼쳐진 자연 경관에 순수하게 감탄하고 아이처럼 기뻐한다는 사실이 떠오른다.

여행 중에는 그 누구도 나에 대해 이렇게 묻지 않는다. 나이가 몇살인지, 학교는 어딜 나왔는지, 부모님은 뭘 하시는지, 지금 일은 하는지, 그렇다면 얼마를 벌고있는지. 남자친구가 있다고 하면 그 사람은 뭘 하는지, 키는 몇인지, 외모는 어떤지, 스타일은 좋은지, 회사는 어딜 다니고 얼마나 능력이 있는지.

그런 작지만 부담스러운, 정작 물어보는 본인의 삶과는 전혀 관련도 없는 질문들에 대해 일일이 대답하기 위해 애쓰고, 약간의 불쾌함을 감출 필요가 없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이런 질문은 참 많이 들어보았다. 어딜 여행했는지, 어느 곳이 가장 좋았는지, 왜 혼자 여행하는게 좋은지, 나중에 어떤 꿈을 이루고 싶은지, 그리고 그 꿈을 위한 진심어린 조언들. 누군가를 만나고 있다면, 혹은 만날거라면 '너의 진가를 알아봐주고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사람을 선택하라' 는 감성에세이 속에서나 나올 법한 말들.

'현실은 달라, 이게 현실이야' 라는 친구들 사이에서 자주 들을법한 얘기를 듣지 않아서. 현실감 제로 이지만 행복감은 가득한 이런 대화가 실제로 여행중이기에, 나와 가깝지도 않은 사람들과의 사이였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결론적으로 '현실'을 지나치게 직시하면 행복하긴 힘들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조금은 꿈 속을 거닐듯 살아도 되지 않을까. 일상도 여행하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