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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젤로 Nov 29. 2023

14. 나만의 '글재료 키친' 만들기

주원 테일러 작가님의 <이방인 글쓰기> 웨비나 후기

이방인

가끔 길을 잃은 듯이 헤매고 별나라에 와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아이 둘 학교를 보낸 후 혼자 가만히 소파에 앉아 있을 때, 길을 걷다 문득 거리의 사람들을 바라볼 때 '나만 이렇게 아등바등 살고 있나' 생각이 드는 건 저만이 아닐 거예요. 이럴 때마다 저를 끌어올려주는 건 글쓰기입니다. 글을 써볼까 마음먹는 순간 나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형체가 없이 꼬여있던 고민들을 하나씩 푸는 작업이죠. 이제는 이 시간이 갖고 싶어 글을 써야겠다 싶습니다.


우리는 낯선 공간에 떨어졌을 때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꼭 물리적인 거리에 의하지 않더라도 가끔은 자발적 이방인이 되어보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요즘 저는 어떻게 하면 일상에서 한 걸음 나가볼 수 있을까 생각해요. 일상에서 벗어나 나를 바라보는 시간 정말 필요하거든요. 처음 가보는 카페에 가보기도 하고 새로운 취미나 사람들을 만나보기도 해요. 긴 시간 나 자신에게 네가 정말 원하는 것이 뭔지 계속 물어보고 욕망이 발효될 때까지 뜸을 들여줍니다.  


이런 고민을 더 먼저 오래 하셨던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가득한 공감 위에 깨알 같은 팁까지도 얻을 수 있는데요, 특히나 주원 테일러 작가님은 막연했던 부분을 구체적으로 풀 수 있는 실제적인 비법들을 전해주셨습니다. 이방인을 위한 '글요리 레시피'인데요, 웨비나를 듣는 내내 이방인과 레시피의 조합이 귀엽고 사랑스럽게 느껴졌어요. 흩어졌던 고민들이 레시피를 통해 가지런히 정돈도 되었구요. 



나의 가로막는 세 가지 장벽


작가님은 제가 가지고 있었던 총체적 어려움을 알고 계신 듯 우리를 가로막는 장벽들을 3가지로 깔끔하게 정리해 주셨습니다. 아이를 키우거나 일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위 세 가지 장벽을 더 자주 느끼실 거예요. 겨우 허들을 넘었다고 생각하면 또 다음 벽이 기다리고 있거든요.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으로 이민을 와 일을 시작하셨던 작가님은 한국어로 글을 쓰는 것조차 사치처럼 느껴지셨다고 해요. 어떻게든 장벽을 넘고 해결하려고 하는 그 시간과 경험을 나만의 언어로 남겨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셨습니다. 아름다운 성장기록이 나의 추억이, 누군가에게 용기가 될 수 있으니까요.


저는 복직을 3개월 앞두고 있습니다. 회사를 다닐 때는 며칠 휴가만 써도 정말 많은 걸 할 수 있을 텐데 시간만 많으면 꼭 미뤄왔던 하고 싶은 일들을 할 거야 생각했었습니다. 막상 쉬다 보니 성취와 시간이 꼭 비례하지많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죠. 작가님께서도 같은 고민을 하시고 아래와 같은 글을 적으셨다고 합니다. 저도 이제는 단순히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지 말고 무언가 왜 어려운 가를 여러 가지 각도로 생각해 보기로 했어요. 글을 쓰기 힘드신 분들은 나를 '작가'로 만들어주는 기회를 만들어보세요. 글쓰기 커뮤니티의 힘을 느끼는 것도 정말 좋은 방법입니다.


글 쓸 시간이 안나는 이유는 
어쩌면 내가 많은 시간을 들이고 있는 세상과
내 가슴이 속해있는 세상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일지도 모른다.

글을 쓰는 게 어려운 이유는
내가 나의 세상을 자주 방문하지 못해서
그 세상의 언어를 잊어버렸기 때문일지 모른다.

글쓰기에 몰입하고 싶을 때는 내가 적극적으로 환경을 조성해주어야 한다.
온 감각과 느낌과 마음을 다해.



나에 대해서 쓸만한 게 없어요


내 일상은 평범한 것 같으신가요?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겠나요? 

주원작가님께서 말씀해 주신 마법키워드 알려드릴게요. 바로 감자배포도예요.

사한 것, 랑스러운 것, 우고 있는 것, 기해야 할 것, 전하고 싶은 것을 한 문장씩 적어보고 여운을 주는 하나를 골라한 문단으로 늘려보는 거예요. 일상에서 뽑아온 글재료들을 쌓아가면 보물창고 냉장고가 생긴 듯이 든든합니다. 표현의 장벽에도 부딪힌 저는 단어, 문장까지도 빼곡히 저장해 두고 이야기베이킹을 시작해보려고 해요.


우리는 자신에게 문을 두드리고 자주 만나봐야 합니다. 예전엔 나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힘들기만 했는데 요즘은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진짜 욕망을 파악하고 나면 글쓰기의 방향까지도 선명해질 것이라 해요. 이제는 편안해지고 싶지만 저는 또 매일의 장벽을 뛰러 갈 것 같습니다. 이 경험들이 아름다운 성장기록이 될 수 있도록 글로 옮겨내 봐야겠습니다. 




@주원테일러 쿡북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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