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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韓잔 사케日잔-131: 이비(射美)

한국무역협회 투고 : 백 서른 한번째 이야기

by 재미사마 jemisama

이비 (射美, いび)

- 스기하라 주조, 기후현 오노쵸

- 이비가와라는 강에서 따온 발음에 '사케를 빚는다'는 고어로 만든 네이밍

- 부자 2명이서 단 80석만 생산하는 일본에서 가장 작은 양조장이 상징

- 그림 전시회에 입상할 정도의 실력을 갖춘 5대째 사장 스기하라 요시키 씨



일본에서 가장 작은 양조장이 어디일까요? 도쿄 23구 중 하나인 미나토쿠에서 생산하는 에도카이죠라는 생각도 들고, 단 3명이서 양조하는 하나아비일 수도 있겠고, 그 외에도 알려지지 않은 단 몇명이서 양조하는 곳일 수도 있겠습니다.


금번은 양조장 자체의 슬로건이 일본에서 가장 작은 양조장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서 빚어내고 있는 그것도 어마어마한 맛과 평가를 이끌어내는 '이비'라는 사케를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이비를 생산하는 스기하라 주조내의 표어

일반적인 타 사케 브랜드도 마찬가지이지만 이비(射美) 역시 일본인마저도 발음을 알려주지 않으면 읽지 못하는 브랜드입니다. 늘 말씀드리지만 사케 브랜드를 보고 읽기만 해도 일본인에게도 전문가로 인정 받을 수 있습니다.


이비라는 네이밍을 이해하려면 먼저 양조장이 위치한 지역의 지리적인 이해가 필요합니다. 기후현은 나고야 북쪽에 위치한 현으로 역사적으로 홍수의 피해를 가장 많이 보는 지역으로 유명하며 그 피해를 유발하는 강이 크게 3개가 있습니다. 바로 '이비가와', '나가라가와', '키소가와'라는 강입니다. 이 3강을 합쳐서 키소산센(木曾三川)이라 불렀는데 이 3개의 강이 합쳐지는 하류에는 강의 범람이 연중행사처럼 자주 일어나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곤 했습니다.


나고야와 키소산센


그래서 강물을 컨트롤 하는 치수(治水)가 늘 이 지역의 현안이었으며 물의 특성상 단 한군데라도 뚫리면 전체가 다 무너지기에 지역 공동체가 발전함과 동시에 배타심도 함께 발전했습니다. 그래서 일본내에서 가장 진입장벽이 두텁고 텃세가 심한 곳이 바로 나고야 및 기후가 있는 노비평야 지역입니다. 이 지역은 토요타를 위시한 자동차 산업부터 각종 산업이 발전해 있는데 일본에서 업무를 해 보신 분 들은 잘 아시겠지만 정말 거래하기 힘든 곳 중 하나입니다.


이 3개의 강 중 가장 왼쪽으로 흐르는 강이 바로 이비가와이며 이비를 양조하는 스기하라 주조가 바로 이 이비가와의 강가인 기후현 오노쵸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츄부지방 기후현 오노쵸


실제 강의 이름은 이비(揖斐)인데 한자 그대로 가져오지 않고 음을 가차하여 이비(射美)라는 이름으로 지었습니다. 사케를 우아하게 표현하는 옛 단어로 미주(美酒)라는 표현이 있고 또 화살 등을 쏜다는 이루(射る)가 고어에서는 '만든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습니다. 쉽게 풀어서 해석하면 '사케를 빚는다'는 뜻으로 고어를 가져와 만든 조어입니다.


스기하라 주조는 1892년에 창업한 양조장으로 현재 양조장에는 4대째 사장인 스기하라 쇼지 씨와 아들이자 창업 후 5대째에 해당하는 스기하라 요시키 씨 2명이서 양조에 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에서 가장 작은 양조장'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으며, 덧붙여 '일본에서 가장 큰 일을 하는 양조장'이라는 라임을 맞춘 서브 슬로건도 있습니다.


올림픽이 개최되는 해에만 생산하는 GOLD 이비 - 코스가 인용

스기하라 요시키 씨가 가업을 잇기 위해 다니던 '청년해외협력대'라는 회사를 그만두고 2003년에 양조장으로 돌아오게 되었는데, 지금 일본 사케 중 전설의 명주로 등극한 지콘을 만들어 내고 있는 '오오니시 타다요시' 씨와 히가시히로시마 주류종합연구소의 연구생 동기라는 사실도 업계에선 상당히 유명한 얘기입니다.


스기하라 요시키 씨가 복귀할 즈음에 4대째 사장이었던 아버지는 양조장 폐업을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스기하라 요시키 씨가 아버지를 설득해서 양조장을 이어받기로 한 후, 대대적인 기술 연마와 더불어 기후현 농업시험장의 직원으로서 쌀 매니아이기도 한 타카하시 씨가 20년간의 연구끝에 야마다니시키와 와카미즈의 교배종으로 만들어낸 '이비노호마레'라는 쌀을 이용해서 2009년에 드디어 '이비'라는 전설적인 사케의 판매가 시작됩니다.


스기하라 요시키 씨 - 홈페이지 인용

양조에 있어서 사용하는 물은 '이비노호마레'를 재배하는 물과 같은 수계인 이비가와의 복류수를 사용하고 있으며 효모는 협회에서 배포된 것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양조장에 내에 서식하는 자연 효모를 사용합니다.


원료 뿐만 아니라 공정에 있어서도 기계작업이 아닌 전통적인 용기를 사용하고, 술주머니를 사용해서 자연적으로 떨어지는 사케만 담아 내는 등 철저한 수작업을 통해서 양조하고 있습니다.


스기하라 주조 - 홈페이지 인용

최근 인기가 오르면서 조금씩 출하량을 늘리고 있다고는 하지만 2022년 현재 연간 80고쿠(1.8리터 8000병)만 생산하고 있으며 그 희소성 때문에 더욱더 인기가 치솟고 있습니다.


그리고 스기하라 요시키 씨는 그림을 상당히 잘 그리는데 현지 뿐만 아니라 전국 규모의 전시회에도 출전하여 입상을 하는 상당한 실력파입니다. 이 그림들은 양조장 내 다수 걸려 있기도 합니다.


그림의 제목은 알수 없으나 대표적인 그림과 그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출처 : 니혼슈노오나마에)

코로나 시대의 자연계에서의 거리두기
가시밭길에서도 늠름한 닭
사케 공정을 표현한 전통예능 노(能)의 가면



그럼 대표적인 이비의 라인업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쥰마이긴죠 이비

저온에서 천천히 발효시켜 만드는 쥰마이긴죠로 '이비노호마레'의 특징을 가장 잘 살렸다고 평가받으며 농후하면서 뒷맛이 깔끔한 사케


* South 이비

일본의 한 중심에 위치한 기후현을 기준으로 남북이 서로 요리와 향토가 다른데 그 지역별로 주질을 맞춘 사케로 South 이비는 기후현 남쪽의 특약점에게만 판매

* North 이비

일본의 한 중심에 위치한 기후현을 기준으로 남북이 서로 요리와 향토가 다른데 그 지역별로 주질을 맞춘 사케로 North 이비는 기후현 북쪽의 특약점에게만 판매

* Barrel 이비

배럴이라는 이름대로 와인 캐스크를 사용하여 빚은 사케로 막 완성된 이비를 무여과인 채로 나무통에 넣어서 숙성시킨 무로카나마겐슈. 숨어있는 와인의 향과 감칠맛이 특징

* Gold 이비

올림픽이 개최되는 해에만 제조하는 한정주로 정미비율 40%인 쥰마이다이긴죠. 깊은 맛과 목넘김이 가히 최고라 할수 있는 극강의 사케

* Black 이비

쌀을 많이 도정하지 않은 현미를 대개 검은 쌀이라고 표현하는 데에서 유래한 사케로 정미비율이 80%의 저정백 사케. 쌀의 감칠맛이 강한 것이 특징.

* White 이비

원래 사용하지 않는 누룩인 시로코지(백국)을 일부 사용하여 제조한 사케. 산미에다 구연산이 더해져 새콤달콤한 맛이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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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도 초보지만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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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soju1sak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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