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韓잔 사케日잔-171: 스이신(酔心)

한국무역협회 투고 : 백 일흔한 번째 이야기

by 재미사마 jemisama

스이신(酔心, すいしん)

- 스이신야마네 본점, 히로시마현 미하라시

- 협회 3호 효모의 채취 양조장으로 유명

- 일본화의 거장, 요코야마 타이칸이 죽기 직전까지 사랑한 사케

- 경도 14의 초연수로 빚어지는 부드러운 주질이 특징



과거의 사케 양조에 있어서 효모는 일반적으로 양조장에서 서식하는 천연 효모를 이용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매번 효모의 상태가 일정하지 않아 주질 역시 같은 쌀과 같은 정미비율에 같은 공정임에도 항상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이에 주질의 고품질화와 주세의 안정확보를 위해 일본양조협회가 설립이 되었고 전국의 이름 있는 양조장에서 우수한 효모를 채취하고 배양해서 전국적으로 보급하기에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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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효모를 배출한 것을 기념한 라인업인 아라마사 No.6와 우라카스미 12

이에 협회 1호 효모는 고베의 사쿠라마사무네에서 채취를 하였고, 협회 2호는 교토의 겟케이칸, 협회 3호는 히로시마의 스이신, 협회 5호는 히로시마의 카모츠루에서 채취하였습니다. 4호는 채취 양조장이 불명으로 정확한 채취 장소가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5호까지의 효모는 현재는 보급이 실질적으로 중단되었을 정도로 그리 우수한 품질이라 하기 어려웠고 6호부터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게 됩니다.


기존 5호까지는 서일본이었으나 6호부터 비로소 동일본으로 시프트 되는 역사를 가지게 됩니다. 그 기념비적인 협회 6호 채취장이 바로 지금 사케의 전설이라 불리는 아라마사입니다. 아라마사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서 'No.6' 시리즈를 출시하게 되고 대박을 치게 됩니다. 7호는 나가노의 마스미, 9호는 쿠마모토의 쿠마모토 주조연구소, 10호는 이바라키의 메이리 주류, 12호는 우라카스미 등 지속적으로 우수한 효모가 채취되고 보급되게 됩니다.

20251208_230208.jpg 나리타 공항에서 판매하는 스이신 비교시음 세트

금일은 이 효모 채취의 대상이 되었던 우수한 양조장으로서 협회 3호 효모를 배출한 스이신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스이신을 양조하는 양조장은 히로시마현 미하라시의 스이신야마네 본점입니다.


미하라시는 세토내해에 접하고 있는 히로시마의 항구도시입니다. 역사적으로 미하라성의 성하마을로 번성했으며 예로부터 해상과 육상 모두 교통의 중심지였습니다. 이는 판로확대에 아주 용이한 위치였기에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조가 발달할 수 있었습니다. 일본의 역사서인 만엽집에도 미하라의 사케를 키비노사케(吉備の酒)라 칭하며 이미 브랜드화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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츄고쿠지방 히로시마현 미하라시

히로시마가 산이 많아 공항건설이 어려운 가운데 이곳 미하라시에 1993년에는 히로시마 공항이 이전해 오면서 항공 교통의 중심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도심에서 가장 먼 공항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하지만 역으로 히로시마의 지형을 가장 이해하기 좋은 사례이기도 합니다.


스이신야마네 본점은 이곳 미하라시에 1860년에 창업을 합니다. 창업한 지 얼마 안 된 메이지 시대 중반에는 약 20 여개의 브랜드가 있었는데 이를 통합하면서 브랜드를 무엇으로 할지 고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2대 사장의 꿈에 하얀 백발의 노인이 나타나 '요이고코로(醉心) 해야 한다'는 계시를 함에 따라 이를 음읽기인 스이신(醉心 / 취심)으로 정했다고 합니다.

25036.jpg 스이신야마네 본점 - 홈페이지 인용

사케는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물입니다. 스이신은 '타카노스야마'라는 산록의 물을 사용하는데 이곳은 너도밤나무의 원생림이 유명하며 미네랄을 거의 함유하지 않은 경도 14의 초연수(超軟水)의 성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경도는 리터당 미네랄을 밀리그램으로 표시하는데 일본의 수돗물은 약 49로 연수에 해당됩니다. 120 이하가 연수고 120이 넘어가면 경수로 분류가 됩니다만 스이신의 물은 거의 미네랄이 없다고 봐야 할 수준입니다.


연수로 사케를 빚으면 효모는 아주 천천히 발효가 됩니다. 이로 인한 장기저온발효를 바탕으로 효모는 향기로운 성분인 에스테르 성분을 듬뿍 만들어 냅니다. 이 초연수로 만들어진 스이신은 기본적으로 섬세하고 깔끔하며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단맛이 특징입니다. 수맥의 원천이 단 1미터만 바뀌어도 수질이 바뀌게 되는데 5대, 6대 사장이 진정한 연수로의 회귀를 선언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드디어 원하던 이 수맥을 2000년에 새로이 발견하게 됩니다. 이에 2000~2002년에 전국신주감평회에서 금상을 수상을 하게 되고 이후에도 줄곧 수상의 단골이 됩니다.

경도.png 마그네슘 함량에 따른 경도 - 우루논 인용 수정

그리고 스이신을 일본 내에서는 한마디로 하면 '타이칸의 사케'입니다. 일본화의 거장인 요코야마 타이칸이 '사케를 빚는 것과 그림을 그리는 것은 모두 하나의 예술이다'라고 극찬하며 애음한 것으로 유명한 스이신은 거의 요코야마 타이칸의 주식이었습니다. 아침만 대충 쌀밥을 먹고 그 외의 칼로리는 안주 조금과 스이신만을 마시며 보충했습니다. 도쿄의 스이신야마네 본점의 도쿄지점에 매일같이 어느 여인이 사케를 사러 왔는데 3대째 야마네 카오루 사장이 점원에게 저 여인이 누구냐고 물으니 바로 요코야마 타이칸 화가의 부인이라 전하자 이를 계기로 요코야마 타이칸의 저택을 찾아가게 됩니다.


이에 금세 의기투합하여 평생 스이신을 제공하기를 약속하기에 이릅니다. 이에 사케를 제공받은 요코야마 타이칸은 자신의 작품을 스이신야마네 본점에 1년에 한 점씩 기증하게 되었고 후에 타이칸 기념관을 세울 정도의 양이 되었다고 합니다. 1958년에 91세의 나이로 사망하기 직전, 약이나 물도 못 마시는 상황에서도 스이신만큼은 마셨다는 기록도 있을 정도로 스이신을 상징하는 존재가 바로 요코야마 타이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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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야마 타이칸과 대표작인 호라이신잔 - 위키피디어, PR TIMES 인용


일찍이 미국, 프랑스, 영국, 중국, 뉴질랜드, 베트남, 호주, 스위스, 싱가포르, 홍콩 등 해외로 판로를 확대해 온 바 일본의 국제공항에서 쉽게 만날 수가 있으며 다이긴죠가 트렌드가 되어버린 현재에 협회효모 발상지의 상징성과 요코야마 타이칸과의 관계성을 고려해 보면 한번쯤은 구매해 볼 가치는 있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스이신은 초연수의 물과 이 지역의 천혜의 환경을 이용해서 사케뿐만 아니라 쌀을 사용한 소주도 생산하고 있습니다. 초연수로 감압 증류한 원주를 수년간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일품입니다. 사케를 연상시키는 고급스러운 향과 풍부한 쌀의 풍미가 특징이며 2018년 추계 전국 주류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하였습니다.

25147.jpg 스이신의 쌀로 빚은 소주

그러면 스이신의 대표적인 라인업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쥰마이슈 스이신 코메노키와미

1년 이상 저온에서 숙성시켰으며 연수로 빚은 쥰마이슈를 적당량 블렌딩하여 보다 원재료의 감칠맛을 살린 베스트셀러

특정명칭 : 쥰마이슈

알코올도수 : 15%

정미비율 : 65%

니혼슈도 :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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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이신 토우스이산마이 쥰마이다이긴죠

혀에 닿는 감촉이 부드러운 맛이 특징인 사케로 선물용으로 적합한 사케

저온저장으로 숙성되어 와인잔으로 향미를 즐기기에 추천

특정명칭 : 쥰마이다이긴죠

알코올도수 :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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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거주 18년, 사케 소믈리에, 니혼슈검정, 도쿄시티가이드, 여행지리검정, 관광특산사 보유하고, 2400여 개의 사케를 마시며, 일본전국 제패한 경험으로 일본 문화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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