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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미사마 jemisama Jan 16. 2023

소주韓잔 사케日잔 - 16 :
키노에네 (甲子)

한국무역협회 투고 : 열여섯번째 이야기

키노에네 (甲子, きのえね)

 - 치바현 시스이마치 (千葉県 酒々井町)

 - 십간십이지(十干十二支)중 맨 처음에 나오는 간지(干支)인 갑자(甲子)

 - 시스이(酒々井)의 전설

 - 나리타 공항 인근



도쿄에 살면서 나리타 공항을 가든, 치바(千葉) 골프장을 가든 아주 가까이에 쉽게 접할수 있는 명주가 있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치바현(千葉県)의 시스이(酒々井)라는 곳에 자리잡은 이이누마 혼케(飯沼本家)라는 양조장에서 만드는 키노에네(甲子)라는 브랜드이다. 

엄밀히 말하면, 키노에네 마사무네(甲子正宗)이나, 줄여서 대부분 키노에네로만 부른다. 


먼저 이 브랜드(甲子)를 한자만 두고 키노에네라고 읽을수 있는 사람은 일본인도 10%가 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매년 여름에 개최되는 코시엔(甲子園) 고교야구에서 알려진 것 처럼 코시라고 읽기 마련인 것이다.


사실 글자를 보고 읽지 못하면 그것도 문맹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어를 쉽다고 배우다가 그만두는 계기가 대부분 지명이나 인명 등 한자의 읽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일 것이다. 


이 키노에네(甲子)의 네이밍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십간십이지(十干十二支)중 맨 처음에 나오는 간지(干支)인 갑자(甲子)의 일본식 발음이 키노에네다. 


임진왜란, 병자호란, 을사조약 등의 역사시간에 많이 만나본 육십갑자의 가장 처음에 나오는 간지(干支) 인것이다. 


즉, 가장 뛰어난 술이 되기를 원하는 마음을 담아서, 이 브랜드로 명명했다고 한다. 

1688년 즈음 창업해서, 300년이 훨씬 지났지만, 양조장의 총 책임자 격인 토지(杜氏)를 두지 않고, 일반 젊은 직원들이 술을 빚어내고 있다. 


최신식 설비투자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으며, 적당한 산미(酸味)와 깔끔한 맛이 있어서, 해산물과 이탈리안 요리와 상성이 맞다고 한다. 

시스이 (酒々井)의 이이누마 혼케 (飯沼本家)


그리고, 시스이(酒々井)라는 지역은 술에 관련한 전설이 있고, 이에 지명도 그 이유로 지어졌다고 한다.

그 전설을 간략하게 풀면 다음과 같다. 




 < 옛날 이 지역에 지극한 효자가 살았다. 집은 가난하고, 부모는 늙었지만, 아들은 부모님께 극진한 정성으로 효도를 했는데, 특히 아버지가 술을 좋아했기에, 매일 열심히 돈을 벌어 아버지에게 술을 사 드리고, 그 만족해하시는 아버지의 얼굴을 보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다. 하지만, 술을 살 돈을 벌기가 점점 힘들어졌다. 


 이 곳에는 오래된 우물이 있었는데, 술 살 돈이 없어 아버지의 만족스러운 얼굴을 뵙지 못하는 불효를 걱정하며 귀가하던 차에, 그 우물에서 술 냄새가 물씬 풍겨왔다. 아들이 신기해하며, 우물을 길어다 마셔보니, 아주 질 좋은 술이었다. 이에 아들이 기뻐하며 급히 집으로 가져가 아버지에게 드렸다. 


 이제는 힘들게 아버지의 술 살돈을 벌지 않고, 우물에서 술을 길어다 드리게 되었다. 이 이야기가 인근에 퍼지자, 효자의 정성이 하늘에 닿았다고 전해졌고, 후에 이 우물을 '술 우물'이라는 뜻의 酒の井(사케노이?, 슈노이?)로 부르게 되었고, 지명도 음이 조금 전와(転訛)되어 시스이 마치(酒々井町)가 되었다고 한다.>


* 일본에 살면서 그리고 글을 쓰면서 너무나 답답하고, 화까지 날 정도인 것이 일본어의 후진성과 복잡성이다. 한글이 정말 우수하다는 걸 다시 느끼게도 되며, 한자를 써놓고 읽는 방법은 정하는 사람이 함부로 정해버리는데, 그 음독을 써놓지 않는다. 즉, 읽지 못한다는 얘기가 되고, 이는 곧 문맹과도 연결이 된다. 

 여기의 酒の井의 음독도 대개 '사케노이'로 읽을거라는 예상은 하지만 여기서 왜 시스이로 변천되는지는 도저히 알수가 없다. 여러 자료를 보면 슈스이(しゅすい) -> 스스이(すすい) -> 시스이(しすい)로 전와되어 가는 과정은 어느 정도 이해할수 있다. 암튼 최대한 부드럽게 읽힐수 있도록 번역과 작문에 많은 공을 들인다. 

전설의 酒の井의 우물 - ニッポン旅マガジン 인용


 참고로, 최근은 나리타 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아웃렛 매장이 여기 시스이(酒々井)에 생겼고, 공항에서 셔틀버스까지 운행하고 있다. 


그리고 이 키노에네는 한정판을 만들어서, 지정된 곳에서만 마실 수 있는 오리지날 상품을 만들어내곤 하는데, 필자의 회사앞의 니혼슈 전문점에서 그 오리지날 상품을 만났다. 


키노에네의 홈페이지에도 없고, 인터넷에서 검색도 안되는 상품인것 보면 정말 한정판이었다. 태양을 나타내는 히(日)가 서브 브랜드였고, 밑에 햇님이라는 뜻의 오'히'사마(お'日'さま, O'HI'SAMA)의 '히' 부분과 일월화수목금토를 쓰고는 일(日)부분에 붉은색을 입혔다.  


이 칼럼을 쓰면서 뒤늦게 깨닫고 깜짝 놀란것이 한정판 키노에네의 라벨 한중앙에 '日'이라는 글자를 상형문자에 가까운 모양으로 넣고는, 그 주위를 햇살이 퍼져나가는 전형적인 햇살의 그림으로 이해했는데, 자세히 보니 그 햇살 모양이 모두가 문장이었다. 


희미해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해는 은혜를 키우고, 달은 .....(日は恵みを育み、月は....)" 라는 식으로 흙(土)까지 이어져 원을 그리고 있었다. 상당한 함축적인 철학을 담고 있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센세이션이었다. 


도쿄와 가까우니, 도쿄에 계시거나 올일이 있으면 꼭 한번 권하고 싶은 니혼슈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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