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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미사마 jemisama Feb 05. 2023

소주韓잔 사케日잔 - 20 :
지콘 (而今)

한국무역협회 투고 : 스무 번째 이야기


지콘 (而今, じこん)

 - 미에현 나바리시 (三重県 名張市)

 - 창업 초기 닌자(忍者)로 유명한 이가(伊賀) 지역을 중심으로 판매

 - 지콘은 1년에 불과 120 고쿠(石)만 생산 : 21,600리터

 - 대부분의 니혼슈 사이트에서 BIG3에 들어감



過去に囚われず、未来に囚われず


今をただ精一杯生きる。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에 얽매이지 않으며,


현재에 그저 최선을 다할 뿐.)



일본 사람들도 읽기 어려운 브랜드로 유명한 지콘 (而今).

불교용어로 상기의 뜻을 의미하며, 모든 지콘의 라벨에 상기 문구가 적혀있다.


각종 니혼슈 랭킹사이트가 다수 존재하는데,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사이트에는 이 브랜드는 찾아보기 힘들다. 제조되는 양이 적어서 일반 도매업자에게까지 돌아갈 몫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비자가 단순히 맛으로만 평가하는 사이트에는 어김없이 TOP 3에는 들어가는 어마어마 한 술이다.


정확한 TOP3의 구분이 정해진건 아니지만, 일반적으로는 쥬욘다이(十四代), 아라마사(新政), 지콘(而今)이 대개 들어간다. 개인적으로 5번 정도 마셨지만, 단 한 번도 실망시킨 적이 없다.


그리고 야후 옥션 등, 정식 술 도매업자가 아닌 일반인들이 술을 전매하는 사이트에 가서 니혼슈(日本酒)라고 검색하면 쥬욘다이(十四代) 다음으로 많이 나오는 술이 지콘(而今)이다.


그만큼 구하기가 힘들고 검증된 맛있는 술이라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본다.


지콘(而今)을 만드는 키야쇼 주조(木屋正酒造, きやしょうしゅぞう)는, 1818년에 창업한 양조장이다. 200여 년 된 점포 겸 안채는 등록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이전에는 타카사고(高砂), 타카이치 마사무네(鷹一正宗)를 제조해 미에현(三重県)의 닌자(忍者)로 유명한 이가(伊賀) 지역을 중심으로 판매해 왔는데, 술 양조의 우두머리인 토지(杜氏) 겸 현재 사장인 6대째 당주(当主)  오오니시 타다요시(大西 唯克)씨가 양조장으로 돌아와서는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했다.

닌자의 마을, 이가(伊賀)

오오니시(大西)씨가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건, 대형 식품회사였는데, 가업을 본격적으로 잇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니혼슈에 무지했던 복귀 초기에, 기존의 자체생산한 니혼슈를 주류종합연구소(酒類総合研究所)에 가서 감정을 받는데, 여기서 맛이 아주 형편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일을 계기로 주조와 설비에 관한 여러 가지를 배우고,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며, 지콘(而今)이라는 특약점에만 한정해서 유통시키는 새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최고의 니혼슈를 취급하는 이자카야에는 반드시 지콘(而今)이 있다.


주조장 우두머리인 토지(杜氏)가 된 2005년, 도쿄와 오사카의 지자케(地酒) 전문점을 시작으로 압도적인 지지를 얻기 시작해, 전국적으로 유명해졌고, 전국신주감평회(全国新酒鑑評会)에서 지콘(而今)은 일약 금상을 수상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지콘은 1년에 불과 120 고쿠(石)밖에 생산을 하지 않는다. 1 고쿠(石)는 10토(斗), 1토(斗)는 10 쇼(升)이니, 1 고쿠(石)는 180리터다.


1년에 소위 니혼슈 대병인 잇쇼빙(一升瓶)을 1만 2천 병만 만들어 낸다.


참고로, 가장 많은 니혼슈 생산을 하는 하쿠츠루(白鶴)는 하루에 28만 병을 만들어 낸다.

미에현 뿐만 아니라 일본을 대표하는 신사, 이세진구(伊勢神宮)


과일향이 나는 첫맛과 깔끔한 단맛, 그리고 상쾌한 산미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어, 아무리 마셔도 질리지가 않는다. 이태리 요리와 궁합이 잘 맞고, 와인 감각으로 마셔도 좋다.


해외에서는 마시기는커녕 만나기도 힘드니, 일본에 계신 분들은 계시는 동안 한 번은 접해보기를 두 손 모아 권해드리는 바이다.


미에현 최고의 오미야게(토산품) 아카후쿠(赤福)

참고로, 미에현을 대표하는 오미야게(지역 토산품)는 아카후쿠(赤福)라는 떡으로 미에현 및 오사카, 나고야 어딜 가도 항상 품절일 정도로 인기가 많다.


한국인으로서는 일부러가 아니면 미에현을 들리기는 쉽지 않은 지역이니, 한번 가게 되면 이 아카후쿠(赤福)와 지콘(而今), 그리고 이세진구(伊勢神宮)를 겸해서 접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미에현 이세시(伊勢市) 아카후쿠(赤福) 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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