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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미사마 jemisama Feb 01. 2023

소주韓잔 사케日잔 - 19 :
카모니시키(加茂錦)

한국무역협회 투고 : 열아홉번째 이야기

카모니시키  (加茂錦、かもにしき)

 - 니가타현 카모시 (新潟県 加茂市)

 - 니후다자케 (荷札酒)

 - 일반공모 네이밍



니후다자케(荷札酒, 화찰- 화물식별표)로 최근 엄청 인기를 끄는 니혼슈(日本酒)가 있어 소개를 해본다. 


카모니시키(加茂錦)라는 매니아 사이에서는 엄청 유명한 니혼슈(日本酒)이고, 일반인에게는 그렇게 알려지지 않은 니가타(新潟)의 명주다. 


니후다(荷札, 화찰)는 화물을 구별짓는 화물의 명찰 즉, 화물의 이름표다. 이 화찰이 라벨이 있어야 할 자리에 들어간다. 


양조장과 술 브랜드 이름이 같은 이 카모니시키 주조(加茂錦酒造)는 1893년에 니가타현(新潟県) 카모시(加茂市)에 창업한 노포(老舗)로 그다지 유명하지 않았으나, 2016년 혜성과 같이 등장한 니후다자케(荷札酒)가 초대박을 터뜨린다. 


이 술을 만드는 사람은 차기 사장인 20대의 타나카 유이치(田中悠一)상이다. 전자공학 전공의 이과 계열(理系)이었지만 닷사이(獺祭)와 쥬욘다이(十四代)의 맛을 보고는 니혼슈(日本酒)에 눈을 뜨게 되었다고 한다. 술의 기본 컨셉은 알콜을 느낄 수없는 스무스(スムース, Smooth)한 맛이라고 한다. 


니후다자케(荷札酒) 시리즈는 정미비율 50% 이하의 쥰마이다이긴죠(純米大吟醸)가 기준 모델이다. 니가타(新潟)의 술 다운 청량감과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을 기본 베이스로 가지고 있고, 야마다니시키(山田錦), 고햐쿠만고쿠(五百万石), 오마치(雄町), 아이야마(愛山) 등의 쌀 종류별과 주조 탱크별, 그리고 여과 및 열처리 여부에 따른 다채로운 버젼을 가지고 있다. 


라벨이자 화찰인 니후다(荷札)에는 15개의 탱크 번호가 적혀있고, 그 중 해당 니혼슈(日本酒)가 어느 탱크에서 만들어졌는지 출신(?)탱크가 동그라미로 체크되어있다. 

133번 탱크에서 병입된 카모니시키 


이 고급술 카모니시키(加茂錦)가 왜 그동안 덜 알려져있는지 짧은 지식으로 분석해보면 간략히 다음과 같다. 


먼저 지역적 한계이다. 주조용 쌀이 아닌 일반 양식용 쌀도 코시히카리(コシヒカリ)라는 브랜드로 전국적 아니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니가타(新潟)에는 쿠보타(久保田), 코시노칸바이(越乃寒梅), 핫카이산(八海山)의 니가타(新潟) 니혼슈(日本酒) BIG3 외에도 죠젠미즈노코토시(上善如水), 시메하리츠루(〆張鶴), 카쿠레이(鶴齢), 미도리카와(緑川), 키쿠스이(菊水) 등 쟁쟁한 양조장이 즐비해있다. 쉽게 예를 들자면 전국 50위 안에 드는 학생이 학교내에서는 20위 정도밖에 못하는 초 명문고 출신이라 주목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니가타현의 양조장 들 


또 다른 이유는 네이밍에 있다고 본다. 


카모니시키(加茂錦)의 카모(加茂)는 양조장이 있는 행정구역인 카모시(加茂市)에서 따오고 니시키(錦)는 비단이라는 뜻으로, 최고 주조적합미 품종인 야마다니시키(山田錦), 핫탄니시키(八反錦)처럼 니혼슈 세계에선 너무나 흔한 단어이다. 


참고로, 이 브랜드의 이름은 일반공모( 一般公募)에 의해 채택되었다고 한다. 


게다가 카모시(加茂市)와 비슷한 이름의 카모쵸(加茂町)라는 마을이 술의 고장 교토(京都)에도 있고, 니혼슈 브랜드로는 히로시마(広島)의 카모츠루(賀茂鶴)와 카모킨슈(賀茂金秀)의 아성을 넘기가 쉽지않고, 그 외에도 카모후쿠(加茂福), 카모미도리(加茂緑), 카모노이츠하(加茂五葉) 등이 있다. 


참고로 카모는 한자표기가 크게 3가지로 加茂, 賀茂, 鴨로 3가지를 혼용해서 쓴다. 


즉, 네이밍에 임팩트있는 단어가 없고, 일반단어의 나열이라 기억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생산량이 적어 여기 저기서 만날 확률이 적으니 유명세를 타기가 어렵다. 뒤집어 말하면 어느 편의점에나 있는 술은 기계로 만든 대량 양산 시스템이라 소위 일반 '정종' 맛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내가 마신 카모니시키(加茂錦)는 비젠오마치(備前雄町)라는 쌀을 썼고, 정미비율 50%의 쥰마이다이긴죠(純米大吟醸)에 여과하지 않고 가수(加水)하지 않은 무여과 원주(無濾過 原酒, 무로카겐슈) 였다. 


직접 맛을 본 느낌으로는 드라이한 카라구치(辛口)를 좋아하는 사람은 싫어할지 모르나, 인공향이 아닌 자연향으로 이 정도의 레벨에 이를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 정도의 최고의 명주였다. 금빛이 깔린 주석(錫, すず) 잔으로 마셔서 그 잔향은 배가(倍加)된 느낌이었다. 

금빛이 깔린 주석(錫, すず) 잔


첫잔의 충격은 마치 최고급 와규 사로인(サーロイン, Sirloin)의 첫 맛과 비슷했다. 니혼슈를 모르는 사람에게 니혼슈에 빠지게 만들수 있는 술이라 감히 얘기해본다. 


눈의 고장, 니가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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