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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미사마 jemisama Dec 26. 2023

소주韓잔 사케日잔-68: 각키마사무네(楽器正宗)

한국무역협회 투고 : 예순여덟 번째 이야기

각키마사무네 (楽器正宗, がっきまさむね)

 - 후쿠시마현 야부키마치 (福島県 矢吹町)

 - 마사무네 시리즈 중 가장 인기가 많은 브랜드 - 각키마사무네

 - 술 빚는 것도, 악기를 연주하는 것도 원래는 모두 다 신에게 바치는 공물이라 하여 지어진 네이밍

 - 일본 3대 개척지, 야부키마치에서 빚어지는 명주




한국에선 왜 사케 즉 니혼슈(日本酒)를 정종이라고 부르는가에 대한 칼럼을 기고한 적이 있다. 


https://brunch.co.kr/@jemisama-sake/178


간단히 다시 말하면 상표법이 없던 시절, 일본 최고의 도공(刀工)의 이름인 마사무네(正宗)의 음읽기가 '세이슈'가 되고, 청주(清酒)의 음읽기가 '세이슈'로 같아서 그 기운이 좋다고 알려지면서, 이 마사무네(正宗)가 니혼슈(日本酒)의 대명사가 되어버리게 되었다. 


이에 일본 전국에 니혼슈(日本酒) 중 지금도 100 여개가 넘는 '○○마사무네'(○○正宗)가 존재한다.  


대표적 마사무네가 붙는 브랜드 - 출처:耳寄りな話題


이 마사무네(正宗) 중 각종 사이트나 유튜브를 다 돌아보면 늘 최고로 꼽히는 마사무네가 있다. 어떤 의미에서는 쉽게 구하지 못하니 잘 알려져 있지도 않다.


'각키 마사무네'(楽器正宗)라고 하는데 우리말로 '악기정종'이다.



후쿠시마현(福島県) 나카도오리(中通り)의 야부키마치(矢吹町)의 오키다이키치 (大木代吉)에서 만들어내는 술이다.


늘 후쿠시마의 사케를 얘기할 때는 꼭 첨언해야 하는 얘기가 있다. 그 지명이 가져다주는 선입견을 불식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가 걱정하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지역은 하마도오리(浜通り)에 해당되고, 후쿠시마의 대부분의 양조장이 아이즈(会津) 지역과 나카도오리에 몰려있기에 사케에 있어서의 원전사고의 이미지는 잠시 제쳐두고 술에 집중해도 좋다는 말씀을 먼저 전해드린다.





각키마사무네라는  이름의 유래는 이 양조장의 2대째 당주(当主)인 다이키치(代吉)가 경영하던 시절, 일왕의 왕족 중 한 명인 아사카노미야(朝香宮)라는 사람이 이 지역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이 술을 음미하곤 맘에 들어했다. 


그 때 수행원 중 한 명인 오쿠 요시이사(奥 好義)가 술 빚는 것도, 악기를 연주하는 것도 원래는 모두 다 신에게 바치는 공물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酒造りも楽器を奏でることも、元は同じく神様への捧げ物」





각키마사무네를 만드는 오키다이키치 본점(大木大吉本店)은 1865년에 창업했고, 시젠고(自然郷)와 각키마사무네(楽器正宗)의 두 개의 브랜드가 있는데, 시젠고(自然郷)는 농약을 쓰지 않은 쌀로만 만든 술이라 하는데, 역으로 말하면 각키마사무네(楽器正宗)는 농약을 쓴 술이 되는 셈이 되어, 굳이 이런 설명을 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


'일부 메뉴는 깨끗하게 씻은 접시로 제공합니다'는 것과 같이 의도와 달리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양조알코올을 쓰지 않고, 쌀로만 빚는 준마이슈(純米酒)의 개념이 없었던 시절, 선구자 적으로 쥰마이슈(純米酒)의 개념을 확립한 술이라는 부분을 강조하는 게 나을 듯하다.


각키마사무네를 양조하는 오키다이키치 본점(大木大吉本店)의 또 하나의 브랜드 시젠고(自然郷)


최근엔 새로운 라인업 '각키마사무네 QUEEN'을 발매하기 시작했다. 알코올이 12도로 상당히 순하며 깨끗하고, 감미로우며 산미의 밸런스가 좋다. 라벨 디자인은 트럼프의 QUEEN에 빗대어 도안했고 배경색은 샤인머스캣 색을 도입함으로써 과실주와 같은 맛을 연상시킨다. 




그리고 이 주조장은 후쿠시마현(福島県), 야부키마치(矢吹町)에 자리하는데, 이곳은 일본의 3대 개척지로서 알려져 있다.


예전엔 유키카타노(行方野)라고 불렸으며 황량한 들판이 펼쳐진 아주 물의 수급이 나쁜 장소였으나 최근 100년 사이 본격적인 개척이 이루어져, 지금은 녹음이 우거진 전원지대로 다시 태어났다. 


오키다이키치 본점 - 하세가와사케텐 인용


나머지 두 곳의 개척지는 아오모리현 (青森県) 토와다시(十和田市), 미야자키현(宮崎県) 카와미나미쵸(川南町)다.  



최근엔 그나마 많이 유통되어 여기저기서 눈에 띄긴 하지만, 한때는 보이면 사야 하는 정말 귀하고, 구하기 어려운 사케의 대명사였다. 


주로 청각으로 느끼는 악기연주를 이젠 미각으로도 음미해 보자.  



일본 3대라면으로 유명한 후쿠시마의 키타카타(喜多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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