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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미사마 jemisama Mar 28. 2023

소주韓잔 사케日잔 - 28 :덴슈 (田酒)

한국무역협회 투고 : 스물여덟 번째 이야기


덴슈 (田酒, でんしゅ)


 - 아오모리현 아오모리시 (青森県 青森市)

 - 오로지 쌀로만 술을 빚는 준마이슈(純米酒)의 명가

 - 네부타 마츠리(ねぶた祭り)의 아오모리


스시나 생선요리에서 가장 어려운 재료 중에 하나가 고등어(사바, さば)다.

왜냐면, 쉽게 상해버리기 때문에 관리가 어렵고, 어설프게 조리하다가는 맛이 형편없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웬만한 솜씨로는 고등어로 스시를 잘 만들지 않는다고 하고, 역으로 고등어를 잘하는 집은 정말 솜씨가 대단하다는 걸 반증한다.


니혼슈(日本酒)에서는 준마이슈(純米酒)가 그렇다.


한자로 봐서도 순 쌀로만 쓴다는 말인데, 어설프게 준마이를 빚다가는 맛이 형편없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 쌀로 빚어서 완성된 니혼슈에다가 물 또는 양조 알코올을 섞어서 일정한 맛을 내고, 알코올 도수도 조절한다.


즉, 준마이로 술을 빚는다는 건, 일종의 모험일 수 있고, 진정한 솜씨를 인정받는 시험대에 오른다는 의미도 가진다.


니시다 주조점(西田酒造店)에서 만드는 덴슈(田酒)와 키쿠이즈미(喜久泉)


여러 니혼슈 랭킹 사이트들이 있지만 항상 TOP 10에 들어가는 아오모리(青森) 명주 중 하나인 덴슈(田酒)를 소개하고자 한다.


상기 열거한 대로 덴슈는 오로지 준마이슈(純米酒)만 만들어 낸다.


밭 전(田) 자와 술 주(酒) 자를 써서 덴슈(田酒)라고 읽는데, 전(田)은 당연히 쌀을 생산하는 논을 의미하고, 이름대로 일본의 밭이 아닌 동남아 등지에서 생산된 양조용 알코올이나 양조용 당류는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니혼슈의 원점으로 돌아가, 격 있는 술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1970년에 기계화가 아닌 옛날의 수작업에 의한 양조를 시작해 처음으로 상품화가 된 건 1974년이었다.


환상의 쌀로 불리는 아오모리 산 초대 주조호적미인 코죠니시키(古城錦)를 특정 농가에 재배의뢰 후 부활시켜 1991년부터 만들기 시작한 '덴슈 고죠니시키(古城錦)'는 아오모리 현지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니시다 주조점(西田酒造店) 내부액자

아오모리는 크게 츠가루(津軽)와 남부(南部) 지역으로 나뉘고, 서로의 왕래는 적은 편이라, 일본에서도 가장 심하다는 아오모리 사투리도 서로 조금씩 다르다.


혼슈(本州) 지역의 최북단에 위치하고, 수명이 길다는 일본에서 남녀모두 거의 가장 수명이 짧은 도도부현(都道府県)으로 항상 나오는데, 이는 험난한 기후가 영향을 끼쳤을 거라 본다.

니시다 주조점(西田酒造店)


참고로 여기서의 남부는 지리적인 남쪽과 관계없이 예로부터 이 지역을 지배했던 영주와 번(藩)의 이름이 남부(南部)인 것에서 유래한 것이다.


남부(南部) 지방은 현재의 아오모리현 동쪽과 이와테현(岩手県) 북부에 해당되는데 니혼슈에도 남부미인(난부비진, 南部美人)이라는 술도 있지만 지리적으로는 엄연히 북부에 해당된다.


니시다 주조점(西田酒造店)내 스기타마(杉玉)


그리고 겨울이 되면 눈으로 뒤덮여 생업이 막히기 때문에 생계를 위해 고향을 떠나 도쿄 등지에서 일을 하게 되었는데,


살다 보니 현실에 부딪혀 고향을 못 가게 되거나,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은 아오모리와 연관된 엔카(演歌)와 가수가 상당히 많다.


이시카와 사유리(石川さゆり)의 츠가루카이쿄 후유케시키(津軽海峡・冬景色), 고쇼가와라(五所川原) 출신가수 요시 이쿠조(吉 幾三)상이 대표적이다.

닷피미사키(竜飛岬)의 츠가루카이쿄후유케시키(津軽海峡冬景色)의 노래비


일본사람들이 아오모리현 했을 때 떠오르는 랭킹 1위는 사과이고, 2위는 네부타 마츠리(ねぶた祭)라는 축제인데, 네부타 마츠리가 다소 재미있다.


대개 8월 한여름에 개최되는데, 역사의 한 장면을 큰 뼈대에 종이를 덧댄 후 색칠을 하고, 안에는 전등을 넣은 대형 축제용 수레(山車)가 거리를 며칠간 돌게 된다.


지역 사투리가 변화되면서 조금씩 이름이 다르긴 한데, 아오모리시(青森市)는 네부타 마츠리(ねぶた祭), 히로사키시(弘前市)는 네푸타 마츠리(ねぷた祭), 고쇼가와라시(五所川原市)는 다치네푸타(立佞武多祭)라고 한다.

아오모리시 네부타 마츠리 기념관


덴슈의 양조장은 니시다 주조점(西田酒造店)이라는 곳으로 1878년에 창업했고, 카마구라(鎌倉) 시대부터 전국시대(戦国時代)에 걸쳐 아주 번성했던 소토가하마(外ケ浜))라는 지역에서 솟아나는 연수(軟水)를 사용하고 있다.


라인업은 덴슈와 키쿠이즈미 라는 술을 메인으로 2가지를 만들어 내고 있고, 우토우(善知鳥), 소토가 하마(外ヶ浜)라는 서브 브랜드가 있다.

아오모리하면 사과


양조장의 위치는 아오모리역에서 서쪽으로 차로 20분 거리에 있고, 유명한 양조장들이 그렇듯 현지에서는 니혼슈를 판매하고 있지 않고, 특약점에서만 판매가 되고 있다.


즐겨 찾는 니혼슈 랭킹사이트인 니혼슈모노가타리(日本酒物語)에서의 랭킹은 쿠보타(久保田) 보다 앞서는 5위에 랭크되어 있다.


고급 이자카야나 카이세키 요리점에서 간혹 만날 수 있으니, 기회 되면 마셔보기를 권한다.


아오모리의 후지산이라 불리는 이와키산(岩木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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