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아케마에(夜明け前)의 뜻은 동트기 전, 새벽녘이라는 뜻으로 가장 깊은 어둠을 뜻하기도 하고, 아침이 밝아오기 직전을 뜻하기도 한다.
일본이 개항을 시작하는 계기가 된 페리제독의 흑선이 나타난 1853년부터 일본을 농업국에서 근대국가로 바뀌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되는 메이지유신(明治維新)이 단행된 1868년을 거쳐 1886년까지의 시대상을 담은 소설이다.
즉, 새로운 시대가 열리기 직전의 시대상을 표현한 작품인데, 작가인 시마자키(島崎)는 키소지(木曽路)의 마고메쥬쿠(馬籠宿) 출신으로 자신의 아버지를 주인공으로 해서 소설을 썼다.
메밀꽃필 무렵이 1936년 발표되고, 요아케마에가 1929년에 발표되었으니, 시기는 비슷한 듯하다.
키소지(木曽路)는 에도(江戸) 즉, 지금의 도쿄(東京)에서 쿄토(京都)로 가는 나카센도(中山道)라는 가도(街道) 중에서 지금의 나가노현(長野県) 남쪽 지방의 키소(木曽)라는 지역의 일부구간을 말한다.
나카센도(中山道)에는 슈쿠바(宿場 , 역참)가 총 69개가 있는데, 이는 도보로 이동하던 시절의 역에 해당된다. 여기서 하룻밤 묵고, 필요한 물품도 사고, 식사도 하는 기능을 하는데, 키소지(木曽路)라는 구간에는 총 11개의 슈쿠바(宿場)가 있었다고 한다. 아직도 3개 정도의 큰 슈쿠바(宿場)가 옛 정취를 가지고 있어 관광으로도 아주 유명한데, 그 세 군데는 나라이쥬쿠(奈良井宿), 츠마고쥬쿠(妻籠宿), 마고메쥬쿠(馬籠宿)이다. 시마자키(島崎)는 여기 마고메쥬쿠에서 태어났고 자랐다.
일본의 지붕이라 불리우는 나가노 현의 산들
동계 올림픽이 열렸던 나가노현(長野県)은 일본의 지붕이라고 불릴 만큼 해발고도가 높고, 북알프스라 불리는 히다산맥(飛騨山脈), 중앙알프스라 불리는 키소산맥(木曽山脈), 남알프스라 불리는 아카이시산맥(赤石山脈)을 다 접하고 있다. 이에, 키소(木曽)라는 지역은 외부소식의 유입이 현저히 늦고, 근대시대로의 개화의 움직임도 가장 늦게 시작된다.
키소지(木曾路)중 하나인 나라이쥬쿠(奈良井宿)
그리고 나가노현(長野県)은 일본 47개 도도부현(都道府県) 중 네 번째로 큰 현인데, 북쪽 지방은 나가노시(長野市)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고,. 중부지방은 마츠모토시(松本市) 중심으로 오히려 나가노시(長野市) 보다 더 핵심적 역할을 맡아온데 비해서, 남부지방은 산세만 험할 뿐 발전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그저 교토(京都)나 도쿄(東京)로 가는 이동경로일 뿐이었다.
산새가 깊고, 발전이 더디다 보니, 현재에도 일본에서 가장 별이 빛나는 지역(星が最も輝いて見える場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어느 지역이나 유명한 관광상품이 없어서 임팩트가 있는 브랜드를 만들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돗토리현(鳥取県)의 사카이미나토(境港)라는 지역은 그 지역 출신의 만화가인 미즈키 시게루(水木 しげる)의 대표작인 게게게의 키타로(ゲゲゲ の鬼太郎)를 전면에 내세우기도 한다.
야마가타현(山形県)은 공항이 2개 있는데, 지역 농산물을 어필하기 위해 맛있는 쇼나이공항(おいしい庄内空港), 맛있는 야마가타공항(おいしい庄内空港)이라고 명명하기도 한 것처럼, 나가노 남부지역도 그리 내세울 게 없는 탓인지 이 지역 출신의 작가인 시마자키 토손(島崎 藤村)의 대표작을 니혼슈(日本酒)의 이름으로 작명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작명 시 오노주조점(小野酒造店)이라는 이 양조장의 5대 당주가 요아케마에(夜明け前)의 주인공인 시마자키 마사키(島崎正樹, 작가인 시마자키 토손의 아버지)와 깊은 교류가 있었다고 한다.
참고로 키소지(木曽路)라는 유명한 샤브샤브 및 카이세키(会席) 요리 체인점이 있는데, 여기에 이 요마케마에(夜明け前)라는 술을 준비하면 정말 잘 어울릴듯한데, 최고급을 지향하는 가게인 만큼, 닷사이(獺祭) 같은 명주는 있지만, 여기의 지역 한정술인 지자케(地酒)는 없는 점이 아쉽다. 간판은 키소지이나 실제 본사는 나고야(名古屋)가 있는 아이치현(愛知県)에 있어서 그런가 생각해보기도 한다.
샤브샤브 및 카이세키 전문점 키소지(木曾路)
이 술의 양조장인 오노주조점(小野酒造店) 은 키소지에서 메이지유신이 단행되기 직전인 소설의 시대적 배경이 된 1864년에 창업했고, IWC (International Wine Challenge)라는 국제 콘테스트에서 사케부문 2년 연속 수상한 명가이기도 하다.
시마자키 토손(島崎 藤村)의 요아케마에(夜明け前)소설과 니혼슈
현재 코로나로 발길이 뚝 끊겼다가, 다시 살아난 상황인데, 아키하바라(秋葉原)의 요도바시 카메라 2층에 대대적으로 요아케마에(夜明け前)를 시마자키 토손의 소설책까지 비치하면서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