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의 니혼슈를 언급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이왕이면 명성이 자자한 니혼슈부터 다루는 것도 좋을 듯해서 관동(関東) 지방의 명주를 소개하고자 한다.
사케노와(さけのわ)라는 사이트에서 TOP 10에 항상 드는 센킨(仙禽)을 소개하고자 한다.
모던 센킨 무쿠 (モダン 仙禽 無垢)
대략 전국의 양조장이 1300 여개에 브랜드가 5000 개 정도가 된다고 보면, 5000 개중의 TOP 10은 정말 대단한 거다. 사케노와는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신뢰하는 니혼슈의 랭킹 사이트인데, 100 위 이내는 그 무엇을 마셔도 최고의 명주임을 감히 말할 수 있다.
센킨(仙禽)이란 뜻은, 신선(神仙)의 날짐승(禽), 즉 신선을 섬기는 새인 학(鶴)을 의미한다.
사전적 의미의 센킨(仙禽)은 다음과 같다.
1. 신선계(神仙界)에 있다고 하는 영조(霊鳥)
2. 학의 별명 (鶴の別名)
학을 도안한 디자인
최근 내세운 라인업인 '모던 센킨 시리즈'(モダン仙禽シリーズ)의 병의 라벨과 뚜껑을 보면, 학이 날개를 펼치고 있는 모습을 아이콘화 하고 있다.
센킨의 기본 콘셉트는 원재료의 도멘(Domaine)화, 에도시대(江戸時代)의 초자연파 양조방식 니혼슈를 현대에 재현하는 양조장이다.
즉, 에도 스타일(EDO STYLE)이라는 콘셉트로, 완전 효모 무첨가, 키모토(生酛) 양조법, 오가닉의 원재료와 나무통을 이용해서 클래식한 초자연파(超自然派) 니혼슈 양조를 하고 있다.
프리미엄 센킨 - 센킨 잇세이 (仙禽一聲)
도멘(Domaine) 화라 함은 원재료부터 최종제품까지 일관생산(一貫生産)하는 것을 말한다.
와인세계에서 쓰이는 용어로 센킨에서는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양조장에 빚는 물과 같은 수계(水系)의 논에서 키운 술쌀(酒米)로 술을 만드는 방식을 말한다.
원재료 쌀은 카메노오(亀ノ尾), 오마치(雄町), 야마다니시키(山田錦) 등으로 쌀은 전량, 양조장의 지하수의 수맥 위의 논에서 키운 쌀로 한정해 도멘(Domaine)화를 어필하고 있다.
센킨 쥰마이다이긴죠 키리후리 (仙禽 純米大吟醸 霧降)
1990년, 1991년, 1995년, 1996년, 2010년에 전국신주감평회(全国新酒鑑評会)에서 금상을 수상한 저력 있는 양조장이다.
이 양조장이 있는 사쿠라시(さくら市)는 도치기현(栃木県)의 거의 중앙에 위치하며, 관동평야(関東平野)의 북단에 해당되며, 나스고원(那須高原)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내륙성 기후로 온도차가 크지만, 겨울의 강설(降雪)은 적다.
토네가와(利根川)라는 강의 수계(水系)인 키누가와(鬼怒川)라는 강을 중심으로 논밭이 펼쳐진다.
센킨 양조장 전경
일본의 47 도도부현(都道府県)중 바다를 접하지 않는 8개의 현(県)중 하나가 도치기현인데, 재미난 것은 바다가 없는데, 이곳에서 나오는 수산물을 한국정부가 수입금지를 지정하기도 했다.
쉽게 말하면, 충청북도의 수산물을 수입금지한 꼴이다.
센킨은산미, 그리고 나무통의 향기를 담은 개성파 니혼슈로 이탈리아 요리 및 프랑스 요리에 잘 맞는 스타일리시 한 사케다.
전 소믈리에였고, 테이스팅 능력이 있는 형, 우스이 카즈키(薄井 一樹)의 기획설계력과 치밀한 양조 이론으로 술 양조를 담당하는 동생, 우스이 마사토(薄井 真人)의 두 사람의 힘이 합해져 만들어진 센킨은 수많은 대회에서도 높은 평가를 얻고 있다. 참고로 총 3형제인데, 나머지 동생 한 명은 공무원이라고 한다.
센킨의 기본 시리즈는 '모던'과 '클래식'의 2종류다.
둘 다 산미가 아주 상징적인 특징이다.
'모던'은 정미비율 50% 이하의 최고급 라인업인 쥰마이다이긴죠(純米大吟醸) 규격을 갖췄지만 역발상으로 아예 표기를 따로 하지 않는다.
스위트한 맛과 산미가 넘치는 쥬시(Juicy)한 맛이 특징이다. 화려한 긴죠(吟醸)의 향과 스마트한 산미가 일품이다.
'클래식'은 감칠맛(旨味)이 주된 특징이다. 다소 억제된 듯한 스위트함과 산미가 기본 베이스이고, 온화하면서 품위가 있다.
서양 요리와 아주 마리아쥬(mariage, マリアージュ)가 좋다.
이 외에도 고대 제조방식을 고집한 나츄르(Nature)와 프리미엄 시리즈가 따로 있어, 엄밀히 말하면 총 4가지의 라인업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형 우스이 카즈키는 전 소믈리에 답게 술의 맛 표현도 유창하고, 병의 뒷 라벨에는 일본어와 영어로 그 술의 특징을 아주 잘 표현하고 있다.
센킨 무쿠 (仙禽 無垢)라벨 뒷면
토치기현(栃木県)에는 호오비덴(鳳凰美田)이라는 또 다른 명주가 자웅을 겨룬다.
2023년 4월의 평가에서는 센킨이 전국 7위, 호오비덴이 8위를 차지했다.
마치 미에현(三重県)의 자쿠(作)와 지콘(而今)의 승부처럼 흥미롭다.
상기 평가에서 자쿠가 3위, 지콘이 5위를 차지했다.
센킨 양조장의 팻말
예전에 비해서는 상당히 물량이 늘어서, 생각보다는 쉽게 만날 수가 있다.
도쿄에 사는 분이면 토치기는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니, 한 번쯤 닛코(日光)나, 우츠노미야(宇都宮)에 간 김에 한번 접해볼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