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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미사마 jemisama Jun 28. 2024

4위 - 카제노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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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칼럼이 책으로 출판되게 되었습니다. 

이에 최근 칼럼의 방향이 좀 두서없고 기존 흐름과는 조금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사케 브랜드위주로 써오다가 입문서적용으로도 충분하도록 사케의 전반적 상식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에 지난 칼럼을 현재 시점에 맞추고 논조를 통일시켜서 재발행하는 경우도 있사오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쿠보타, 닷사이의 소개는 물론 그들을 상회하는 사케노와 기준 TOP10도 아울러 소개하고 있습니다. 

다소 글이 혼란스럽더라도 전체적으로 통일시키는 과정이오니 많은 양해와 또 격려 및 응원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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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케의 발상지는 여러 곳에서 서로 발상지라고 주장을 하는데 가장 설득력을 가진 곳이 바로 나라현입니다. 

일반적으로는 나라현에서 발상되어 교토와 고베에서 부흥해서 현재는 동일본에서 프리미엄으로 정착되어 간다고 합니다. 


이 나라현에는 미무로스기, 하루시카, 우메노야도, 시노미네, 하나토모에 등 여러 우수한 사케들이 많이 있으나 사케의 발상지 나라현의 부동의 1위는 카제노모리입니다. 

바람의 숲이라는 뜻의 카제노모리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카제노모리 (風の森, かぜのもり)

 - 나라현 고세시 (奈良県 御所市)

 - 사케의 발상지인 나라현의 최고의 명주

 - 주조호적미가 아닌 식용쌀 사케의 선두주자

 - 원래는 기름을 만들어내던 제유회사



금번 소개할 카제노모리는 나라현의 유쵸 주조에서 양조하고 있습니다.  

1719년 창업해서 현재는 13대째 야마모토 쵸베에가 사장입니다. 


창업전에는 기름을 만들어내던 제유(製油) 회사였습니다. 그래서 유쵸 주조(油長酒造)라는 상호에도 그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창업 후에는 줄곧 타카쵸(鷹長)라는 브랜드로 유명했으나 1998년의 카제노모리로 일약 전국구의 대스타가 되었습니다. 


츠유하카제 (露葉風) 807


카제노모리는 양조장이 위치하고 있는 현지지역의 쌀로 사케를 만들어 효모가 아직 살아있는 나마자케(生酒)를 현지 지역사람들에게 제공하려고 1998년에 시작되었습니다. 

현재 일본에서의 나마자케의 붐을 일으킨 가장 대표적인 니혼슈가 바로 카제노모리(風の森)입니다.


카제노모리라는 이름의 유래는 양조장이 있는 나라현 고세시에 있는 지명인 카제노모리 고개(風の森峠)에서 따왔습니다.

30여 군데의 쌀재배 계약농가에서만 쌀을 매입하는데 여기 카제노모리 고개 주위에 재배농가들이 밀집해 있습니다.


긴키지방 나라현 고세시


카제노모리의 뜻은 '바람의 숲'이라는 뜻입니다. 여기는 울창한 콘고산의 산록에 위치해 일 년 내내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옵니다. 콘고산(金剛山)은 우리나라 금강산과도 한자가 같습니다. 


양조장은 카제노모리 고개보다 조금 북쪽에 위치해 있으며 양조에 들어가는 물은 카츠라기산의 복류수를 우물로 끌어올려서 씁니다. 

참고로 복류수는 하천 중에서 일반적인 지표를 흐르는 물이 아닌 그 밑의 모래층을 흐르는 물을 말합니다. 지표수보다는 더 깨끗하지만 지하수 오염은 복류수가 더 빨리 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카제노모리 고개 (風の森峠) : 나라현 홈페이지 인용


카제노모리의 기본적인 맛은 자연스러운 탄산수와 같은 발포감과 농후한 감칠맛 그리고 현대적인 맛이 특징입니다. 


카제노모리는 나름 엄격한 내부 지침을 가지고 최대한 지키면서 지금의 위상에 오르게 되었는데 그 지침은 하기의 다섯 가지입니다.   


1. 쥰마이슈 (純米酒) : 

 양조알코올을 넣지 않고 순수한 쌀로만 빚어 만든다는 것입니다. 


2. 무여과 (無濾過) : 

 말 그대로 여과의 작업을 거치지 않아 순수하고 신선한 맛을 낸다는 것입니다.


3. 무가수 (無加水) :

 사케가 완성된 후 물을 타지 않는 원주(原酒)라는 것입니다.


4. 나마자케 (生酒) :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2차례의 열처리를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5. 짜는 방법 (搾り方) :

 짜는 방법에 있어서는 조금 설명이 길어집니다. 

 

 크게 죠소(上槽)라고 하는 탱크의 술을 짜내는 작업에 카제노모리는 독자적인 세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만나카토리(真中採り)입니다. 

일본어로 가운데가 나카(中)이고 한가운데가 만나카(真中)입니다. 사케를 탱크에서 받을 때 처음 나오는 탱크의 바닥 쪽에 있는 사케는 다소 거친 맛으로 거칠게 달린다고 아라바시리라고 표현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나오는 탱크의 상층부의 사케는 세메라고 하는데 잡미가 많습니다. 즉 탱크의 중간 부분이 가장 안정적이고 고급사케가 되는데 이 부분만 병입 한 사케를 나카도리라고 합니다. 그런데 카제노모리는 그중에서도 만나카토리이니 완전 한가운데 부분만 담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시보리하나입니다. 짜낼 때 이용하는 압착기계를 가압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화려한 술만 병입 한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이카키토리입니다. 조리를 이용해서 떠내듯이 짜내는 독자적인 기술을 말합니다. 




카제노모리는 브랜드의 라인업이 타 사케와 달리 조금 독특합니다. 

쌀 품종 뒤에 507, 657, 807이라는 숫자가 붙습니다만 그 내용을 이해하면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앞의 두 자리는 정미비율을 말하고 끝의 7은 카제노모리 양조에 쓰인 효모인 '쿄카이 7호'를 나타냅니다. 

즉, 507은 정미비율 50%에 쿄카이7호 효모를 사용했음을 의미합니다. 아무래도 쌀을 깎고 남은 숫자를 말하는 정미비율이 낮은 사케가 당연 맛이 우수할 것이기에 807 < 657 < 507 순으로 품질을 이해하면 될 듯합니다. 

아키츠호 (秋津穂) 657
오마치 (雄町) 807

카제노모리는 여러 쌀 품종이 각 라인업별로 기재가 되어 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아키츠호(秋津穂)는 나라현에서 주로 생산되는데 원래 식용쌀이었으며 카제노모리의 기본 쌀 품종이 되겠습니다. 청포도 맛의 과일향이 나며 맛의 밸런스가 아주 좋습니다. 


츠유하카제(露葉風)라는 쌀은 츠유바카제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카제노모리의 공식 발음은 츠유하카제입니다. 

이 역시 나라현의 토종 주조호적미이며 감칠맛과 단 맛, 신 맛과 떫은맛의 복잡한 맛에 포도 같은 과일향이 더해집니다.


오마치(雄町)라는 쌀은 웬만한 교배종의 원종(原種) 일 정도로 주조호적미의 원조에 가깝습니다. 오마치를 좋아하는 사람을 오마치스트(オマチスト)라고 지칭하는 단어가 있을 정도로 팬이 많습니다. 


야마다니시키(山田錦)는 주조호적미의 왕이라 불릴 정도로 아주 유명합니다. 

최고급 주조호적미의 지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으며 사케에 쓰이는 쌀의 대명사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카제노모리는 기본 라인업 이외에 ALPHA 시리즈가 존재하는데 기존의 카제노모리를 넘어선다는 목표로 새로운 도전을 하는 실험적인 사케입니다. 


TYPE 1은 '다음 장으로의 문'이라는 뜻의 '지쇼에노 토비라'(次章への扉)라고 명명하여 알코올도수를 다소 낮은 14도로 설정했습니다. 


TYPE 2는 '더할 나위 없는 꽃'이라는 뜻의 '코노우에나키하나'(この上なき華)라고 명명하여 아키츠호라는 쌀을 정미비율을 22%까지 낮추어 출시하였습니다. 


이런 새로운 도전마다 TYPE이 추가되는데 2024년 현재 TYPE 8까지 나와있으며 새로운 실험적 도전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카제노모리 (風の森) 입하 안내판



카제노모리의 대표적 라인업을 하기와 같이 소개드립니다. 


* 카제노모리 아키츠호 657

정미비율 65%

카제노모리의 시작을 알린 시그니처 사케

























* 카제노모리 츠루하카제 507

정미비율 50%

나라현의 주조호적미 츠류하카제 사용

최대한의 과일향을 추구




















* 카제노모리 야마다니시키 807

정미비율 80%

초저온 장기발효

바디감과 산미의 밸랜스가 압도적


















* 카제노모리 ALPHA 1

「次章への扉」

정미비율 70%

14도의 낮은 알코올 

한층 높아진 과실향과 바디감 























* 카제노모리 ALPHA 2

「この上なき華」

정미비율 22%

더 이상 없을 향과 임팩트




















* 카제노모리 ALPHA 8

「大地の力」

정미비율 100%

자체 기술로 현미로 만든 사케



















카제노모리의 도전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으며 무조건 정미비율에 집착하는 일반적인 양조장과는 달리 역발상으로 80% 및 100%의 사케로 최고의 퀄리티를 구현해내는 어마어마한 기술과 노력은 칭찬받아 마땅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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