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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미사마 jemisama May 29. 2024

7위 덴슈

혼슈 최북단 아오모리의 최고급 사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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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칼럼이 책으로 출판되게 되었습니다. 

이에 최근 칼럼의 방향이 좀 두서없고 기존 흐름과는 조금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사케 브랜드위주로 써오다가 입문서적용으로도 충분하도록 사케의 전반적 상식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에 지난 칼럼을 현재 시점에 맞추고 논조를 통일시켜서 재발행하는 경우도 있사오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쿠보타, 닷사이의 소개는 물론 그들을 상회하는 사케노와 기준 TOP10도 아울러 소개하고 있습니다. 

다소 글이 혼란스럽더라도 전체적으로 통일시키는 과정이오니 많은 양해와 또 격려 및 응원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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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의 후진성이기도 하고 전문성이기도 한 난해한 언어는 아무리 훌륭한 번역기가 나온다 하더라도 절대 완벽해질 수 없습니다. 글자를 써놓고 읽지를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입니다. 


사케에서도 상당히 그 특징이 도드라지는데 아주 간단하고 쉬운 글자 두 개인데 일본인마저도 읽지 못합니다. 지콘(而今)이나 자쿠(作), 아라마사(新政), 우부스나(産土) 등도 대표적인 읽기 어려운 브랜드이며 역으로 읽어내면 상당히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기도 합니다. 


그런 대표적인 사케 중 일본 4대 섬 중 가장 큰 혼슈의 최북단의 아오모리의 최고급사케 덴슈(田酒)를 소개합니다. 





덴슈 (田酒, でんしゅ)


 - 아오모리현 아오모리시 (青森県 青森市)

 - 양조알코올을 넣지 않고 쌀로만 술을 빚는 쥰마이슈(純米酒)만 고집하는 명가

 - 네부타 마츠리(ねぶた祭り)의 아오모리

 - 1878년 창업한 아오모리시의 유일한 양조장



스시나 생선요리에서 가장 어려운 재료 중에 하나가 고등어(さば)입니다.

왜냐면 쉽게 상해버리기 때문에 관리가 어렵고 어설프게 조리하다가는 맛이 형편없어져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웬만한 솜씨로는 고등어로 스시를 잘 만들지 않는다고 하고 역으로 고등어를 잘하는 집은 정말 솜씨가 대단하다는 걸 반증합니다.


사케에서는 쥰마이(純米)가 그렇습니다.


한자로 봐서도 순 쌀로만 쓴다는 말인데 어설프게 쥰마이를 빚다가는 맛과 노력을 다 날려버릴 수 있어서 대부분 쌀로만 만든 사케에다가 물 또는 양조 알코올을 섞어서 일정한 맛을 내고 알코올 도수도 조절합니다.


즉 쥰마이로 술을 빚는다는 건 일종의 모험일 수 있고 진정한 양조 솜씨를 인정받는 시험대에 오른다는 의미도 가집니다.


금번 소개할 덴슈(田酒)는 오로지 그 어려운 준마이슈(純米酒)만 만들어 내고 밭 전(田) 자와 술 주(酒) 자를 써서 덴슈(田酒)라고 읽습니다. 이 사케 역시 읽기만 해도 사케 전문가입니다. 


니시다 주조점(西田酒造店)에서 만드는 덴슈(田酒)와 키쿠이즈미(喜久泉)

전(田)은 당연히 쌀을 생산하는 논을 의미하고 이름 그대로 일본의 밭에서 나는 쌀만 사용합니다. 동남아 등지에서 생산된 양조용 알코올이나 양조용 당류는 일절 사용하지 않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주세법상 일본에서 재배하지 않은 쌀을 쓰면 청주는 될 수 있어도 니혼슈(日本酒)는 될 수가 없습니다. 


1878년 창업해 아오모리현 아오모리시의 유일한 양조장이었던 니시다 주조점은 키우이즈미(喜久泉)라는 사케로 현지의 사랑을 받아 왔습니다. 

그러나 2차 대전 등을 겪으며 쌀이 부족해지자 쌀로 술을 빚는 것에 정부가 제한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완성된 사케에다가 사케와 같은 농도로 희석된 양조알코올을 사케 양의 2배를 더 추가했고 다시 그 옅어진 사케에 포도당과 물엿 같은 당류를 넣어 만든 것이 삼배증양주였습니다. 당연히 맛은 형편없었고 소비자들은 등을 돌렸습니다. 


니시다 주조점(西田酒造店)

자연히 사케 업계 자체가 침체를 겪기 시작했는데 니시다 주조점은 2차 대전 전의 품격 있는 술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1970년에 기계화가 아닌 옛날의 수작업으로 일체 양조알코올 등을 섞지 않은 사케를 양조하기 시작했습니다. 


3년간의 산고 끝에 1974년에 드디어 수작업으로 아무런 양조알코올 등을 섞지 않은 지금의 덴슈가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덴슈는 모든 라인업이 수작업이라 대량으로 양산할 수가 없어서 대부분 한정판인 경우가 많고 맛도 좋지만 그 희소성 때문에 더 인기가 있는지 모릅니다. 





아오모리현은 혼슈(本州) 지역의 최북단에 위치하고 수명이 길다는 일본에서 남녀모두 거의 가장 수명이 짧은 도도부현(都道府県)으로 항상 나오는데 이는 험난한 기후가 영향을 끼쳤을 거라 봅니다.


그리고 겨울이 되면 눈으로 뒤덮여 생업이 막히기 때문에 생계를 위해 고향을 떠나 도쿄 등지에서 일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토호쿠 지방 아오모리현 아오모리시


그렇게 외지에 살게 되고 고향이 워낙 멀다 보니 고향을 못 가게 되거나 고향을 몹시 그리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마음을 담은 아오모리의 엔카(演歌)와 가수가 상당히 많습니다.


이시카와 사유리(石川さゆり)의 츠가루카이쿄 후유케시키(津軽海峡・冬景色), 고쇼가와라(五所川原) 출신가수 요시 이쿠조(吉 幾三)상이 대표적입니다.

닷피미사키(竜飛岬)의 츠가루카이쿄후유케시키(津軽海峡冬景色)의 노래비


니시다 주조점의 메인 라인업은 덴슈와 키쿠이즈미고 서브 라인업으로 우토우(善知鳥)와 소토가하마(外ヶ浜)가 있습니다.

그리고 환상의 쌀이라 불리는 아오모리 최초의 주조호적미인 코죠니시키(古城錦)를 특정 농가에 재배의뢰해서 1991년부터 만들기 시작한 '덴슈 고죠니시키(古城錦)'가 있는데 이 라인업은 아오모리 현지에서만 판매하고 있습니다. 


키쿠이즈미는 1878년 창업 이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양조하고 있는 브랜드며, 양조알코올을 쓴 이른바 쥰마이가 아닌 사케입니다.

소토가하마는 이 지역의 쌀인 하나후부키로 만들고 이 지역명을 그대로 브랜드화한 한정판 브랜드입니다. 

그리고 우토우(善知鳥)는 브랜드도 한자만으로는 도저히 일본인도 읽어내지를 못합니다. 



우토우는 사전적 의미는 아오모리 인근에 서식하는 흰수엄바다오리라고 합니다. 그 외에도 일본의 전통공연인 노(能)의 연기 중의 하나라는 뜻도 있고 아오모리시의 우토우 신사(善知鳥神社)를 줄여서 얘기하기도 합니다. 

덴슈보다도 더 희소가치가 있어서 조금 더 높은 가격이 형성되기도 합니다. 




그럼 니시다주조점의 가장 기본이 되는 브랜드인 덴슈의 기본 라인업을 하기와 같이 소개드립니다. 참고로 니시다 주조점은 홈페이지가 따로 없습니다. 



* 덴슈 쥰마이다이긴죠 토빙토리

 - 정미비율 40%

 - 야마다니시키 사용 











* 덴슈 쥰마이다이긴죠 코죠니시키

 - 정미비율 45%

 - 코죠니시키 사용 

 - 니혼슈도 +1, 산도 1.7













* 덴슈 쥰마이다이긴죠 햐쿠욘쥬

 - 정미비율 40%

 - 하나오모이 사용 

 - 니혼슈도 -1, 산도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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