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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미사마 jemisama May 27. 2024

8위 호오비덴

긴죠 이상만 주조하는 최고급 프리미엄 사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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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칼럼이 책으로 출판되게 되었습니다. 

이에 최근 칼럼의 방향이 좀 두서없고 기존 흐름과는 조금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사케 브랜드위주로 써오다가 입문서적용으로도 충분하도록 사케의 전반적 상식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에 지난 칼럼을 현재 시점에 맞추고 논조를 통일시켜서 재발행하는 경우도 있사오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쿠보타, 닷사이의 소개는 물론 그들을 상회하는 사케노와 기준 TOP10도 아울러 소개하고 있습니다. 

다소 글이 혼란스럽더라도 전체적으로 통일시키는 과정이오니 많은 양해와 또 격려 및 응원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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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케에 있어서 도쿄와 가까운 수도권은 아무래도 좀 이미지적으로 좀 밀릴 수 있습니다. 풍부한 물과 적정한 바람과 쌀 재배 및 주조에 적합한 온도가 갖춰진 자연에서 만들어져야 왠지 사케가 더 맛있을 것 같고 작업하나하나 수작업으로 정성들여 만들어지는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런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보면 아주 애매한 지역이 있는데 그 곳이 바로 토치기입니다. 수도권이라 하기에는 너무 외곽이고 홋카이도나 아오모리에서 바라보면 완전 도회지의 성격도 강하기 때문입니다. 

도쿄역에서 신칸센으로 한시간도 걸리지 않는 지역이지만 막상 가보면 황량하기 그지 없습니다. 

이 지역에 늘 TOP 10에 이름을 올리는 이름도 상당히 특이한 호오비덴을 소개해봅니다. 





호오비덴 (鳳凰美田, ほうおうびでん)

 - 토치기현 오야마시 (栃木県 小山市)

 - 전국 TOP 10에 항상 들어가는 명주

 - 가마솥에 찌고, 손수 짜는 등 기계에 의존하지 않는 옛 제조방식을 고집

 - 와인효모를 이용한 술과 혼성주 등 풍부한 라인업



호오비덴(鳳凰美田)은 1872년에 창업한 코바야시 주조(小林酒造)에서 양조를 하고 있습니다.

역사와 자연이 풍부해 도쿄를 비롯한 수도권의 대표적인 수학여행지로 알려진 닛코(日光) 풍부한 지하수와 닛코산맥(日光連山)에서 불어오는 상쾌한 바람이 이 지역의 쌀이 사케주조에 최선의 상태로 자라게 해줍니다. 


양조장이 있는 토치기현의 오야마시는 철도와 고속도로가 건설되기 전에는 수도권과 토호쿠 지방을 잇는 닛코카이도(日光街道) 및 오슈카이도(奥州街道)의 대동맥의 중심지로서 아주 활기가 넘치는 동네였습니다. 당연히 물류의 중심이자 사케의 제조도 아주 활발했습니다. 


칸토지방 토치기현 오야마시


코바야시 주조도 2차 세계대전후 조업을 재개한 후 아키타현의 대형 양조장에 납품을 하는 등 한때 1,000석 가까운 생산량을 자랑하며 전성기를 구가할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신칸센은 지나는 가되 우츠노미야로 가는 도중의 간이역이고 고속도로는 다른 지역으로 우회해서 가능 루트로 건설되면서 지금은 많이 쇠퇴해진 지역입니다. 그런 영향과 사케의 붐이 수그러들면서 지금은 명주의 반열에 올랐지만 한때는 폐업까지도 고민할 정도로 심각한 경영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1992년에 지금의 전무인 5대째 코바야시 마사키(小林 正樹)씨가 복귀했을 때는 가족이외의 직원은 2명에 생산량도 전성기의 10분의 1수준 밖에 되지 않는 처참한 상황이었습니다. 



도쿄농업대학에서 양조를 배운 코바야시 마사키씨는 6년간의 장거리 연애를 해오던 이와테현 공업기술센터의 주조 기술지도연구원이었던 코바야시 마유미(小林 麻由美)와 결혼을 하며 현재의 세계적인 호오비덴(鳳凰美田)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거기에는 아내가 그저 집안에 일을 도와주는 정도가 아니라 신이 내린 능력이 있다고 평가받을 정도의 경험과 센스가 상당히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고 지금도 그녀는 양조책임자를 맡고 있습니다. 


대대적인 개혁은 일단 라인업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일반적인 사케인 후츠슈는 아예 생산을 하지 않으며 프리미엄이라 할 수 있는 긴죠 이상만 주조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1994년에 발매하기 시작한 호오비덴은 세상에 엄청난 평가를 받으며 혜성같이 등장해 염원이었던 2004년 2005년에 전국신주감평회에서 금상을 드디어 수상하게 되고 이후에도 단골로 금상을 수상하는 명가가 되기에 이릅니다. 


호오비덴은 쌀을 찔 때 옛날 고전 방식인 가마솥으로 직접 찌고 술탱크에서 사케를 짜내는 과정에 있어서도 최근 일반적인 야부타 방식(ヤブタ式)과 같은 기계화가 아니라 후네시보리(舟絞り)나 시즈쿠시보리(しずく絞り) 같은 방식으로 손수 사람의 손으로 작업합니다.


최근 유행하는 긴죠 타입의 술은 기계화로는 제대로 된 맛을 구현하기 어렵기에 일일이 사람의 손을 거쳐서 완성시키는 제조방식을 고집한다고 합니다.



현재는 연간 제조량은 1,200 고쿠(石)입니다. 

참고로 1 고쿠(石)는 180리터로 댓병이라고 부르는 잇쇼빙(一升瓶) 100개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즉 1년간 잇쇼빙(一升瓶) 기준으로 12만 병만 제조한다고 보면 됩니다.


참고로 일본에서 가장 많은 사케 생산량을 자랑하는 곳은 하쿠츠루(白鶴)로 하루에 28만 병을 생산하니 호오비덴의 연간생산량은 하쿠츠루의 하루 생산량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입니다.




호오비덴은 발음하기가 쉽지 않지만 그 뜻을 알고 나면 의외로 외우기가 쉬울지도 모릅니다. 겟케이칸(月桂冠)을 월계관이라고 한국 한자발음으로 읽듯이 봉황미전이라고 읽는 것도 방법일 수도 있겠습니다. 


호오비덴(鳳凰美田)의 브랜드 네이밍 유래는 다음과 같습니다.

양조장을 창업했던 1872년부터 봉황이라는 뜻의 호오(鳳凰)라는 브랜드를 계속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양조장이 있던 마을의 옛 이름이 미타무라 (美田村)였는데 이를 음읽기로 고쳐 비덴(美田)으로 해서 두가지를 합쳐서 작명한 것입니다.


참고로 현재는 그 '미타무라'라는 지명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굳이 우리말로 해석하자면 '봉황이 있는 아름다운 논'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호오비덴(鳳凰美田)은 특이한 점이 라인업이 풍부하다는 것입니다.


먼저 사케를 베이스로 한 혼성주(リキュール)를 만듭니다.

단순히 알코올에다 과즙을 넣은 수준의 혼성주가 아니라 여기에 들어가는 사케도 상당히 공들여  제조하고 있기에 레벨이 남다릅니다.


브랜드로는 매실 베이스인 히조우메슈(秘蔵梅酒), 유자 베이스인 유즈슈(ゆず酒), 살구가 베이스인 호쥰안즈슈(芳醇杏酒), 복숭아가 베이스인 칸쥬쿠모모 (完熟もも)가 있습니다.



또, 와인 효모를 사용한 '호오비덴 WINE CELL'도 주목할 만 합니다.

코바야시 주조와 인연이 있던 프랑스의 와이너리에서 제공받은 효모를 사용한 이 술은 화이트 와인같이 향이 풍부하고 너무 드러나지 않는 절묘한 밸런스의 긴죠향(吟醸香)이 매력적입니다.




호오비덴의 간단한 라인업은 다음과 같습니다. 


* 호오비덴 쥰마이다이긴죠 미쿠마리

 정미비율 25%

 주조호적미 - 유메사사라

 호오비덴의 최고봉


 



* 호오비덴 쥰마이다이긴죠 

  야마다니시키

 정미비율 50%

 주조호적미 - 야마다니시키

 나마자케






* 호오비덴 블랙 피닉스 

 정미비율 55%

 주조호적미 - 아이야마

 쥰마이긴죠





* 호오비덴 쥰마이긴죠 WINECELL

 정미비율 55%

 주조호적미 - 야마다니시키

 쥰마이긴죠







* 호오비덴 유즈자케

 사케와 유즈 블렌딩

 알코올 13~14도

 혼성주








* 호오비덴 이치고자케

 사케와 이치고 블렌딩

 알코올 5~6도

 혼성주






호오비덴(鳳凰美田)은 사케 초보자나 여성을 상대로도 상당히 추천하기 좋고 와인 글라스로 마셔도 충분한 사케입니다.

아름다운 논에 봉황이 된 기분으로 한잔 음미하는 것도 아주 기분이 훌륭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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