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살 쵸이
올해 14살 쵸이는 내가 결혼 전부터 함께 산 반려견이다. 결혼을 하고도 쵸이가 보고 싶어서 신혼 때는 쵸이를 보러 바로 친정으로 퇴근한 적도 많았다. 내 품에 안겨있는 걸 유난히 좋아하는데, 그건 내가 한번 자리에 앉으면 잘 움직이지 않고 쭉 앉아있는 편이라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쵸이는 한 2년 전부터 시력이 안 좋아지더니, 지금은 앞을 보지 못한다. 병원에 문의를 하니 유전일 가능성이 크다고 하셨다. 아마 쵸이의 엄마도 형제들도 다 그럴 것 같다고 하셨다.
처음 쵸이가 우리 집에 왔을 때 이런 일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쵸이의 시간은 나보다 훨씬 빠르게 간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 난 그저 쵸이가 있을 집을 준비하고 예쁜 옷을 사주고 맛있는 간식을 알아봤을 뿐이었다. 정말 중요한걸 미리 공부하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도 쵸이의 시간이 외롭지 않게 행복한 시간으로 채워주고 계신 부모님과 언니한테 너무 감사하다.
5년 전 쵸이에 대한 나의 일기다.
왜 이리 기록이 없었을까 생각해 보니 3년 전 나는 암투병 중이었고, 4년 전 나는 스트레스가 매우 극심했던 시기였다. 그 2년 동안 쵸이의 시간은 아니 쵸이의 노화는 가장 빨리 진행되었던 것 같아 마음이 더 아프다. 쵸이를 많이 돌봐주지 못했던 것 같아서…
이때의 쵸이는 눈이 보이지는 않지만, 나를 매우 반겼고 안아주면 좋아했고, 두려워했지만 함께 산책도 할 수 있었다. 그때 더 안아줄걸, 그때 더 많이 보러 갈걸, 그때 더 많이 사랑한다 이야기해 줄걸…
5년 전 나에게 이야기해 주고 싶다.
“쵸이를 더 많이 아껴줘! 앞이 보이지 않는 쵸이가 힘들지 않게 더 많이 챙겨줘! 쵸이에게 아낌없이 사랑을 표현해 줘! 쵸이의 시간은 너무 빨리 흘러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