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있는 그대로 사랑한단다
"아이들이 나만 빼고 뛰어갔어."
쓱 골라도 가게에서 제일 비싼 옷을 고르는 첫째 아이. 너는 어릴 때부터 눈이 높았지. 초등학교 1학년 때 좋아하는 친구도 그랬어. 인기 많고 공부 잘하고 성격 좋고 예쁜 친구들이었지. 엄마는 그런 눈을 가진 네가 신통했어.
그런데 하루는 그 친구들을 못 따라갔다며 속상해했어. 친구가 밉다고도 했지. 그 말을 할 때 네 표정이 아직도 기억나. 속상하고, 서운하고, 뭔가 설명하기 힘든 그 표정 말이야.
그때 엄마는 이렇게 말했지.
“그 친구들은 생일이 빠르잖아. 2월, 3월생인데. 넌 11월생이라 그런 거니 너무 속상해하지 말아.”
엄마는 위로하려고 했던 말이었어. 나도 12월생이라 친구들이 늘 언니 같았거든. 왜 그런지 잘 몰랐는데 어른이 되고야 깨달았던 거야. 당장은 앞서가는 친구들이 버겁더라도 언젠가 그 격차는 없어지고, 오히려 더 앞서갈 수도 있다는 것을 말이야.
그런데 엄마는 그땐 몰랐어, 그 말이 오히려 네 마음속에 넘을 수 없는 벽을 만들었을 줄은.
“우리 반에서 공부 잘하는 애는 벌써 정해졌어. 그림 잘 그리는 애도. 나만 잘 못해.”
그림만큼은 자신 있던 너였는데, 초등 1학년 아이 입에서 나온 말에 자포자기의 심정이 묻어 나온 걸 보고 엄마는 내심 속상했단다. 이제 시작인데, 앞으로 노력하면 될 텐데 싶었지.
그 시기 동생이랑 너무 싸워 엄마가 화를 못 참고 방문을 잠그고 들어갔었지. 백번을 참았다 딱 한번 화가 나서 나도 모르게 했던 말을 너는 기억했어. 잊어버리길 바랐는데.
“그때 엄마가 00랑 △△랑 비교했잖아. 내가 걔들보다 공부도 못하고 성격도 안 좋다고. 그때 그 말이 제일 속상했어!”
지금도 너는 토로하지. 평소에 공부가 다가 아니다, 못해도 괜찮다고 했지만 나도 모르게 튀어나왔던 말에 충격을 받은 눈치였어. 그렇게 너의 자존감을 떨어뜨렸을지 몰랐단다. 너무 미안해서 사과하고 달래주었지만 상처가 되어 남을 줄 몰랐어. 엄마는 다른 엄마에게 내 자랑도 안 한다며 따졌지. 내 새끼 칭찬은 아껴야 미덕이고, 칭찬으로 인해 자만심을 가질까 그랬던 건데.
엄마가 했던 이 말은 기억나?
“엄마의 사랑은 해와 같아. 깜깜한 밤이나 흐린 날엔 안 보이기도 하지. 하지만 해는 항상 그 자리에 있단다. 가끔 보이지 않아도 엄마의 사랑은 그 자리에 있어.”
엄마도 사람이라 가끔 다른 아이가 부러울 때가 있어. 혼자서 알아서 하는 모습은 특히. 하지만 단 한 번도 그 아이가 내 딸이었으면 생각한 적은 없어. 엄마 딸은 당연히 너니까.
네가 아직 돌도 안 되었을 때 읽어주었던 책, 지금도 기억한다고 했지?
너는 이 책을 수도 없이 읽어 달라고 했지. 그래서 낡아져 새 책을 사기도 했었어.
엄마의 마음 그대로 전해졌기에 너도 좋아했고 아직 기억날 테지.
네가 행복할 때나 슬플 때나 말썽을 부릴 때나 심술을 부릴 때도 너를 사랑해.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 버나뎃 로제티 슈스탁
네 인생의 가장 중요한 치트키는 엄마란다, 가족이란다.
너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엄마와 가족을 기억하렴. 당장은 부족하게 느껴도 너는 틀림없는 보석이란다. 그리고 있는 그대로 모습을 알아볼 친구, 배우자, 직장 동료도 만날 거야. 엄마도 그랬어. 그건 엄마가 지금까지 배운 가장 큰 비밀이자 너에게 알려주고픈 치트키란다.
⚠️ 본 이미지는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에서 영감을 받아 AI로 새롭게 제작한 그림입니다.
원작의 일러스트와는 무관하며, 모든 저작권은 원저자 및 출판사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