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보다 노력
“엄마는 너무 참는거 같아.”
너희 눈에 엄마는 잘 참는 사람으로 보이는거 같아 웃음이 난다.
엄마는 정말 성격이 급한 사람이었어. 화도 잘 내고 참을성도 부족하고. 꼭 너희 외할아버지를 닮았지.
그런데 지금은 왜 달라졌을까?
공부든 일이든 예술이든, ‘타고난 재능’이 있는 사람이 있단다.
엄마는 평범한 학생이었고 우리 집은 넉넉하지 못했단다.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께서 애쓰신 덕분에 ‘가난’하다고 느끼지 않고 살았지만, 막상 대학 입시에 닥치자 원하는 걸 선택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단다.
과수석으로 입학했지만, 대학 4년을 방황했어. 이렇다할 목표도 없고, 흥미없는 전공과 무의미한 수업. 뭘 해야할지도 모르고, 하고 싶은 것도 없는데, 미래는 불투명했어.
엄마가 대학교를 졸업하던 해에 우리나라에 IMF가 닥쳤단다. 수많은 기업이 파산하고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었어.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도 운영하시던 가게를 접을 수 밖에 없었어. 외할아버지는 몇년동안 장거리 화물차를 운행하며 고생을 하셨단다. 엄마는 더 이상 손을 벌릴 수 없었어.
취업준비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외할아버지께서는 공무원 학원은 보내주시겠다고 하셨어. 그 길 외에 방법이 없더라. 마지막 기회였지. 엄마는 다시는 안 다닐 각오로 학원에 열심히 다녔어.
추워도 더워도 매일 도시락을 싸서 도서관에 갔단다. 길고 외로운 시간이었어. 같은 대학 친구들이 대기업에 입사했다는 소식에 부러웠지만, 내 자신을 한탄하거나 괴로워하지는 않았단다.
사기업에는 취업이 어려워 모두 안전한 공무원으로 몰리다 보니 경쟁율은 100대 1을 넘었어. 필기에 합격했다가 최종면접에서 탈락하기도 했단다. 공부한 지 3년이 다 되어 갈 무렵 결국 합격을 하게 되었지.
엄마는 평범했지만, 한 가지는 자신 있었어.
바로 '그릿', 끈기와 투지였지.
심리학자 앤젤라 더크워스는 <그릿>에서 이렇게 말했어.
성취 = 재능 × 노력²
노력없이는 재능이 성취로 이루어지기 쉽지 않겠다는 뜻이겠지? 더구나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은 노력을 많이 들여야 성취에 가까워 질 것 같고 말이야. 앤젤라 역시 평범했지만 그릿을 통해 천재들의 상이라고 불리는 맥아더 상을 수상했다고 해.
너는 종종 친구들 이야기를 하며 말하곤 하지.
“그 친구는 뭐든 잘해.”
그럴 때마다 엄마는 속으로 생각해.
‘그래, 재능 있는 친구도 좋지만, 끝까지 가는 아이가 진짜 멋진 거야.’
피카소도 하루에 수십 장을 그리던 사람이었단다. 그가 천재여서 많이 그린 걸까, 아니면 많이 그려서 천재가 된 걸까?
난독증으로 학교까지 뒤늦게 졸업한 소설가 존 어빙은 이렇게 말했지.
“초고를 완성한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들여서 원고를 수정합니다.
유창하게 읽지 못하고 맞춤법에도 서툴지만
소설을 쓸때는 속도가 느리다고 곤란하지 않습니다.
작가가 원고를 계속 검토한다고 해서 손해 볼 일은 없지요”
그는 남들보다 두 배로 집중했고, 그래서 훌륭한 작가가 되었단다.
결국, 세상은 ‘끝까지 해내는 사람’을 기억해.
중요한 건 한 곳을 향해 꾸준히 나아가는 거란다. 재능보다 노력을 믿는 것, 이것이 다섯번째 치트키야.
그렇다고 모든 일에 참고 노력할 필요는 없어. 흥미로운 일을 발견하면 저절로 지치지 않고 노력을 쏟을 수 있단다. 시작이 반이라고 하잖아?
엄마도 여전히 서툴러. 요리도 미용도, 집안일도 엉망일 때가 많아. 아무래도 재능도 없고 노력도 부족해서 일거 같아. 또, 모든 일을 다 참고 버티는 것도 아니란다.
그래도 글 쓰는 일만큼은, 멈추지 않으려 해. 그게 내가 선택한 ‘흥미로운 일’이니까. 계속 하다보면 어떤 경지에 이르지 않을까?
너도 너만의 속도로, 네가 정한 길을 걸어가렴.
재능보다 더 빛나는 건, ‘노력하는 마음’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