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오아시스

2023년 5월 23일의 좋음

by 김젠비



갑갑한 심경에 점심시간에 무작정 차를 끌고 나섰다. 어디 멀리 가기에도, 제대로 휴식을 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이었다. 적당한 목적지를 찾지 못하면 그저 한바퀴 드라이브라도 할 생각이었다.


우연히 예전 살던 동네의 단골 카페에 찾아갔다. 늘 조용한 눈인사로 맞이해주는 친절한 사장님, 종종 감도는 커피콩 로스팅 향기, 그리고 무엇보다도 공간에 잔잔하게 깔리는 적당한 데시벨의 재즈 음악.


가끔 저녁에 재즈 공연을 하던 곳인데 요즘에는 1인 체제로 운영하느라 저녁에도 일찍 닫고 공연도 당분간 쉬어간다고 했다. 낮시간을 저당잡힌 직장인으로서는 더더욱 오기 어려운 조건이다. 그래서 실로 2년 반 만에 처음 들른 거였다.


카운터로 다가가서 메뉴를 보면서도 '설마 알아보겠어' 했는데 주문을 받은 후에 사장님이 말을 건다. '오랜만에 오셨네요'


순간 마음이 찌르르 울렸다.


고마움, 반가움, 그동안 못 와봤던 미안함, 그리고 그는 딱히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어쩐지 위로받은 기분까지.


덕분에 오늘 하루를 버틸 수 있었어요.




#블랙팩토리 #당산동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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