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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나 Oct 21. 2024

영문 이력서 & 자기소개서는 어떻게 준비했나요?

해외취업 시리즈: 미국 정규직 합격 영문 이력서와 CV 준비 과정

대학교 4학년, 나도 모든 대학 졸업 예정자들처럼 ‘취준생’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취업 준비를 시작했다. 사진관에서 어색한 정장을 빌려 이력서 사진이라는 것도 찍어보고, 영혼까지 끌어모은 경력과 스킬들로 이력서라는 것도 만들었다.


사실 나는 대학시절 내내 블로그를 나름 꽤 열심히 운영하고 있었는데, 이를 통해 각종 체험 스폰(?)을 받을 수 있었다. 마침 이 때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어 학원에서 원어민 1:1 비즈니스 영어회화 수강 기회를 얻게 되었다.
 

내가 해외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니, 원어민 쌤들이 기본적인 영어 회화 수업과 더불어, 영문 이력서와 인터뷰도 같이 도와주겠다고 했다. 한국어로 작성해 둔 이력서를 영문으로 열심히 번역해서 가지고 갔다.


내 이력서를 보던 교포쌤은 이것저것 열심히 한참 설명해주더니, 다음 수업에 본인의 이력서를 가지고 와서 보여주겠다고 했다. 그 때 처음 보았다. 진짜 미국인들이 쓰는 영어 이력서.


내가 썼던 것은 ‘영어로 쓴 한국 이력서’였고, 미국인들이 쓰는 영문 이력서는 포맷부터 나를 소개하는 접근 방식까지 완전히 달랐다.




한국 이력서는 단정한 사진을 기본으로 생년월일, 가족/신체 사항까지 설명하며, 기본적으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좋은 인상을 주는것이 중요한 목적이라면, 영문 이력서는 말하고자 하는 것을 직관적으로 표현해야한다.


인종 및 나이, 기타 부수적인 사항들로 지원자를 차별하지 않기 위해 생년월일이나 가족 사항은 보통 첨부하지 않으며, 내가 얼마나 이 일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1장 안에 깔끔하게 표현한다.



빠른 이해를 위해 내가 생각하는 올바른 예시의 영문 이력서를 첨부 하겠다. (아래 양식 다운로드)

내가 생각하는 올바른 영문 이력서의 기본 양식


카테고리 별로 조금 더 설명하자면, 아래와 같은 구성이 기본이다.

기본 사항: 이름, 연락처 (이메일/전화번호), 현재 거주 지역 (도시/나라), 간단한 자기 소개 (2-3줄)

경력 (인턴쉽이라도 경력이 학력보다 먼저이다.)

학력: 전공, 학점, 관련된 기타 사항

스킬: 언어, 컴퓨터, 관련 기타 능력 (나같은 경우는, 요리 컨텐츠를 만드는 포지션에서는 내가 수료한 한식 자격증도 넣었다.)

수상 내역 및 특이 사항: 지원하는 직무와 관련 있는 주목할 만한 특이 사항이라면 넣어도 좋다. 나는 내 네이버 블로거 활동을 특이사항으로 명시했다.


여기에 포지션별로 사진을 넣기도 하고, 이전 직장 레퍼런스나, 약간의 디자인/창의적인 요소를 넣기도 한다. 이제는 나도 경력 7년차가 되어, 직접 외국인 팀원들을 채용할 때도 있었는데, 많은 내용으로 읽기 어렵고 헷갈리게 만드는 것보다, 최대한 한 눈에 내가 왜 적격자인지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어민 선생님을 통해, 좀 더 프로페셔널하게 보일 수 있는 이력서 단어 사용도 배울 수 있었다. 예를 들면, '대학생 기자단으로 이런 것들을 작성하였습니다.'라고 할 때, 나는 그냥 'I wrote ..' 이런식으로만 표현했었는데, 'I drew up' 이라는 표현으로 고쳐주시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적다'와 '작성하다' 정도의 차이가 있는 표현법인데, 한국어로 생각해봐도 꽤 큰 어감의 차이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식의 여러 번의 첨삭과 업그레이드 과정을 거쳐, '기본 이력서'를 완성 할 수 있었고, 지원하는 포지션마다 이를 살짝씩 변형하여 활용했다. 이런식으로 1-2달 동안 3군데 서류 통과를 했고, 3번째로 면접을 본 곳과 H1-B비자를 진행하여 미국 취업이민을 하게 되었다.





사실 이력서보다 커버레터 (자기소개서)가 나한테는 더 쓰기 어려웠는데, 하고 싶은 말을 어떤 식으로 간결하게 표현하고, 효과적으로 배열해야할지 막막했기 때문이다.


이 부분 역시 1:1 원어민 학원을 다닌 것이 도움이 되었다. 내가 나름의 영어로 열심히 표현해가면, 이를 조금 더 좋은 표현으로 첨삭해주셨다. 이를 바탕으로 내가 조금씩 수정/배열해가며 탄탄하게 만들어갈 수 있었다. 모든 글쓰기가 그렇듯이, 결국 최종 커버레터는 내가 처음 작성한 버전의  20%만 남긴 채 10-15번 정도의 수정을 거친 후 완성되었다.



영문 자기소개서 (Cover Letter) 예시



아래는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이고 깔끔한 커버레터의 구성이다. 상/하단의 기본 사항을 제외하고 핵심 내용은 3문단 정도로 정리하면 좋은 것 같다.


누구에게 쓰는지 명시 (이름을 모른다면 Dear. Hiring Manager 정도로 시작)

회사 기본 사항 (지원하는 포지션 / 회사이름 / 날짜 / 회사주소)

내가 이 글을 왜 쓰는지: 어떤 공고를 보고 이 글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내가 왜 이 직무에 적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

강조하고 싶은 나의 경험/배운점

나의 강점과 이 포지션이나 회사에서 어떤 것을 이루고 싶고 기대하는지


영어 면접 역시 비슷한 과정을 통해 준비했다. 예상 질문을 20-30 가지 정도 정리하고, 이에 대한 스탠다드 답변을 작성 > 첨삭 과정을 거친 후, 계속 말하고 나 스스로에게 세뇌하는 과정을 거쳤다.




결론적으로, 나는 당시의 학원에서의 지도와 연습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런 도움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이 나의 옆에서 같이 걸어줌으로써, 좀 더 촘촘하고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었다. 혼자서라면 대충했을 만한 일들도 조금 더 열심히 하게 되었고, 내가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짚어주는 좋은 가이드가 되기도 했다.


아무도 나의 장단점을 나만큼 잘 알 수 가 없다. 본인의 스토리는 본인이 가장 잘 아는 것이 아닌가. 결국 본인이 풀어내야 할 몫이다. 다만 그 풀어내는 과정을 같이 손잡고 걸어줄 페이스 메이트가 있다면, 분명히 도움이 된다.


대학생들끼리 하는 스터디도 이런 상호작용의 개념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같은 레벨에 있는 사람들끼리는 서로의 관점을 넓혀주는데 한계가 있고, 지식도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비용을 조금 지불하고서라도, 전문적인 커리어가 있는 원어민 코치와의 도움은 가치가 있다고 본다.



내가 겪었던 과정들이나 내가 성공한 방법이 모든 사람들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정답은 아니다. 다만 이런 케이스도 있다는 것을 봄으로써, 본인의 앞에 놓인 길을 조금 더 다양하고 넓게 볼 수 있는 시각을 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번 글이 영문 이력서라는 과제 앞에서 막막한 분들에게 작은 길 잡이가 되어줄 수 있으면 좋겠다.


다음 편에서는 내가 겪었던 실제 미국취업 합격 면접 프로세스와 이를 준비했던 과정을 좀 더 자세하게 소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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