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

by 온지엽

정신과라는 곳은 미국의 알래스카나 괌 같은 곳이다. 알래스카와 괌은 미국땅이다. 마찬가지다. 정신과의 오른편 진료실은 나의 공간이다. 따라서 난 그곳으로 가면 누구도 나를 건들 수 없다.


다른 말로 하면 러시아 모스크바의 주 러시아 한국 대사관이나,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국 영사관 같은 개념이다. 비밀유지와 신변보호가 이루어진다. 이데올로기가 다르다고 해서, 내가 무엇을 배반했다고 해서, 내가 누추한 무수리라고 해서 내쫓지 않는다.

그곳은 대통령이 누구냐에 따라서 따뜻하게 받아줬다가 매몰차게 추방시키거나 하지 않는다. 일관성이 있다고 나는 믿고 있다. 일단은. 나는 내 모든 정보를 기꺼이 건네주며 조사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나는 망명에 성공할 것인가. 나는 안전한 선진국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인가. 나는 사형당할 것인가, 새로운 나라의 공기를 들이마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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