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갈

by 온지엽

나는 빵으로 치면 공갈빵이다. 그치만 안에 끈적끈적한 꿀은 없다. 영화 <방울 토마토>에서 할아버지는 손녀를 향해 꿀 떨어질라! 하며 손을 뻗었다. 하지만 공갈빵은 와그작와그작 씹혔다. 할애비는 화가 나서 어디 사기를 치냐는 둥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꼬맹이 손녀는 할아버지 여기 쓰여있잖아! 공갈빵! 하고 말한다. 똑순이 애기는 근데 배가 아파서 죽는다.

아무도 나 보고 10년 동안 방안에 있으라고 협박한 적이 없다. 나는 속이 텅- 비어버린 것 같다. 모든 걸 잃어버린 것 같다. 줄줄 흘릴 꿀도 없고, 와그작 씹힐 껍질도 없다. 나는 그저 공허하다.

매거진의 이전글결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