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에 있었던 건 아니죠?
폰을 개통하면서도, 8년만에 헌혈을 하면서도 상대가 물었다. 글쎄요, 저는 성장기에는 해외에 있었고, 외교관 여권을 들고 다녔어요. 하지만 스물 넘어서부터는 뒤주 안에 있었네요. 사실, 열 여섯 무렵부터 닭장이나, 소 도축장이나, 귀신 들려서 바람에 창틀이 덜컹거리는 고시원 안에 있었어요.
하지만 나는 안다. 해외, 아무나 가는 건 아니라는 걸. 나는 행운아였다는 걸.
- 아니요.
나는 대답했다. 근데 나는 어디에 있었던 걸까? 머릿속에 있었고, 인터넷 속에 있었고, 과거 속에 있었다. 청소년이 바로 어른이 되어버렸다. 시간을 자르고 바다를 넘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