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쇼생크 탈출> 감상문 - 1
1. 자아
나는 브룩스가 아니다. 나는 레드다. 그리고 나는 앤디로 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국종 교수의 방 안에도 쇼생크 탈출의 포스터가 걸려있다. 분단된 한반도 지도도 그려져 있다.
2. 트라우마
앤디는 반복적으로 강간을 당한다. 그건 <바나나 피쉬>의 애쉬도 마찬가지다. <프리즌 브레이크>의 마이클은 새끼 발가락이 잘려나간다. 근데도 무너지지 않는 그 회복탄력성이 시퍼렇다. 그 정신력은 타고나는 것일까, 재능의 영역일까.
3. 음악
<인생은 아름다워>에서도 확성기를 통해 공주님!이라고 크게 울렸지. 누구도 건들 수 없는 머리와 마음속에 모차르트를 튼다는 앤디는 음악을 사랑한다. 희망은 누구도 건들 수 없다고. 가사는 알아듣지 않는 편이 나았다. 그건 남자들을 자유롭게 했고 그 이탈리안 가사는 분명 아름다운 것이었다. 음악을 끄라는 교도관의 언포에 볼륨을 더 키우는 앤디의 눈에는 광기가 돌았다.
4. 길들여진다는 것
<어린 왕자>에서의 여우는 길들여진다는 게 좋다는 식으로 말했다. <쇼생크 탈출>에서의 길들여짐은 공포다. 그건 인생을 앗아가는 것이다. 사회가 선심 써서 내어준 일자리에서의 부적응이다. 미움받는 것이고, 새들에게 모이를 주는 외로움이다.
5. 희망
앤디, 너 자신을 고문하지 마. 근데 그건 고문인가? 앤디는 결국 탈출했다. 비리를 폭로했다. 쏟아지는 비를 맨살로 맞았다. 그건 약 20년 전 교도소에 처음 들어서고 맨몸으로 물대포를 맞던 것과는 달랐다. 앤디는 과묵한 사람이었다. 자신의 아내를 사랑했지만 표현 방법을 모르는 남자였다. 죄책감을 가진 죄수 아닌 죄수였다. 마침내 자유를 맞은 승리자였다.
이국종 교수는 '네가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구나' 하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 것을. 하지만 온갖 것들이 빠져나간 판도라의 상자에는 희망이 남아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