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늘, 구름, 노을, 은하수, 달, 별을
좋아하는 또 한 가지 이유는 시간이 얼마나
흐르든, 항상 변함없이 늘 그 자리에 존재
하는 것만으로 아름답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누군가가 죽었다는 직접적인 말보다
하늘로 갔다, 별이 되었다는 표현으로 대신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정말 별이 되어 나를 같은 자리에서
항상 지켜보고 있다, 하늘을 올려다보기만
하면 볼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 친구를 보낸
슬픔이 조금은 위로가 돼요.
난 누군가를 잃은 사람에게 위로한답시고
내뱉는 말 중에 “산 사람을 살아야지” 라는
말을 가장 싫어해요.
맞는 말이라고 다 뱉을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 말은 그 사람이 괜찮아졌을 때나 할 수 있는
말이지, 아직 슬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사람에게 할 수 있는 말은 아니죠.
그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지만, 그나마 힘이
되었던 말은 “단지 이 땅에서 살다가 자리만 살짝
옮겨서 저 하늘로 간 거야, 사라진 것이 아니라,
별이 되어 저 위에서 늘 너를 지켜보고 있을 거야,
그러니 조금만 슬퍼하고 잊지 말고 기억해주자”
라는 말이었어요.
어떤 사람은 그게 뭐 대수라고, 그딴 말이 뭐가
도움이 되냐고, 굳이 왜 그래야 하냐고 하겠죠.
예전엔 이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나쁘고, 이해가
안 되고, 상처만 받아서 잊혀지지가 않았어요.
지금은 그저 “아, 저 사람은 이것밖에 안 되는
사람이구나, 인성이 밑바닥이구나, 소중히 여겨야
할 사람에게 그렇게밖에 말을 할 줄 모르는구나,
공감 능력도 바닥이지만 지능도 바닥이구나,
저 사람은 점점 곁에 아무도 남지 않을 텐데,
정말 필요한 순간에는 다 떠나고 없을 텐데,
참, 불쌍하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그래, 당신들은 평생 그렇게 살아요.
나중에 후회하더라도, 아니 지금 당장
후회하더라도 이미 늦었거든요.
<겨울 행 - 나태주>
열 살에 아름답던 노을이
마흔 살 되어 또다시 아름답다
호젓함이란 참으로
소중한 것이란 걸 알게 되리라
들판 위에 추운 나무와 집들의 마을,
마을 위에 산, 산 위에 하늘,
죽은 자들은 하늘로 가
구름이 되고 언 별빛이 되지만
산 자들은 마을로 가
따뜻한 등불이 되는 걸 보리라
<겨울잠 - 아이유>
때 이른 봄 몇 송이 꺾어다
너의 방문 앞에 두었어
긴 잠 실컷 자고 나오면
그때쯤엔 예쁘게 피어 있겠다
별 띄운 여름 한 컵 따라다
너의 머리맡에 두었어
금세 다 녹아버릴 텐데
너는 아직 혼자 쉬고 싶은가 봐
너 없이 보는 첫봄이 여름이
괜히 왜 이렇게 예쁘니
다 가기 전에 널 보여줘야 하는데
음 꼭 봐야 하는데
내게 기대어 조각 잠을 자던
그 모습 그대로 잠들었구나
무슨 꿈을 꾸니
깨어나면 이야기해 줄 거지
언제나의 아침처럼 음
빼곡한 가을 한 장 접어다
너의 우체통에 넣었어
가장 좋았던 문장 아래 밑줄 그어
나 만나면 읽어줄래
새하얀 겨울 한숨 속에다
나의 혼잣말을 담았어
줄곧 잘 참아내다가도
가끔은 철없이 보고 싶어
새삼 차가운 연말의 공기가
뼈 틈 사이사이 시려와
움츠려 있을 너의 그 마른 어깨를
꼭 안아줘야 하는데
내게 기대어 조각 잠을 자던
그 모습 그대로 잘 들었구나
무슨 꿈을 꾸니
깨어나면 이야기해 줄 거지
언제나의 아침처럼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