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화

내 힘들다 <-> 다들 힘내

by 제나랑


[다음날]


[14:05]

지안의 매니저 찬은 미리 와서 소파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고, 지안은 드레스룸과 욕실 사이에 있는 파우더룸에 있다.

출근 준비를 하던 중 갑작스러운 복통과 요통에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처방 받은 진통제를 모두 주방에 두어 찬이 알게 될까봐 가지도 못하고 고통을 참아내느라 출발이 늦어졌던 것이다.

10분 남짓한 시간이 지나자 고통이 점차 사라져 겨우 출근 준비를 마치고 나오는 지안

“미안~ 늦었지?”

“아니에요. 아직 여유 있어요~ 지금 출발하시면 되요. 근데 시간 약속 칼 같으신 분이…어디 아프세요?”

“아니야~ 빨리 가자~”

찬이 가져온 회사 차량 스타리아를 타고 언주역 근처에 있는 소속사 [Awesome8] 사옥에 도착했고

입구에 내린 지안은 사옥 안으로 들어간다.

사옥 외관은 모서리가 곡선인 큐브가 엇갈린 형태를 이루고 있는 독특하고 세련된 디자인이며,

지하 3층부터 지하 5층 규모의 건물로, 지하 2,3층은 주차장, 지하 1층은 무대 세트도 설치할 수 있도록

비워둔 넓은 어썸홀, 1층은 안내데스크와 편의점이 있는 로비, 2층엔 구내식당과 베이커리 카페가 있으며,

3층엔 강의실, 연습실, 휴게실, 4층엔 회의실, 세미나실, 스튜디오 그리고 휴게실이 있고,

5층엔 CEO실, 직원 사무실, 직원 휴게실, 옥상엔 실내 카페테리아와 야외 테라스가 있다.

지안은 4층 세미나실로 바로 향한다.

세미나실 안엔 인터뷰를 약속한 패션잡지 [마리엘르] 기자와 포토그래퍼가 기다리고 있었다.

지안이 세미나실 안으로 들어오자 반갑게 맞이했고 기자는 명함을 내밀었다.

찬은 카페에 들러 세 사람이 마실 커피를 가져다 주고 다시 나간다.

“아, 안녕하세요~ 마리엘르 기자 김영경 입니다.”

“안녕하세요. 이거 드시면서 하시죠.”

“네. 감사합니다. 잘 마실게요.”

기자는 근황 얘기로 인터뷰를 시작했고, 포토그래퍼는 인터뷰하는 지안의 모습을 다양한 각도로 찍는다.

“지안씨, 올해가 데뷔 19주년이고 내년에 데뷔 20주년이신데 준비하고 있는 이벤트가 있나요?”

“벌써 20주년이라니, 아직 실감이 안 나네요. 구체적으로 계획한 건 없는데 하고 싶은 게 많긴 해요.

오늘 대표님이랑 좀 긴 대화를 해야 되겠네요.“

“2005년도 17살의 나이에 이상봉 디자이너 선생님의 패션쇼로 데뷔 하셨는데, 원래 꿈이 모델이셨나요?”

“모델이 꿈이긴 했지만 어떻게 해야할 지 몰랐어요. 지하철역에서 친구를 기다리고 있는데 한 분이 다가오더라구요.

후광 때문에 누군지 몰랐는데 알고 보니까 차승원 선배님이셨어요. 명함 하나를 주시면서 꼭 가보라고 하고,

그냥 지나쳐 가셨어요. 천사인 줄 알았어요. 명함은 모델 아카데미 원장님 명함이어서 다음날 바로 갔죠.

그 해 F/W 패션쇼로 그렇게 데뷔했어요. 그 패션쇼에서도 차승원 선배님과 한 무대에 섰는데 꿈 꾸는 거 같았고,

그 때부터 저의 롤모델은 선배님이셨어요.“

“첫 데뷔 패션쇼 이후로 차승원 선배님 뵌 적 있나요?”

“그 후로도 패션쇼에서 여러번 뵀죠. 가끔 아카데미 오셔서 조언도 해주시고 패션위크 때 만나면 저희 밥도 사주시고”

“지금 지안씨가 롤모델인 후배들에게 어떤 선배로 남고 싶나요?”

“차승원 선배님 같은 선배라고 하면 욕심이 과한 거 같구요. 그저 기억 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죠.”

“너무 겸손하신 거 아닌가요?^^ 지금은 모델로서의 지안씨 보다는 라디오 DJ로서의 지안씨를 더 자주 볼 수 있는데,

앞으로 어떤 모습의 지안씨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글쎄요. 어떻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10대, 20대를 매년 새로운 목표를 향해 냅다 달리기만 해서

30대부터는 그냥 목표없이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내일 죽어도 미련이 남지 않게요.“

“와우~ 뭔가 지안씨라서 납득이 되는 말이네요.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활동 했던 결과물을 모니터링도 하시나요?”

“보통 모델들은 가수들이나 배우들처럼 영상으로 작품이 남지 않기 때문에 화보 찍었던 포토폴리오가 전부일 텐데,

저는 운이 좋게 데뷔와 동시에 지금 회사랑 계약하게 돼서 회사에서 저의 모든 활동을 영상으로 찍어줬어요.

그래서 가끔 찾아볼 때도 있어요.“

“어떤 분들은 데뷔초 때 모습을 민망해서 보기 싫어하기도 하시는데 지안씨는 어때요?”

“처음엔 민망하죠. 근데 그 민망함을 견뎌야 성장하더라구요. 내가 선 무대를 다시 볼 수 있는 모델이 몇 명이나

되겠어요. 워킹은 어떤지, 포즈는 어떤지, 표정은 어떤지 분석할 수 있잖아요.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모델이 될까,

고민할 수 있잖아요. 계속 모니터링 하다보니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아요.“

“어쩌면 그 과정들이 지안씨를 그 위치로 데려다 준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드네요. 만약 지금 타인머신을 타고

데뷔초 때의 차지안을 만난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요?“

“사실 타인머신 관련 질문 받을 때마다 과거로는 가고 싶지 않다고 했었는데, 만약 17살의 차지안을 만난다면,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너무 죽기 살기로까지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몰론 노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거고 지금의 위치에는 오르지 못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내 몸을 혹사시키고 갈아 먹으면서까지 자신을

몰아치지 않았으면 해요. 내가 선택한 길이었고, 내가 바라던 일이었지만 너무 치열하게 살아서 힘들었거든요.“

“17살의 차지안이 그 조언을 따를까요?”

“아니요, 안 듣겠죠 ㅋ 하고자 하는 일은 될 때까지 하는 성격이라 자신이 믿는 대로 노력하겠죠.”

“그런 차지안이라서 지금의 차지안이 있는 거죠.”

“맞아요. 악착같이 했으니까 지금의 내가 된 거죠. 과거를 부정하는 건 아니에요. 어떤 일이든 이유, 노력, 결과가

모두 하나로 연결 된다고 믿으니까요. 어떤 이유를 가지고 어떻게 노력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죠.

그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내가 바라던 일은 이루어지지 않아요.“

“어떤 인생이든 각자의 선택에 얼마나 최선이었느냐가 중요한 거죠.”

“가끔은 아직 35년 밖에 살지 않았다는 생각에 놀라곤 해요. 데뷔 후 19년을 너무 바쁘게 살다 보니 채감 상으론

한 마흔 중반은 된 것 같거든요.“

“시간의 밀도를 보면 그럴지도 모르죠.”

“내년이면 곧 20주년이 된다는 사실도 안 믿겨요. 너무 빨리 지나갔거든요. 여유있게 20주년을 맞이한다기보다

살다 보니 벌써 20주년이 코 앞이네, 이런 느낌에 가까워요.“

“수많은 아티스트들의 인터뷰를 하면서 반드시 그 전에 상대의 커리어에 대해 찾아보고 오는데, 지안씨의 자료는

또래 모델보다 4~5배는 길고, 또 꽉 찬 느낌이라 시간이 꽤 많이 걸렸어요.“

“한창 모델 일로 바빴던 10대, 20대 때는 어리다는 이유로 무시 당하는 상황에서 벗어 나고 싶어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고, 어른이라는 착각 속에 살았다면, 30대가 돼서야 현실로 어른이 된 것 같아요. 내 힘으로 당당히

누릴 것들이 많아졌고, 여유도 있고, 친구도 있고, 경제력도 10대 때에 비하면 나아졌으니까요.

가끔 대선배님들을 만나면 ‘가슴 떨릴 때 놀아야지, 다리 떨릴 때는 놀기 힘들다’ 라는 말씀을 하시거든요.

어릴 땐 그 말이 이해가 안 됐는데 지금은 알 거 같아요. 열심히 즐겨야죠. 하지만 30대의 시간은 너무 빨리

지나가네요.“

“어떤 인터뷰에서 라디오 DJ가 되고 나서 찾아온 변화를 묻는 질문에 ‘10대에는 시키는 거 열심히 하기 바빴고,


20대는 하고 싶은 걸 찾기 바빴고, 30대는 잘하는 걸 어떻게 더 잘하게 보일까 고민한다‘ 라고

하셨었는데 지금도 같은 생각인가요?“

“네. 10대에는 무작정 그냥 열심히 했어요. 20대가 되고나선 성인이니까 이것 저것 즐기고 싶었는데,

막상 뭘 할지 모르겠더라구요. 그래서 또 일을 열심히 했죠. 그때는 어른이 뭔지 배워가는 시기였어요.

30대는 일과 삶을 컨트롤 할 수 있게 되죠. 낮에는 제 간간이 모델 일도 하고, 개인 시간도 갖고,

밤에는 라디오 하고...꽤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는 거 같아요.“

“주로 쉴 때는 뭐 하면서 쉬세요?”

“등산도 하고, 절에서 기도도 하고, 그림도 그려요. 말하고 보니 다 혼자 하는 것들이네요 ㅋ

가끔 친구들 만나서 밥 먹기도 하고, 술 마시기도 해요 ㅋ“

“폐쇄공포증이 있다는 말이 있던데 맞나요?”

“네. 뉴욕에서 활동할 때 제가 살던 곳이 되게 낡고 오래된 아파트였는데 엘리베이터에 3시간동안 갇힌 적이

있어요. 그 때부터 폐쇄공포증이 생겨서 지금 사는 집 엘리베이터 탈 때도 심호흡 하면서 타요.“

“그래도 극복하신 듯한데 같은 공포증을 겪는 분들에게 팁 같은 게 있을까요?”

“제가 감히 어떤 조언을 드릴 수 있을까요. 힘든 사람에게 힘내라는 말은 무책임한 것 같아요. 낼 힘이 없는데

어떻게 더 애를 쓰라는 걸까요. 개인마다 슬픔과 어려움이 다른데 내가 헤아릴 수 있을까요? 무슨 말을 해줄지

몰라서 오히려 힘내라는 말로 무마하는 건 아닐까요? 제가 힘들 때 누군가는 위로라는 명목으로 힘내라고 하는데

전혀 힘이 되거나 위로가 되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전 누군가가 힘든데 조언 좀 해달라고 하시면 잘 못하겠어요.“

“그럼 후배가 조언을 구하면 무슨 말을 해주시나요?”

“모델쪽 시스템을 어느 정도 알고 있으니 해줄 얘기가 있을 순 있겠죠. 하지만 그 또한 정답은 아니에요.

무조건 선배라고 다 알진 않잖아요. 근데 후배들의 고민을 듣다보면 제가 그 나이 때 했던 고민들과 비슷하더라구요.

내가 지금 왜 이런 상태인지 논리적으로 얘기하지 않으면 징징거린다고 치부해 버리니까요. 사실 저도 그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사람인데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아이로 대하면서 모델로서 런웨이 위에서는 완벽하기를 바라는

그 모순이 가장 싫었어요. 내가 모델로서 활동하려면 어른과 이성적으로 대화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죠.

그래서 애늙은이라는 소리도 많이 들었어요. 물론 어른들과 부딪치는 것이 벅찼죠. 그걸 제가 제일 잘 아니까

같은 고민을 하는 후배들한테 항상 내 생각을 정리해서 임팩트 있게 전달하는 연습을 하라고 해요.

워킹, 포즈 등 뭐 이런 조언을 바라지만 그건 자신만의 시그니처인 거고, 그런 건 이미 전공과 교수님이나

아카데미에서 다 배우잖아요.“

“그럼 라디오를 진행 하시면서 언제 가장 보람을 느끼세요?”

“같은 맥락일 수도 있겠는데, 가끔 사연 보내시는 분들이 제 라디오를 들으면서 퇴근하면 일에 치였던 마음이

싹 녹는다고 하시거나 위로를 많이 받는다, 힘이 많이 된다고 하시면 보람도 느끼고 저 또한 힘이 되더라구요.“

“저도 지안씨 라디오 들으면서 위로 받는 사람 중 하나에요~ 이제 우리 자리 좀 이동해서 다시 진행 할까요?”

“네. 그러시죠. 옆에 스튜디오로 갈까요?”

“네~”

세 사람은 세미나실을 나와 바로 앞 스튜디오로 향한다.

스튜디오는 세미나실 보다 채광이 좋다.

<누군가가 힘들고 지쳤을 때, 주변 사람들은 종종 그 사람을 격려해 주기 위해 이렇게 말한다.

‘거의 다 왔어! 조금만 더 힘내자! 원래 젊을 때는 사서 고생하는 거야.’

아마 그들은 달릴 힘이 더 이상 없는 사람이라도 물을 마시면 더 달릴 수 있다는 긍정적인 기대감을 품고 그런 말을 건넸을 것이다.

물론, 정해진 목적지가 있는 상황이라면 조금만 더 달리라는 말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매번 명확한 목적지가 있지 않고, 동화처럼 조금 더 노력한다고 행복한 결말에 다다르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사람들이 하는 ‘힘내’라는 말에 반응하지 않아도 된다.

조언을 건네는 것은 그 사람의 자유지만, 그 말에 따를지 말지 결정하는 것은 듣는 사람의 자유다.

진심으로 힘들고 지친 사람에게 힘과 위로가 되어 주고 싶다면 그저 말없이 곁에 있으면 된다.

그 사람이 당신에게 손을 내밀었을 때, 그 손을 주저없이 잡아주고 안아주면 그걸로 충분하다.

그 사람의 눈물을 외면하지 않는 것, 괜찮다는 말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것…

우리가 그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건 그것 뿐이다.>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며서 줄기는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내가 만약 촛불을 밝히지 않는다면 - 나짐 히크메트]

내가 만약 촛불을 밝히지 않는다면,

당신이 만약 촛불을 켜지 않는다면,

우리가 만약 촛불을 밝히지 않는다면,

이 어두움을 어떻게 밝힐 수 있는가?

[찬란 - 이병률]

겨우내 아무 일 없던 화분에서 잎이 나니 찬란하다

흙이 감정을 참지 못하니 찬란하다

감자에서 난 싹을 화분에 옮겨 심으며

손끝에서 종이 넘기는 소리를 듣는 것도

오래도록 내 뼈에 방들이 우는 소리 재우는 일도 찬란이다

살고자 하는 일이 찬란이었으므로

의자에 먼지 앉는 일이 더 찬란이리

찬란하지 않으면 모두 뒤처지고

광장에서 멀어지리

지난밤 남쪽의 바다를 생각하던 중에

등을 켜려다 전구가 나갔고

검푸른 어둠이 굽이쳤으나

생각만으로 겨울을 불렀으니 찬란이다

실로 이기고 지는 깐깐한 생명들이 뿌리까지 피곤한 것도

햇빛의 가랑이 사이로 북회귀선과 남회귀선이 만나는 것도

무시무시한 찬란이다

찬란이 아니면 다 그만이다

죽음 앞에서 모든 목숨은

찬란의 끝에서 걸쇠를 건져 올려 마음에 걸 것이니

지금껏으로도 많이 살았다 싶은 것은 찬란을 배웠기 때문

그러고도 겨우 일 년을 조금 넘게 살았다는 기분이 드는 것도

다 찬란이다

[낙화 - 조지훈]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이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는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어하노니

꼿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젊은 시인에게 주는 충고 - 라이너 릴케]

마음속의 풀리지 않는 모든 문제들에 대하여

인내를 가져라

문제 그 자체를 사랑하라

지금 당장 해답을 얻으려 하지 말라

그건 지금 당장 주어질 순 없으니까

중요한 건

모든 것을 살아 보는 일이다

지금 그 문제들을 살라

그러면 언젠가 먼 미래에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 줄 테니까

[갈대 - 신경림]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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