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마음 토닥

[나에게 쓰는 편지]

by 제나랑


감기에 걸리고 난 후에 맞는

예방주사는 아무런 소용이 없어요.

마음이 아파서 힘든 사람에게

같잖은 충고는 예방주사 같은 거예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냥 몸도, 마음도 쉬어요.

밤이 지나고 아침이 올 때까지,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올 때까지……

지금은 그저 내가 나를 토닥여 줄 시기인 것뿐이에요.

그저 내가 내 마음을 다독여 줄 시기인 것뿐이에요.

<나에게 쓰는 편지 - 신해철>

난 잃어버린 나를 만나고 싶어

모두 잠든 후에 나에게 편지를 쓰네

내 마음 깊이 초라한 모습으로

힘없이 서 있는 나를 안아주고 싶어

난 약해질 때마다 나에게 말을 하지

넌 아직도 너의 길을 두려워하고 있니

나의 대답은 이젠 아냐

언제부턴가 세상은 점점 빨리 변해만 가네

나의 마음도 조급해지지만

우리가 찾는 소중함들은 항상 변하지 않아

가까운 곳에서 우릴 기다릴 뿐

이제 나의 친구들은 더 이상 우리가 사랑했던

동화 속의 주인공들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고희의 불꽃 같은 삶도, 니체의 상처 입은 분노도

스스로의 현실엔 더 이상 도움 될 것이 없다 말한다

전망 좋은 직장과 가족 안에서의 안정과

은행 구좌의 잔고 액수가 모든 가치의 척도인가

돈, 큰 집, 빠른 차, 여자, 명성, 사회적 지위

그런 것들에 과연 우리의 행복이 있을까

나만 혼자 뒤떨어져 다른 곳으로 가는 걸까

가끔식은 불안한 맘도 없진 않지만

걱정스런 눈빛으로 날 바라보는 친구여,

우린 결국 같은 곳으로 가고 있는데

때로는 내 마음을 남에게 감춰왔지

난 슬플 땐 그냥 맘껏 소리 내 울고 싶어

나는 조금도 강하지 않아

언제부턴가 세상은 점점 빨리 변해만 가네

나의 마음도 조급해지지만

우리가 찾는 소중함들은 항상 변하지 않아

가까운 곳에서 우릴 기다릴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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