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상대성 이론 알아요?

대답 대신 샀던 책,『내 생애 한 번은 상대성이론 이해하기』

by 미라지

2014년 영화『인터스텔라』가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우리나라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과학교육용 영화'로 보여주는 바람에 흥행에 성공했다는 우스개가 있었어요. 초등학생 아이와 관람하기에는 러닝타임이 길어 집에서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다음 해 개봉한 『마션』은 두 아이와 영화관에서 봤습니다. 화면에 펼쳐지는 광활한 화성 풍경에 격세지감을 느꼈습니다. '나 어릴 때 봤던 『 E.T.』와는 차원이 다르잖아! 스윙 바이, 실화냐? 이러다 진짜 화성 이주하는 거 아니야?' 하고요. 제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제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무엇일 듯했습니다.


아이는 우주를 좋아합니다. 로켓이란 그리도 매력적일까요. 우주선 아폴로를 다룬 영화를 열심히 보더니, 탄광촌 고교생들이 로켓을 쏘아 올리는 영화 『옥토버 스카이』가 가장 좋았다 하더군요. 로켓 시뮬레이션 게임을 즐기고『우주의 발견』같은 책도 찾아 읽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제게 물었습니다. "엄마는 상대성 이론 알아요?"


고등학교 시절 공통과학을 배운 것으로 과학 공부를 마무리한 저에게는 "모른다"고밖에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었습니다. 얼마 전 공부 삼아 『파인만의 여섯 가지 물리 이야기』와 『호킹의 빅 퀘스천에 대한 간결한 대답』을 읽어 보았지만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음을 고백합니다. 아이도 모르긴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쉽게 쓰인 책을 읽어본들 안갯속을 걷는 듯한 기분이었을 겁니다. 이과 고교생들이 배운다는 상대성 이론을 이해하긴 어렵겠지요.


내 생애 한 번이라도 상대성이론을 이해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 『내 생애 한 번은 상대성이론 이해하기』(인간희극) 란 책을 발견했을 때의 놀라움이란! 스티븐 호킹의 수제자인 크리스토프 갈파르가 썼다는 이 책을 읽어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70페이지밖에 안 되는 데다가 E=MC² 빼고는 수식 하나 없어 고마웠습니다. 학교 다니며 혹은 졸업 후 들어본 이런저런 인명이 나오더군요. 양자역학이 발견된 과정에 이어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 일반상대성 이론을 설명합니다. 읽는 동안은 알 듯했지만...... 한 단락만 아래에 베껴 두겠습니다. 저는 어렵더라도, 제 아이가 생애 한 번은 상대성 이론을 이해하길 바랍니다.


미래 인류의 기억 저장소에는 시간과 공간이 하나라는 개념, 즉 시공간의 개념이 들어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빛이 진공에서 항상 같은 속도로 움직인다는 개념, 어느 무엇도 빛의 속도보다 빨리 이동할 수 없다는 개념,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모든 것에 동일한 자연법칙이 적용된다는 개념, 거리와 시간은 보편적이지 않으며 관측자에 따라 그 값이 다르다는 개념 말이다.

『내 생애 한 번은 상대성이론 이해하기』,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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