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 이태리 여행기

낯선 곳에서 평범한 생활하기

by 안개꽃

20일 수요일: 오늘은 비가 하루 종일 온다고 아침에 눈뜨자마자 비오기 전에 산책을 해야 한다며 8시에 세수도 안 하고 옷만 챙겨 입고 나왔다.

빨래를 챙겨서 드랍해주면 된다는 데를 찾아왔는데 셀프였다. 가격도 세제까지 합쳐 8유로 정도였다. 빨래를 하네마네 실랑이를 벌이다 결국 하기로 하고 나왔다.

터미널이 가까워서 구경 갔는데 사람들이 무지 많았다. 근데 어제 무리한 다리가 아직도 아프고 이젠 배도 고프고 세수도 안 했는데 해도 나오는 것 같고 으... 짜증이 좀 난다. 길가에 베이커리 가게에서 사 먹은 빵은 맛도 없어 버렸다.


승질 나서 지금 성훈이한테 계속 툴툴 데는 중이다.

지금은 다시 빨래방에 와 빨래를 드라이어에 넣고 기다리는 중이다.


이날은 호텔로 돌아와서 늦은 아침을 먹고 낮잠 4시간을 잔 후 조금 화해 모드로 돌아갔다.

낮잠 자기 전 어제는 아빠 어디 가도 하나 봤다. 여행 와 처음 본 텔레비전 프로그램 이였다. 트립어드바이저에서 맛있는 레스토랑을 찾아 트레비 분수 근처로 갔다.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어젠 하루 종일 비가 왔는데도 분수 근처에 사람들이 꽤 있었다. 식당은 예약을 안 해 줄 서서 15분 정도 기다렸다. 인기 있는 식당이 맞는 것 같았다. 테이블을 받아 앉고 보니 옆에 한국 커플이 피자를 먹고 있었다. 난 말을 걸어보고 싶었는데 우선 성훈이한테 말을 걸어보라고 신호를 보냈다. 근데 성훈이가 계속 머뭇거리는 사이 그 사람들이 음식을 거의 다 먹어가는 바람에 결국 내가 말을 걸어 대화를 했다. 내가 용기 내어 말은 잘 걸었지만 그렇다고 딱히 대화 내용이 좋았다거나 하진 않은 것 같아 뭐 잘난척하긴 어려울 것 같다. 한국에서 신혼여행 왔냐는 진부한 내 질문에 ㅋ, 그 커플은 30대 초반으로 보이는데 결혼 5년인가 7년 차인데 여행 온 거라고 했다. 그 뒤로는 별다른 대화는 없었으나, 작은 식당 안에 테이블이 너무 가까이 붙어 있어, 우리 두 커플은 말을 하지 않고 조용히 있었던 거 같다. 그 커플이 먼저 계산하고 나간 뒤에 얘기를 좀 편하게 했다.


밥 먹은 후 다시 걸어서 집으로 돌아와 내일부턴 다시 러블리하게 지내자고 화해를 하고 금방 잠이 들었다.

20130320_134834.jpg 아침부터 동네 한바퀴 산책 하면서 가게된 콜로세움


20130320_211152.jpg 유명한 레스토랑. 작지만 손님이 줄을 서서 기다렸던 곳.




21일 목요일: 어제 잘 쉰 덕분에 오늘은 아침에 여유롭게 일어나 나갈 준비를 했다. 성훈이는 아침에 40분 정도 짐에 가서 뛰고 왔다.


아침 먹고 터미널로 가 로마패스를 샀다. 30유로씩 해서 60유로 냈다. 오늘은 바티칸에 먼저 갔다. 베드로 성당 돔에 올라가 로마를 내려다보며 사진과 동영상을 찍었다. 아 근데 바티칸 안에 있는 성당 하고 뮤지엄은 성당은 5유로 뮤지엄은 16유로 씩이나했다. 유로패스로 될 줄 알았는데 아니어서 헐.. 돈 좀 들어갔다. 아무래도 바티칸 이여서 그런 것 같다.


성당은 피렌체보다 훨씬 더 화려했다. 그리고 좀 무거운 기운도 맴돌았다. 우리가 같은 예수님, 하나님을 믿는데 왠지 다른 종교 같은 느낌이었다. 예수님 제자 베드로의 무덤이 이 성당에 있다는데 그래도 왠지 내거가 아닌 것 같은 낯선 느낌이었다. 원래는 한 뿌리였는데 그 멋있는 광장에서 기독교인들을 그리 죽였었다니.. 끔찍했다. 아무튼 그래도 그 웅장함과 아름다움은 전 세계인들이 찾아올 만하다고 생각했다.


뮤지엄은 미켈란젤로 그림을 보러 간 이유가 가장 크다. 그다음은 라파엘 그림.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라는 조각상도 이 성당에 있는데 그렇게 유명한 걸 직접 보니 신기했다. 이번 이태리 여행은 유명한 작품들을 실물로 본 것이 참 많았다. 다시 돌아와 피에타는 지금 총알 방탄유리 안에 들어있었다. 뮤지엄에 있는 미켈라 젤로 그림이 있는 체플은 생각보다 작은 느낌이었다. 다른 곳은 사진이 허용됐는데 그곳은 그 작은 공간 안에 어찌나 많은 가드들이 있는지 계속 조용히 시키고 카메라는 꺼내 들지도 못하게 했다.


점심은 성당 나오고 뮤지엄 가기 전에 먹었는데 인도 사람들이 하는 이태리 음식점 이였다. 난 또 시푸드 리조또를 시켰는데 이번엔 크림소스였다. 양이 어제저녁에 먹은 집보다 많았고 맛도 나름 있었다. 분위기나 서비스는 어제가 더 좋았다. 와이파이를 쓰는데 비밀번호가 엄청 길고 대문자 소문자도 섞여있어서, 이걸 공짜로 쓰라는 건지 쓰지 말라는 건지,, 한 3번 시도 끝에 성공했다.


오늘 저녁은 전철 타고 트레비 근처로 와서 분수 앞에 한참 앉아 있다가 동네 피자집에서 피자 슬라이스 하나를 나눠 먹었다. 여기 와서 매일 두 끼를 외식하려니 돈이 만만치 않게 든다. 오늘은 일찍 마무리하고 내일 아침 새벽에 팬띠온에 가보기로 했다. 일찍 일어날 수 있을지 모르지만...ㅋ

20130321_121839.jpg 바티칸. 새로운 교황님 취임식이 하루 전날에 있었어서, 의자가 많이 나와 있는 모습이다.


20130321_123850.jpg 바티칸 성당 내부 모습. 정말 웅장하다.


20130321_134241_LLS.jpg 총맞은 적이 있어, 지금은 방탄 유리 안에 들어가 있는 피에타..


20130321_125620.jpg 바티칸. 성당 뒤쪽으로 보이는 정원 모습. 높은 성벽에 둘러 싸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