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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개꽃 Jan 01. 2022

세줄 일기 2021-365 (긴 글)

2021년 마지막 날이다. 세줄 일기를 시작하고 세줄만 쓴 건 시작한 첫날뿐인 것 같다. 새로운 습관을 자리 잡게 하려면 내가 그 행동을 하는 게 무조건 쉬워야 한다는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 배운 대로 아주 작게 시작해 본 것이다. 처음엔 세줄 일기라고 했으니 세줄만 써야 하는 거 아닌가 하고 혼자 괴로워하다 금방 포기했다. 매일 쓰는 습관을 들이려 그런 거지 세줄만 쓰려고 만든 건 아니니깐. 이라며 세줄 일기라는 타이틀을 어정쩡하게 킵하면서 '매일' 세줄 이상 쓰는 중이다.


한 해 다른 여느 날과 다름없이 우리 가족 4명이 다 같이 집에서 올해의 마지막 날을 보내고 있다. 오늘이 한 해의 시작인지 중간인지 마지막 인지 차이가 별로 없다.


마지막 날이니 한 해를 돌아보게 된다.

매해 인생을 걸고 담판 짓는듯한 결정을 하는 중이다.

2020년 작년엔 4,000km 떨어진 곳으로 이사를 결심했고,

2021년 초엔 남편과 함께 휴직이 아닌 퇴사를 결심했다.

2022년엔 언제가 될지 모르겠으나 사는 곳을 또 한 번 바꿀 계획이다. 여주에 30만 원 월세 계약은 이뤄지지 않았다. 요즘은 한국에 가게 된다면 제주도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 7년 만에 오는 딸내미가 한국 안에서 갈 수 있는 곳 중 가장 먼 곳으로 갈 생각이라고 하니 엄마는 서운해하시는 눈치다. 어딜 가도 캐나다 살 때보단 자주 만나지 않을까? 아직 언제가 될지도 모르는 일에 너무 신경 쓰지 마시라 했다.


오전에 남편과 넷플릭스에서 'Don't look up'이라는 영화를 봤다. 어찌나 현실적인지.. 지금 그런 행성이 지구로 날아오는 중이라 해도 그 영화처럼 스토리가 흘러간데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았다.

재밌게 봤다. 영화가 끝나고 한참을 얘기했다. 같은 책을 보거나 영화를 보면 다 읽고 그것에 대해 둘이 할 말이 많아진다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예전에 비해 요즘은 같은 책이나 영상을 소비하는 일이 많이 줄어들었다. 어린아이 둘과 살아가려면 뭘 같이 하려고 하기보단 시간 날 때 틈틈이 각자의 욕구를 알아서 해결해야 하기도 한다. 너무 좋은 건 그래서 두 번 볼 때도 있다 (안 본 사람에게 보여주려고 할 때 두 번 본다).


내년에 이루고 싶은 일들을 적어보고 2021년 브런치 마지막 글을 마쳐야겠다.


1. 아마존에 요리책 이북으로 출간하기: 더 이상 희망사항이라고 말하기도 민망하다.. 하하 요즘 많이 왔는데 한 60%? 이젠 정말 거의 다 왔다. 데드라인도 없고 쪼아데는 상사도 없으니 진도가 정말 느리다. 남편이 옆에서 한 번씩 그냥 속시원히 포기하는 건 어때?라고 한다. 그것도 옵션이라고.

최근까지 다듬어 둔 결과물을 보곤 그럴듯해 보인다면서 예전에 자기가 한 말은 취소라고 사과했다.


2. 제주도로 이사 가기: 이건 여러 가지 여건이 잘 맞아야 하므로 언제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비자 문제도 있고..

그래도 내년 가을쯤엔 갈 수 있기를 바란다.


3. 남편 책 내라고 닦달하기: 아무래도 이 길이 남편이 가야 할 길인 것 같다. 요즘 유튜브도 시작했지만, 그것보다 이게 더 먼저 인 것 같다. 영어로 쓰라고 할 생각이고 내가 기꺼이 프로젝트 매니저가 되어 데드라인 관리를 해 줄 생각이다. 무엇보다 공동 육아 환경인데 하루에 몇 시간은 책 쓸 시간을 주기 위해 독박 육아를 자처할 의향도 있다. 내가 독박 육아까지 할 예정이니 혹독한 결과물 관리에 들어갈 의지도 마련이 될 것이다.


4. 책 더 많이 읽기: 인터넷 사용량을 줄이고 패북, 인스타, 유튜브, 다음 기사보기 등 다 줄이고 책을 더 손에 들고 살았으면 좋겠다.


모두들 해피 뉴 이어입니다!

요즘은 브런치가 있어서 매일 글을 써서 올릴 공간이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제 글을 읽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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