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에 또 산에 다녀왔다

by 안개꽃

큰애가 주말에 배탈이 났었다. 한 이틀 죽도 좀 먹고, 집에서 쉬었더니 오늘 아침은 쌩쌩해 졌.으.나. 학교를 가지 않겠다고 떼를 쓴다. 일요일 밤부터 내일 학교 안 가겠다고 다짐을 혼자 하더니만 아침에도 꽤 단호하다.

그래서 아침에 학교를 보내지 않았다. 대신 아빠와 문제집을 오전 내내 몸을 베베 꼬면서 풀었다.

옆에서 내가 학교 가는 게 나을 뻔했지? 했는데, 아니란다. 그래도 집이 더 좋다고 한다.


오랜만에 주중에 학교도 안 가도 온 가족이 뭘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 유부초밥을 만들어 피크닉을 가자는 의견이 나왔다. 큰애가 문제집 풀 동안 3단 도시락에 다 준비해 놓으니 남편이 밖에 아직 추울 것 같다며 집에서 먹고 나가자 한다..ㅎㅎ (밖은 5도) 그래서 3단 도시락을 식탁에 펼쳐놓고 먹었다. 그래도 도시락 통에서 점심을 먹으니 평소보다 애들이 더 잘 먹는 것 같은 느낌이다.


작년에 두고 온 teapot이 잘 있나 확인도 할 겸, teapot trail에 가기로 했다.

도착해서 조금 올라가 보니 홍수에 흔적이 이곳에도 생생하게 남아 있었다. 쓰러진 나무들과 페인 산길을 보면서 아.. 우리가 두고 온 병은 이제 남아 있지 않겠구나 싶었다.


드디어 우리가 두고 온 장소에 도착했는데 역시나 없었다. 공원 관리자가 일 년에 두세 번 teapot들을 수거해 간다고 들었는데, 빗물에 쓸려간 건지 관리자가 수거해 간 건지 알 수가 없다.


거기까지만 확인하고 다시 산을 내려왔다.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다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기온은 영상인데 비가 계속 오니 으스스한 게 집이 더 춥게 느껴진다. 집에서 양말도 신고, 스웨터도 입고 간혹 미니 히터도 발밑에 틀어놓는다. 집안 온도를 높이면 뜨거운 바람이 나와 너무 건조해 지기 때문에 21.5도 정도를 유지하려 노력한다.


2월 1일이 되기 전에 장 보러 가지 않으려 냉장고 파먹기를 계속하는 중이다. 드디어 내일 2월 1일이 되니, 일주일치 장 볼 리스트를 만들어 뒀다. 애들 한테도 먹고 싶은 것 있으면 2월 1일 되면 사주겠다고 말해 놓아서 ㅎㅎ 간식들도 좀 사야 한다.


한국에 식구들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인사 메시지를 무심히 보냈다. 캐나다에 오래 살 수록, 이런 명절들이 점점 더 별 감흥이 없어지고 있는 느낌이다. 우선 명절은 빨간 날 이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게 가장 큰 이유일 것 같다. 그래도 내일 장 보러 가면 만두 재료를 사 와서 다 같이 만두를 해 먹을 예정이다. 이번엔 제대론 된 만두소를 만들어야지! 내일이 설날인데 저녁으로 떡만둣국을 해 먹으면 그래도 새해 기분이 좀 날 것 같기도 하다.


작년 여름에 두고온 teapot은 아니지만 큰애가 색칠하고 구운 병


오늘 다시 가보니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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