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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개꽃 Mar 18. 2022

매일 쓰고 싶었는데.. 3개월 만에 실패했다.

마지막 글은 3월 13일에 썼고, 오늘은 17일이다. 나흘이나 지났다. 매일매일 글을 써서 365개의 글을 올리는 게 올해 목표였는데.. 이젠 매일은 물 건너갔고, 어느 날 여러 개 올려서 365개를 이제부터 라도 맞춰 봐야겠다.


둘째가 4살이 되었고, 생일잔치와 생일선물 외에도 4살이 되니 해야 할 일이 있었는데 내가 잠시 까먹은 것은 바로 예방접종이었다.


내가 까먹고 있다는 걸 알았다는 듯이, 보건당국에서 전화가 걸려왔고, 모르는 번호로 오는 전화는 받지 않고 있기 때문에 나는 전화를 받지 못했고, 음성메시지를 받게 되었다. 그런데 메시지를 남긴 남자 직원은 매우 작고 피곤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듯 메모를 남겨서 나는 한 번에 알아듣지 못하고 두세 번 듣고 있었는데, 앞에서 딸아이가 '나?'라면서 본인 이름을 케치 해 내었다. 그제야 퍼즐이 맞추어지기 시작했다. 아, 둘째 앞으로 예방접종 예약하라고 온 전화였구나.


그렇게 해서 예약을 하고 토론토에서 지금껏 맞은 예방접종 리스트를 가지고 갔다. 토론토와 비씨주는 신생아 때부터 맞는 예방주사 순서가 다른 듯했다. 그렇게 해서 양쪽 팔에 주사 두 개씩 총 4개의 주사를 어제 맞고 왔다. 간호사 선생님은 아이가 울 것을 대비해 비눗방울을 쏘아주었고, 아이는 아픈 것도 잊고 연신 나오는 비눗방울을 보면서 좋아했다. 정말 친절하다 느꼈다.


또한 주사 놓기 전 나에게, 오늘 어떤 주사를 놓을건지 어떤 효과가 있고 어떤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는지, 부작용의 정도에 따라 어떤 대처를 하면 좋을지를 자세히 설명해 주는데 족히 10분은 넘게 걸렸던 듯하다. 이곳에서 20년을 넘게 살았어도, 처음 들어보는 각족 예방접종 주사는 매우 낯설게만 느껴진다.


그런 1/1,000,000의 확률로 나타날 수도 있다는 부작용이 우리 아이에게 일어나지 않길 바라면서 주사 맞는 것에 동의했다. 그리고 어제부터 지금까지의 경과로 보아 별다른 부작용은 다행히 없는 듯하고 팔 근육이 조금 아프다 하는 것 빼고는 평상시처럼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고 있다.


아이를 키우면서 만에 하나 어떤 일이 우리 아이에게 일어나면 어떡하지?라는 상상을 종종 하게 된다. 내가 한참 어렸을 땐, 아마 초등학생 때쯤, 그런 불안한 상상이 들어오면 끝도 없이 상상의 꼬리를 물고 머릿속을 헤매던 때가 있었던 듯하다. 그러다 점점 나이가 차게 되고, 내 마음을 어지럽히는 행동은 스스로도 하지 않으려 하게 되었고, 그리고 나에게 그런 기운을 주는 사람도 경계하다 보니 어느덧 터득한 것이 있다. 그건 바로 안 좋은 상상이 시작되면 그것을 감지하자마자 매우 적극적으로 그 생각을 끊어내고 다른 생각으로 바꾸는 행동이다. 상상도 적극적으로 하게 되면 현실이 될 수도 있음을 미세하게나마 이해하게 된 후로는, 안 좋은 상상은 최대한 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편이다. 그 안 좋은 상상이 상상으로 그치지 않고 내 현실이 되길 원치 않는다면 그런 생각을 끊어내는 건 생각보다 쉬울 수 있다.


안 좋은 상상은 접어두고, 다음 주부터 시작될 큰아이 2주간의 봄방학은 어떻게 보낼지 가족회의를 해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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