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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개꽃 Mar 25. 2022

드디어 휘슬러에 다녀왔다

비씨 주로 이사온지 일 년 반 만에 휘슬러에 다녀왔다. 우리 집에서 네비를 찍어보니 2시간 40분 걸린다고 나온다. 우리는 스키와 스노보드를 타지 못하기 때문에 당일치기로 다녀오기로 했다.


아침부터 비가 부슬부슬 온다. 가는 길 내내 비가 와 아이들에게 약속한 스노우튜빙을 탈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한 시간 거리의 한국식품을 갈 때도 몸을 베베꼬는 아이들인데 이렇게 멀리 갈 땐 확실한 보상이 있어야 했다.


스키는 못 타지만 그래도 산과 산을 연결해 주는 곤돌라는 타보고 싶었다. 하지만 안개가 너무 심해 아무것도 볼 수 없는 날씨 덕분에, 그 핑계를 대고 비싼 티켓 값은 다음에 지불하기로 했다.


아침을 먹고 출발했는데 도착하니 점심시간이었다. 검색해 보니 일본 라면집이 떠 그곳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알고 보니 맛집이었는지, 대기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우리도 명단에 이름을 적고 한참을 기다렸다. 한참의 기다림 끝에 들어간 우리는 닭튀김과, 스프링롤, 라면 두 그릇을 시켜 나눠 먹었다.


다 먹고 나니 오후 두 시 반. 다시 차를 타고 스노우튜빙하는 곳을 찾아 산을 구비구비 올라갔다. 한 시간을 탈건지, 두 시간을 탈건지 고민 끝에 한 시간만 타기로 했다. 아이들 옷은 스노우팬츠에 장갑에 모자까지 챙겨 와 놓곤, 정작 우리들은 새로 산 하얀 운동화 차림이었다. 우리도 장화를 챙겨 왔어야 했는데.. 매우 아쉬웠다. 결국 나중에는 신발도 젖고, 양말도 젖고 난리였지만 오랜만에 눈을 타고 내려오는 건 정말 재밌었다.


친절한 직원들이 아이들은 자기들이 내려 보내주겠다며, 우리더러 꼭대기까지 가서 어른용 코스로 내려오라고 한다. 정말 고마웠다. 다행히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우린 맘 놓고 어른 코스에 가서 제일 경사가 심한 언덕으로 내려왔다.


이렇게 6-7번 타니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역시 두 시간은 체력 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한 시간만 하길 잘했다고 생각하며 차로 돌아왔다. 돌아와 보니 둘째는 장갑, 바지, 속바지, 팬티, 양말까지 퐁당 젖어 이였다. 아이고.. 이렇게 젖어서 어떻게 놀았는지 모르겠다. 입고 있던 스노우펜츠가 방수가 잘 안 되는 옷 이었던 것 같다.


아이들과 멀리 다닐 땐 여분의 옷을 항상 챙기는데, 보통은 쓸 일이 없는데 오늘은 드디어 챙겨 온 옷들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속옷부터 양말까지 싹 갈아입히니 아이도 기분이 좋고 나도 마음이 편하다.


다시 휘슬러 빌라지로 내려와 박물관도 구경하고 상점들도 구경했다. 오랜만에 애들 옷도 하나씩 사주고, 먹고 싶다 조르는 아이스크림도 하나 사줬다. 남편이 자기가 MBA 학생 때 열심히 케이스 스터디하던 아이스크림 가게라며 괜히 반갑다면서 사진을 찍는 바람에 애들이 가게 안으로 들어가 버려서 어쩔 수 없이 사줬다.


아이스크림을 나눠먹고 차로 돌아와 집에 도착하니 밤 8시 반이었다. 아침 9시 반에 집에서 나가 하루 종일 잘 놀고 돌아왔다.


날이 좀 더 화창한 날에 꼭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다.


안개가 너무 심해 웅장한 산이 잘 안보여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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