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 미국 서부 2주 Road trip

드디어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요세미티 도착!

by 안개꽃

2017년 4월 30일 일: 체크아웃하고 아침을 사 먹었다. 뷔페였는데 맛있었다. 다시 출발해서 요세미티 중심에 도착해서 잠시 메인 관광을 즐기고 예약해둔 숙소로 출발했다. 빅토리라지인데 와워나 동네에 있었다. 1879년에 세워진 호텔인데 보존이 잘 되어 있었고 규모도 컸다. 식당 음식도 맛있었다. 여기서 점심. 저녁. 아침을 먹고 다시 요세미티 메인 숙소로 출발했다. 어제 여기서 5킬로 하이킹을 하고 오늘 아침엔 미니 폭포를 보러 짧은 하이킹도 했다. 그런데 지금 산 중간에 도로 공사로 인해 차가 한 40대는 정차해있다. 내가 운전 중인데 주차모드로 해두고 있다.

이번 숙소는 2 밤 예약이라니 총 4박 5일을 이 요세미티에서 보내게 됐다.

그런데 여기에 곰도 300-500마리 산다지, 마운틴 라이언도 있다지 하이킹하는데 좀 무섭기도 하다. 혼자 다니지 말라고 하고 만나거든 몸을 크게 만들고 돌을 던지란다. 하이킹 지팡이가 있으면 디펜스에 도움리 된다고 쓰여있다. 그리고 혹시 공격을 당하면 최대한 fight back 하란다.. 헐 이다. 다행이 여행중 곰이나, 마운틴 라이언은 마주치지 않았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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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방울을 모자에 담으며 산책하는 서은이. 5 km 걷는데 한 두시간은 걸린듯!


2017년 5월 1일 월: 오늘은 요세미티 빌라지 라지에 왔다. 주차대란이 있어서 주차하는데 20분 정도 소요됐다. 아무 데나 주차하고 나니 오늘 우리가 자는 곳과는 좀 거리가 있었다. 다행히 내일 우리가 잘 방하고는 가까웠다. 아직 비수기 라지만 이제 날씨가 좋아지고 있어, 이곳은 매우 바쁘다. 그래서 숙소도 이틀 연속 한방에서 안돼서 각각 다른 방에서 머물러야 했다.

오늘은 요세미티 폴스 로우 트레일에 갔다. 서은이는 어제오늘 똥을 못쌌다. 여행 중 역시 내 신경은 서은이가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는지에 많이 집중되어 있다. 유명 관광지라 그런지, 이곳엔 한국 사람들이 많다. 한국에서 온 관광객 버스들을 만날 수 있었다. 요세미티 메인 동네 안에 무료 셔틀버스가 있어 이걸 타고 마제스티 호텔에 갔다. 사진도 찍고 하려 했지만, 오늘 낮잠도 못 자고 똥도 못 싼 서은이 컨디션이 좋지 않아 그냥 휙 둘러보고 다시 셔틀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돌아와서 저녁을 푸드코트에서 와인과 맥주 한잔을 사 가지고 방으로 가져와서 먹었다.

서은인 그 뒤로도 푸푸를 실패하고 지금은 목욕 후 뻗어서 자고 있다.

처음으로 2주 동안 하는 여행이다 보니, 매일매일 뭐 했나 적지 않으면 어제는 어느 호텔에서 잤나 기억도 잘 안 나게 된다. 떠나오기 전 2주 로드 트립을 하자고 했을 때, 기대, 설렘보다는 걱정이 더 먼저 됐다. 우리가 잘할 수 있을까. 가다가 차가 망가지면? 사고라도 난다면? 서은이가 뭐라도 잘못 먹고 아프면? 별별 경우의 수를 떠올리면서 크리에이티브하게 걱정을 한 다발했었다. 나중에 성훈이가 우리가 갈 국립공원들의 사진과 동영상을 보여줘 보고 나니 걱정은 좀 줄고 기대감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서은이는 정말 착하게 잘 따라다녀줬다. 아픈 곳도 없었고, 목욕 후 팔에 있는 아토피가 간지럽다고 울었지만, 그건 집에서도 하던 거라, 크림 발라주면 금방 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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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C02831_1.JPG Mirror Lake


어제는 성훈이가 종이와 펜을 들고 자기가 집중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리스트를 적고 (한 15개는 되는 듯..) 여행 후 돌아가서 그것들을 어떻게 더 많이 할 수 있을지 나에게 협조를 요구했다. 물론 기분 좋게 대화가 끝나지 않았다. 중간에 이런 말도 했다, 둘째를 나를 위해 포기해주는 거니 (그런데 지금 우리 둘째 태어난지 4개월이다^^;) 본인이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요가를 좀 더 서포트해주면 안 되냐고.. 여행 중 큰 싸움을 하고 싶지 않았고, 난 좀 더 너그러운 마음으로 대처하고 싶으니 우선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그 리스트는 우리 여행 취지에 맞지 않으니 안 했으면 좋겠다고 했고, 최대한 서포트해주겠다고 나중에 말해줬다. 2주 여행하면서 한 번도 안 싸우는 게 이상한 거지.. 싶을 때쯤 이런 일이 있었다. 트레일을 5킬로 서은이와해서 힘들기도 했고, 성훈이 말이 머릿속에 맴돌아 어젯밤은 여행 온 후 처음으로 잠을 설쳤다. 어제부터 그래서 둘째 생각이 계속 맴돈다.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첫째는 멋모르고 했는데 하고 나니 엄청 이쁘고 둘도 없이 사랑스럽지만 엄마라는 타이틀은 여러모로 너무 힘들다. 아빠도 나 같을까? 싶은데 왠지 아닌 것 같아 한 명 더 만드는 게 나 좋은 일은 확실히 아닌 것 같아 선뜻 결심이 안 서는 거 같다.

남들에게 최대한 피해 주지 않으면서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다. 둘째는 포기하는 게 성훈이에게 엄청난 피해라면 내가 다시 생각해 볼 수도 있다. 같은 맥락으로 성훈이도 내가 이렇게 힘들어하는데 나에게 둘째를 강요하고 싶진 않아한다.

난 집에서 애만 키우고 싶진 않다. 그렇다고 일 욕심이 아주 많지도 않다. 어설프게 일하느니 내 애는 내가 키우는 게 낫다는 엄마들이 있다. 어설프게 일하고 있는 느낌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커리어가 있고, 계속 자격증을 늘려가고, 새로운 사람들을 사회생활을 통해 만나고 하는 게 좋다. 서은이가 좀 더 크고 나면 일에 더 집중할 수 있겠지. 돌아가면 나도 다시 자격증 공부를 해서 목표한 데로 올 12월에는 1차 시험을 패스하고 싶다. 여행일기가 산으로 왔다.


40-DSC02777.JPG Yosemite


DSC02805.JPG Yosemite Fa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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