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아이 해브 썸 이슈

어머 그 나이로 안보이세요~

by 안개꽃

2019.11.26 화요일

이틀전. 공부해야 되...라는 스트레스를 안고, 출근 후 은행 책상 앞에 앉아 노트북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반쯤 열린 방문 사이로, 할머니 한분이 노크도 없이 걸어 들어와 앉았다.


할머니: Hi, I have some issues with my banking.

나: (이슈라는 단어가 걸린다..) 아 네 앉으세요. 제가 뭘 도와드릴수 있을지 볼께요. 문제가 뭐죠?


할머니 이슈는 다행이 간단한 문제 였다. 은행카드 비밀번호를 잊어 버린거였다. 나는 나도 한 비밀번호가 100개는 있는거 같다고, 그래서 메모장에 (그러면 안된다고 하지만) 메모해 두고 쓴다고 했다 ㅋ

그리고 그 문제가 저 앞에 텔러직원이 바로 도와줄수 있다고 같이 가자고 했다.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는데, 할머니는 스트레스로 터져버린 내 입술을 가르키며 거긴 왜 그러냐고 안타까워 했다.

나는 이번주 금요일에 있는 자격증 시험 공부에 이리 됬다며,,애 둘과 일하랴 공부하랴 아주 박터지고 있다고 푸념했다.

본인은 집에만 있던 가정주부였는데 넌 참 힘들겠구나 하신다. 나는 가정주부도 엄청 어려운 잡인거 같다고 했다. 러면서, 할머니가 우리 애들 나이를 물어본다. 5살과 21개월 이에요. 할머니 자녀는 나이가 어떻게 되요?

"우리 애들은 70대야"

헉. 그럼 할머니는 몇살이에요?

"난 90대지^^" 하며 웃으신다.

우와 정말 그렇게 안보이세요~ 진심어린 호들갑이 나온다. 사람들이 저보고도 제 나이로 안보인다고 하는데 할머니도 정말 90대로 안보이세요~

"넌 몇살 인데?"

전 34살이요.

"우와 진짜 34살로 안보여 호호호" (외국인들은 동양인 나이를 실제보다 적게 보는 경향이 있다.)

"할머니도 90대로 안보이세요 하하하"


그렇게 잠시 하하 호호 한 후 할머니 이슈를 간단히 해결해 드렸다. 별일도 아닌데 나에게 엄청 고맙다고 인사를 한 후, 현금도 찾아야 한단다. 아 그거 현금 기계에서 하면 되요! 했더니 10불짜리라 기계에서 안되지 않나? 하신다. 맞다. 캐나다 현금인출기는 20불또는 50불, 100불 단위로 나온다.

그래서 다시 텔러에게 같이 걸어가며 또 수다를 떤다. 10불이 왜 필요하냐면, 다가오는 홀리데이때 그레잇 그레잇 그랜드 췰드런 선물 용 이란다.

벌써 9살 이란다. 여러므로 대단한것 같다.


은행을 나서면서 잊지않고 내 방 앞에 와 다시 땡큐 인사를 하고 가신다. 왠지 공부한다고 받은 스트레스가 조금은 사라진거 같은 기분이 든다. 여러므로 반전있는 수다였다. '이슈'에 긴장했는데, 별일 아니였고, 90살 넘은 할머니 일줄은 몰랐는데, 기분좋은 아우라를 풍기는 할머니와의 대화가 즐거웠다.


이틀 후, 휴가까지 써가며 공부하다 할머니가 생각나 잠시 적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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