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it
소위 공부 잘 하는 학생들의 비결은 무엇일까? 평소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내가 느꼈던 점에 대해 좋은 화두를 제시하는 강연이 있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경영 컨설팅 잡을 관두고 7학년 수학 선생님이 된 강연자 Angela Duckworth 는 학업성취도가 높은 학생들의 공통적 특징이 무엇인가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게 된다. 이를 연구하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여 리서치 해온 결과를 토대로 성공하는 사람들의 한가지 공통적인 특징을 제시하는데, 그것은 바로 Grit 이다. Grit 은 한국말로 근성, 집념 정도로 번역이 될 수 있는데, 사실 구체적 의미나 용법에 있어 아주 정확하게 대응되는 한글 단어는 없는 것 같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Grit 은 난관이 닥쳐도 끝까지 해내려는 집념, 오기, 인내 등이 포함된 단어이지만, 그런 악바리 근성 이외에도, 긍정적 의지와 열정, 이상향과 정신력을 포함한다는 면에서 조금더 포괄적인 단어다. 강연을 주최한 TED Talks 에서는 이를 한국어로 “기개”라 번역했는데 기개가 정신적인 측면이 조금 더 강조된다는 점에서 나는 이보다는 하루하루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나가는 행동적인 측면이 강조되는 “근성”이 조금더 나은 단어 선택이 아닐까 생각한다.
Angela 는 강연을 통해 청중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하면서도 중간중간 학업 뿐만이 아니라 삶에 있어서 높은 성취를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 특징을 스치듯 이야기 해 준다.
“저는 제가 지도하는 모든 학생들이 충분히 많은 시간을 들여서 열심히만 공부한다면 누구라도 교과과정을 다 이해하고 배울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강연에서 이 부분은 정말 순식간에 지나가지만, 나는 이것이 Grit 의 핵심을 잘 요약해 주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그리고 충분히 공부하기만 한다면 누구라도 교과과정을 이해하고 배울 수 있다. 쉽게 말하면, 될 때 까지 노력하면 된다는 말이다.
될 때까지 노력한다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쉬운 이야기일 지 모르나, 실제로 이행하기는 어렵다. 사람은 실패를 겪으면 좌절하거나 포기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관이 닥쳐도 좌절하지 않도록 Grit 을 키우는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스탠포드 대학교 Carol Dweck 박사가 연구한 내용 중 성장마인드(Growth Mindset) 라는 개념이 있다. 이는 뇌의 능력이 도전 받을 수록 발전하고 자랄 수 있다는 이론이다. 달리 말하면, 개인의 학습능력은 타고난 상태로 고정된 것이 아니라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며 도전과제에 노출 될 수록 발달할 수 있다는 것. 이렇듯 뇌의 능력이 가변적이라는 걸 배운 학생들은, 보다 난이도 있는 학습과정을 부담없이 받아들일 수 있으며, 실패를 하더라도 쉽게 좌절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자신의 실패가 어떤 불변하는 영구적인 상태가 아니라, 오히려 그 도전을 통해 자신이 성장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잘할 때 까지 노력하기 때문에 잘하는 것이다. 머리가 좋으면 그 과정이 조금더 쉬울 수도 있고, 머리가 나쁘면 그 과정이 조금더 어려울 수도 있으나, 중요한 것은 될 때까지 집념을 가지고 노력하면 된다는 것.
즉, 끝날 때 까지 끝난게 아니다. 좌절금지.
Angela Duckworth TED 강연 바로가기: <Grit: The Power of Passion and Persever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