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제주여행 (4월/10월)
겨울 한라산 등반을 시도했던 2022년 이후, 3년만에 제주도를 찾았다.
4월말에 한번,10월말에 한번. 그의 가족이 터를 잡은 곳이 제주라, 앞으로는 1년에 두세번은 정기적으로 방문하게 될 것 같다. 아직은 체계적이지 않지만 정기적으로 가게 된다면 그래도 간단한 여행일지 정도 기록을 남겨놓아야 되지 않을까 싶었다.
미리줄리랑 제주도여행갔을때 자주갔던 코스들 위주로 다녔다. 제주도에서 그가 좋았던 곳을 산책하고, 내가 친구들과 자주 들렀던 책방, 까페를 들렀다. 새롭게 가본것은 이름이 맘에 들어서 들어간 <데미안 돈까스>와 산방산 근처에서 유채꽃을 볼 수 있다고 해서 찾아가본 소색채본까페(폭삭속았수다 촬영지로 유명해졌다고 한다), 그의 어머님 소개로 가본 제주당 까페 세곳. 와우 근데, 이 제주당 까페는 스케일 자체가 남달랐는데 빵과 커피도 맛있고 빈백쇼파에 누워서 몇시간이고 책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넓은 공간에서 빵과 커피 즐길 곳을 찾는다면 한번쯤 들려볼만하다. 돈까스는 낫 배드.
재밌었던 것은 책방 소리소문에서 만난 <책방에 억지로 따라온 남자들을 위한 책>코너. 친구들이랑 왔을때도 봤었는데 이번에 그와 갔을때 보니 왠지 더 반가운 코너였달까.
4월의 제주는 날씨도 좋고 모든게 완벽했지만 대평리 쓰담뜨담이 있던 바닷가 앞에서 셀카찍다가 핸드폰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한시간 반을 달려 제주시내를 찾아가 핸드폰 액정을 교체해야했다. 아이폰 정품 액정은 너무 비싸서 정품이 아닌걸로 교체했다가, 서울에 와서 결국 액정이슈로 아이폰 16을 새로 사야했다는 슬픈 전설이.....
그의 가족과 고양이를 만나러 간 여행이라, 돌아다닐 계획을 따로 세우진 않았는데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그래도 두서없이 제주 이곳저곳을 다녀오긴 했구나, 싶었다.
일할때 빼고는 딱히 계획없는 스타일의 마음 내키는대로 제주여행이었다. 사랑하는 사람과는 처음 가본, 제주는 이전과 같은 감동을 주지는 않았다. 웬일인지 그렇게 막, 설레거나 빛나지는 않았다.
(그와 함께라면 서울이나 양평의 방한구석도 충분했던터라 제주의 아름다운 경치까지는 사치였달까....힛!)
2박 3일의 짧은 코스로, 그의 부모님과 고양이를 보러 다시 제주를 찾았다.
서귀포에서 크게 벗어나고 싶지 않아서 이번 여행은 그 근처에 주로 머물렀다.
숙소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안가본 음식점과 안가본 서점을 찾아봤는데, 이번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곳은 날씨와 제주 바다를 만끽할 수 있었던 섶섬이었다. 특히 아름다운 섶섬을 한눈에 담으며 식사할 수 있는 곳 <섶섬한 그릇>에서 늦은 점심을 아주 맛있게 먹었는데, 특별한 메뉴가 있는 건 아니더라도 담백하고 정갈한 식사를 하실 수 있는 곳이라 섶섬과+섶섬한그릇을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다정이네 김밥>. 지난 4월 여행에서는 그가 만류해서 못 갔는데 이번에는 먹어봤다. 한때, <오는정 김밥>때매 제주를 오고 싶었던 적이 있었을만큼 미리줄리랑 제주오면 오는정김밥을 코스처럼 들렸는데 다정이네 김밥도 꽤 맛있었다. 주인이 바뀌면서 맛이 변했다고 그와 그의 어머니가 말했지만, 나는 이전 주인의 김밥맛을 몰라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꽤 맛있었다. 그래서 이틀연속으로 김밥집에 들러 김밥을 포장해서 오고 가는길에 먹었다. 4월과 10월 모두 같은 숙소에 머물렀는데 운좋게도 이 김밥집 코앞이었다. 숲세권, 맥세권 부럽지 않은 김밥세권이었달까 하하하. 하지만, 내년에는 이근처 숙소말고 다른곳도 좀 알아보자고 해야겠다. 바다보며 달리기하거나, 걸어서 산책하기엔 다소 불편했기 때문이다.
바라나시 책골목은, 책방이 있는 골목이 이어진 곳인줄 알고 한번에 여러 책방을 만나보고픈 욕심에 일부러 찾아갔는데 서점 이름 자체가 <바라나시 책골목>이었다. 라씨가 맛있는 곳으로, 편안하게 몇시간이고 책방에 앉아 (좌식구조다) 책을 읽을 수 있는데, 두시간남짓 신중하게 고른 덕분에 재미있는 책 두세권을 발견해낼 수 있었다. 그중에서 명상책 한권은 에밀리에게 선물했는데 이제껏 본 수련책중 가장 마음에 든다고해서, 뿌듯했다. 수많은 명상책들 중에서 내가 고른 책이, 다행히도 그녀의 마음에 들었다니 얼마나 다행인지!
(책을 선물해봤거나, 책을 선물받아본 이들은 알 것이다. 세상에서 책선물만큼 어려운게 또 있나 싶을만큼 책선물로 상대방에게 만족감을 주는 것도 어렵거니와 선물을 받고 내가 만족감을 느끼기도 상당히 어렵다)
책방가기 전에 동한두기를 좀 걸었는데, 한두기는 제주말로 큰언덕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용두암을 가로질러 걷다보면 용의 연못이라 불리는 용언을 마주할 수있는데 용연을 중심으로 서쪽이 서한두기, 동쪽이 동한두기다. 처음와본 동한두기를 기념하며 사진한장을 찍어두었다. 힛!
이번 여행에서는 인상깊은 까페 하나를 발견했다. 바로 담소요. 고요한 연못가를 거닐다, 라는뜻이라는데 시그니처 밀크티는 향부터 남달랐고, 바스크 치즈케잌도 굉장히 맛있었다. 외관만 보자면 이솝의 까페 버전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작은 연못과ㅡ 꽃들과, 나무들과 여기저기 편하게 놓인 의자와 테이블까지 양평앞마당에서 캠핑하면서 커피한잔 하는듯한 편한느낌이 들어 참 좋았다. 담소요 주차장이 꼭차서 길가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주차한 차들이 즐비했는데, 다들 왜 그렇게까지 찾아오는지 알것 같았달까.
아! 롯데 아트 빌라스를 빼먹었구나.
내로라 하는 건축가들 (승효상, 겐고 쿠마. 도미니크 페로, 이종호 등)이 각자 특색있게 설계했다고해서 이목이 집중되었단 아트빌라스를 가봤는데 건축물은 물론이거니와 아트빌라스 초입 갈대전경, 골프장 전경들이 황홀했다. 굳이, 다른 곳으로 갈대 구경안가도 될만큼 아름다웠고 깔끔하게 관리된 골프장 초록 잔디들을 보는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좋았다. 1박에 100만원이 넘는 양양 <설해원>에 한번 가보고나서 팀원들과 2025년 시작하면서 웍샵으로 다녀왔을때 '이렇게 좋은 숙소도 있구나', 했었는데 아트빌라스는 설해원 뺨을 치고 갈만큼 더 좋았다. 1박에 100만원은 다소 무리지만, 도곡리 오자매, 다섯 가족이 같이 간다면 퀄러티 좋은 숙소비를 가성비있게 누려볼 수 있겠다, 싶었다. 엄마, 언니들 모시고 꼭한번 머물다 가고 싶은 곳인데, 기회가 되면 좋겠다. 뇌경색때문에 편측마비로 걷는게 힘든 엄마랑 함께 하는게 결코 쉽지는 않겠지만.
두번째로 본 그의 고양이는, 뭐랄까. 처음보다 조금은 더 곁을 주는 것 같았지만 무언가에도 그렇게 크게 동요하지는 않고 세상 점잖았다. 츄르따위에 애걸복걸하지도 않고, 그가 왔다고 요란하게 더 반기지도 않지만 그의 성정을 그대로 닮은 '아이(고양이 이름이다)'는 자기 식대로 소소하고 고고하게 반가움을 표현했다.
반가운게 마....맞다면 말이다. 하하하!
내년봄에 다시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