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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나의 먼지인형
그리고 금마리에게

Letters to Juliet (미리줄리)

by 책읽는 헤드헌터


이번 여행은 너희에게 줄 깜짝 미니책을 제작하느라 내가 책도 안 읽고,

신문 본다고 나가 있지도 않고, 혼자 헤드폰 끼고 음악을 듣지도 않고

온전히 너희와 함께 (하려고 노력) 했는데, 결국 오늘 민폐를 끼치고 말았다.

회사일....이라는 게 내 맘대로 되는 게 아닌지라...

그래도 미리줄리 생각하면서 여행하는 내내 깨알같이 기록한 미니책을 보고 한번이라도 웃었다면 좋겠다.


자, 그럼 간단히 우리가 다녀온 제주, 기억을 더듬어 볼까?


2017-09-25.jpg 마루코와 슬픔이


나의 여행을 따라온 마루코와 슬픔이. 여기는 우리가 처음 머문 <매일 더 탐나> 펜션.

미리는 조식이 맛있었다면서 토스트와 커피를 다 마시고 땡초김밥과 라면을 추가주문했지

늘 그렇듯, 고줄리와 나는 주문할때까지는 관심없는 척하다가 막상 라면냄새 솔솔풍기며 김밥과 함께 등장하자....언제 무관심했냐는듯 모여들어....언제 조식으로 토스트를 먹었냐는 듯이

또, 폭풍먹방을;;;;

언제나 변하지 않는 우리들의 패턴 ㅎㅎ 사람 변하면 안된다며... 이번 생엔 이렇게 살자 칭구들아. 걍!

해심가든에서 냉소면을 먹지 않은 것 빼고는 거의 대부분의 추가주문을 우리는 함께했던 것 같아



보롬왓


보롬왓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행복했던 한때

우리 금마리님...제기도 차고...노부부 사진도 촬영해주고...

이날은 진짜, 바람과 밭과 하늘이 열일해주었어

그치? 우리는 다만 거들뿐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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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줄리도 있고. 음악도 있고

좋구나,

속도 없이






너희는 몰랐겠지만

나는 너희를 그리고 있었다규

저렇게 쪼그리고 앉아서....ㅎㅎ

그렇지만 행복했다우~





바람의 밭, 이름도 시적인 곳에서

어느 날 맑은 가을날

행복해져랏 행복해져랏


너희와 함께한 제주의 모든 시간이 눈부셨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그리고 무슨 일이 벌어져도 네 잘못이 아니다.



차를 가지러 말다, 미리가 찍어준 사진이....계기가 되어 빚어진 이른바 소년감성사진전





제 친구 고줄리는요,

무릎에 살이...조금..아주 조금 있어서

사진을 찍을땐 무릎을 자르거나

가려주어야 해요 ㅎㅎㅎㅎㅎ






군산오름에는 한가지 전해지는 전설이 있으니 그것은 다름아닌 '군사오름을 화나게 한 금마리 이야기'입니다.

무려 스물아홉번이나 시도해서 전화연결된 오는정 김밥을 포장해와서

정상에서 세줄을 홀라당 먹고 막걸리에 귤까지 까먹으며 행복해 해놓고

음악이 나오는 스피커와 널따란 평상이 없다는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경쟁자 따라비 오름에 비하면 별로라고

끊임없이 군산오름을 화나게 했다는...


...아주 옛날 옛적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386 오름들을 모두 오를때까지 우리의 여행도 계속 되나요?

바라기는, 그때까지 제주가 너무 많이..달라지지 않기를

제주의 바람과 바다가.....변하지 않기를



하루살이가 코로 입으로 귀로 다리로 전방위로 공격을 해댄 군산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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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굵은) 선처럼 바다에 누워

금마리는 이 사진을 이사님에게 보내면 덧붙였다고 한다. 노숙자, 는 아니라고;;



행복하 주말이 지나 다시 월요일

열일 하는 (척) 금마리, 매기의 추억


예뻐요

좋아요

대박사건을 외치던 금마리는

결국 마지막날 무리한 서치로 인해

눈에 실핏줄이 터졌다는 후문이....





잠실새내 민폐녀의 제주도 만행


미리가 준 가방

미리네 동네에서 산 송치 신발

큰언니가 준 청남방과 바지

패션 무지렁이에게 이러저러한

코디를 도와주는 주변 분들

고맙습니다. 여러분.


미안했던 오늘...

밧데리도 간당간당하고 계속 회사일로 전화하는 바람에 오르고 싶었던 오름도 못오르고

협재도 못떠나고 까페도 들어가주고

민폐의 연속


고맙다 친구들아

협재에서 버리고 가주지 않아서

같이 <한치앞도모를바다> 떡볶이까지 함께하고

<객의 하우스>까지 바래다주어서가 아니라

이러저러한 시간들을 지나 여전히

함께 '많이' 먹고 '자주' 울고

'사방팔방' 돌아다녀주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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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기의 추억을 유난히 좋아했던 고줄리. 매기의 추억같은 곳을 찾아갈 바에야 다시 매기의 추억을 가자고했지만 그녀들은 끝끝내 새로운 곳을 찾아냈다. 협재 <기역> 이라는 까페와 <아베끄> 책방.

기억이 아니라 기역. 아베끄봄이 아니라 아베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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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줄리는 책속의 주인공 철주가 나를 닮았다고 했다. 사람들의 모든 이야기를 들어주었다가

쌓이면 훌쩍 혼자 떠나버리는 무책임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 이건 내 생각이다....ㅎㅎ


다시 가서 읽어보리라! 흥칫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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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독사진을 위해 애써준 b612 에도 심심한 감사인사를!!

하고, 끝내려는 순간

오늘의 베스트 순간, 바다의 술책에서 주차하려다 사방팔방 부딪힌 생각이 난다.


그러고보니 <바다의 술책> 사진이 없군

그곳에서 산 저 파란 반지로 2017년 한그루 제주 여행기록은 마무리를 할까하오.

남은 여행 잘 하고 돌아가리다.


서울에서 만나요. 젭~~~알!!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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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끝


끝은, 새로운 시작


오징어와 금마리 그리고 똥꼬의 2017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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