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s to Juliet
목사님, 선교 잘 다녀오셨어요?
미리 말씀드려야하는데 선교 가시는 길에 중요한 일도 아니라 말씀 나중에 드려야지했어요.
은혜가운데 무사히 일정 마치셨지요?
목사님 선교 안가셨으면 연락 엄청 자주 드렸을꺼에요
여행하면서 너무 생각이 많이 났어요
여쭤보고 싶은 것도 많고.
지난주 전북 남원 인월 등지에서 지리산 둘레길 걸었고요 뱀사골도 다녀왔어요
내침김에 지리산 종주 해볼까했는데 너무 아무 준비 안해서 다음에 산장도 예약하고 다시 오려고요
신발도 등산화가 아니라..포기했어요.
목사님이랑 가면 모를까 사실 엄두가 안나더라구요.
장흥 이모네들렀다가 어제 다산초당있는 강진와서 오늘 예배 그곳 기장이며 민주화성지였다는 강진읍교회에서 예배드리고 방금 해남 도착했어요. 진도 팽목항 들러 숙소있는 땅끝마을 가려는데 오늘은 팽목항까지 가기 너무 늦었다고 여기분들이 만류해서 그냥 내일 갈까하고 있어요.
광주에서 이틀 더 묵으면서 518기념관 무등산 가보고 추석당일에 가족들 속초에서 만나는 일정이에요.
어제는 자유(자발적 유배지 줄임)라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자는데 혼자라 너무 무서운거에요
여행떠나 처음으로 주님께 간절히 기도했어요.
그러는 가운데 깨달음이 있었어요. 제가 오만하게도 늘 천국이야 뭐 다음일이지 하며 나는 모르는 일로 등한시했는데 '이 여행을 마치고 무사히 집에 갈때까지 주님 항상 동행하여주시고 지켜주세요'라는 기도하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여행을 마치고 안전하고 편한 내집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결국 우리에겐 천국의 삶이고, 그렇기에 여행온 것과 다름없는 지금 삶을 그저 주님께 의지하고 기도하고 동행하며 무사히 여행마무리하고 집(천국)에 돌아가야하겠구나, 하는 생각이요.
혼자 걷고 밥먹고 여행하니 외롭지만 그래도 이런 저런 생각할 시간이 많아서 좋아요.
그런데, 목사님 텔레그램 메세지처럼 좋은 짝은 못데리고 갈 것 같아요 ㅎㅎ
어디에도 연세 지긋한 분들 뿐이네요 ㅎㅎㅎㅎ
아니면 고등학생;;;;;
어제 강진 도착하자마자 다산초당과
백련사 들렀어요 (손학규가 여기 있대요 지금)
다산초당있는 귤동마을 입구에 기장교회가 있어서 기도했어요
다행이 열려있더라고요.
관리가 어려워도 저는 교회는 열려있으면 좋을것같아요
교회 물건 훔쳐가고, 훼손하는 몇몇 분이 문제기는 하지만요~
전남 강진 기장 만덕교회.
마음이 동해서 차량마련헌금봉투에 조금 넣고~
어제 미리 봐둔 숙소근처 강진읍교회에요.
민주화성지로 선교 100년 역사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교회내부에요
성도수는 우리랑 비슷한데 성가대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연령대가 높더라고요. 젊은사람들은 거의 없었어요...
충격적인 건 예배 후 기대한 점심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었어요
얼마나 상심이 컸다고요 ㅠㅠ
역시 우리 교회가 짱.
근데 목사님 우리도 성가대 곡명 주보에 넣어주시면 안되나요
늘 생각했던 부분이에요
짜잔. 어제 저녁도 굶고자서 오늘 싹싹!
강진에서 만난 두명의 아저씨가 술사준다 밥사준다해서 무서워서 그냥 숙소에만 있었어요 밤에는 ㅋㅋ
정육식당이서 곰국 먹고 지금은 해남 도착했어요
또 소식 전하겠습니다.
목사님 기도 부탁드려요. 안전하고 무사히 돌아갈 수 있도록!
목사님 선교 무사히 마치고 오셔서 기뻐요
한국에 안계신다는 생각만으로 허전했는데.
돌아가서 뵙겠습니다.
2016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