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s to Juliet
정 상무님,
여기는 억불산 가는 길이고 정상까지 1km 남았습니다.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폼이 시원해서 길 중간에 엉덩이 깔고 앉아있어요.
문득, 어제 보내주신 문자가 생각났습니다.
여기서는 밤 9-10시면 자고 새벽 6시면 일어나는데 새벽녘에 보니 문자가 와 있어서~
언제 보내신지는 모르겠어요~
그냥 텀블러 예쁘다고 한 건데 ㅠㅠ (눈독 들인거 너무 티났나 ㅋㅋ)
감사해요. 요긴하게 잘 쓰겠습니다.
색깔이니 크기나 디자인이 다 넘 예뻤는데 ~신난다!!
어디 있는지 대략이라도 연락 달라셨는데 이제야 드려요.
지리산 둘레길, 뱀사골 걷고 며칠전 장흥와서 이모네있어요.
큰이모내외, 작은이모 같이 사는데 낡았지만 적당한 크기 마당에 한옥집이 저는 딱 좋더라고요.
평생 몇번 못본 이모네집이지만
혈육, 이란게 뭣인지 너무 좋고 편하고 그래서 눌러있어요.
시골집인데
밤에 옥상에서 시내 내려다보며 통화하는 재미도 좋고
무엇보다 여기 세 노인들이 이뻐라해주니까
베이스캠프 삼아 근처 살랑살랑 다니다가 와서 밥먹고 자고
큰이모가 빨래 다 해주고, 개켜주고~~ ㅎㅎ
내일은 강진 다산초당 들르고 근처에서ㅡ자고
해남이든 군산이든 다시 길을 떠나보려고요!
잊지 않고 생일도 기억해주시고
제가 딱 원하는 요샛말로 '취향저격' 선물도 준비해주시고 감사합니다.
제주도엔 아마도 19-30일 있을꺼에요!!
또 소식 전할께요,
편백나무숲 어디께에서 제니퍼 드림.
이모니 집에서 여기 입구까지 걸어서 20분이길래 한번 와봤어요
편백나무 숲에서 억불산 정상 가는길
피톤치드 간접적으로라도~^^
지금 딱 제가 아무데나 앉아서 편지쓰는 위치에서 보이는 하늘입네다
참 푸르고 맑죠?^^
돌아가서 연락드릴께요.
제니퍼 드림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