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오욕망

생각해보면 아무일도 아닌데

화내지않기 프로젝트 1

by 책읽는 헤드헌터



매일 일상인 통화가 오늘은 화근이 되었다.


집에 들어왔는데 가족때매 우울하다는 로빈슨 기분을 풀어주고 싶었는데, 결과적으로 짐을 더 얹었다.

공감의 의미로 오늘 하루 중 가장 기분이 이상했던 일을 이야기했다.


나: 오늘 북리뷰 짤렸어. 잡지가 폐간된대.

그래서 기분이 안 좋아.


로빈슨: 이** 작가는 **신문에 기고하던데?


시덥잖더라도 웃음이 이어지던 평소 일상적인 대화로 흘려넘길 수도 있었는데, 나는 늘 그렇듯 투박한 언어로, 퉁퉁대며, 기분이 상한다고, 고 직접적인 표현을 전했다. 기분이 좋지않게 전화통화를 마치고.

앞에 놓인 시사인 몇줄을 읽다가 아까 대화를 글로 써보았다.


나는 로빈슨의 대화법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기분이 안 좋다는 사람에게 위안은 커녕, 평소에 부러워하던 이** 은 여전히 건재하다는 식의 말을 하는게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없는거라고. (심지어 그녀는 이미 등단한 작가이며 나와 비교자체가 되지 않는데말이다)

예도 들어줬다.


그런데 전화를 끊고나니 후회가 되는거다.

내가 뭐라고, 내 기분에 따라 상대방의 대화법을 지적한단 말인가.

게다가 최근 로빈슨은 건강검진 결과 몸의 여러군데 혹이 발견됐고,

내가 아니어도 이런 저런 일들로 스트레스가 많을것 같아서 가능하면 사소한 농담으로 기분전환해주고 싶었던건데 짐만 더했다


늘 그렇듯이 미안해졌다.

로빈슨은 그냥 오늘 신문을 읽다가 평소 내가 관심+동경+질투의 눈으로 바라보는 이** 작가의 기고건에 대해 이야기했을 수도 있는데, 내가 과민했을 수도 있다.


나는 부드러운 언어를 사용하는 편이 아니다. 직설적으로 말하는데다 목소리톤도 크고 두꺼워 때때로 내가 이견을 펼치면 상대가 위축될수도 있다고 늘 염려한다. 하는데도, 그게 잘 바뀌지가 않는다.


결론은 화를 내지말자.

내 성격상 이내 상대방 상황을 이해하고, 역지사지로 생각하게 되며, 너무도 빠르게, 곧 후회하니까.


박효신 덕질했을때 배운것을 써먹자.

(모든 덕질끝에는 배움이 하나씩 남는 법이다. 에릭을 통해서는 리더십을 배웠었더랬다;;; )


조곤 조곤 말하기.

군대 선임 후임들 가수 동료들, 스탭들이 말하는 박효신은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

한번도 화를 낸 것을 본적이 없는데 다만 자기가 꼭 해야겠다는 이야기는 반드시 전한다는 것,

어떻게? 조곤조곤 부드럽게.

나는 그게 잘 안된다.

<조곤조곤 부드럽게 말하기> 전에 화가나면서 약간 톤도 업이 되고 공격적인 성향으로 바뀌는 것 같다.


새해니까, 의례 새해 다짐하나해보자면,

우리H 회장님처럼 화내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

화내지 않는 경지에 이르는 것.


내 마음에 잔잔한 호수가 일면, 그 모든 것은 그저 흘러 지나가거나 바람에 흩어지고 말텐데.

내안의 자격지심이 또, 누군가의 밤 9시 24분을 망친 것 같아 죄스런 밤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소리도 나를 탓하는 것 처럼 느껴진다.



미안해요. 로.빈.슨
오늘 아침에 출근길도 바쁜데 예쁘고 따뜻한 아우터도 챙겨주고, 바지도 챙겨주고, 고마워.
미안함 담아서 내일 바지 사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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