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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헤드헌터 Jul 14. 2021

내가 사랑했던 드라큘라

샤큘을 떠나보내며 조씨에게



친구야.

오늘 뜻하지 않게 드라큘라 티켓이 생겨서, 하던 일을 부랴부랴 정리하고 급 블루스퀘어에 다녀왔지.

나의 드라큘라를 만나기 위해서. 오늘은 록큘. 그러고 보니 신성록도 벌써 17년 경력자네 (직업병인가, 자꾸만 그 사람 총경력으로 그 사람을 판단하곤 해. 그정도면 베테랑이구나. 잘 버텼구나. 하면서).


몇몇 잊지못할 그의 공연들이 떠오른다.

김종욱 찾기, 드라마 하이에나. 몬테크리스토. 카르멘의 돈호세, 클로저. 키다리아저씨. 그리고 올해 드라큘라까지. 무려 17년간 한길을 걸어온, 배우가, 보여준 무대.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전의 기량보다 훨씬 더 좋아진 것 같아서 공연보는 내내 참 좋더라고.


다음주엔 미리 덕에 동큘 보러간다.

그럼 류큘을 시작으로, 샤큘. 록큘. 동큘까지 모든  cast로 다 보는거네 동큘 보고 다시 후기 남길께요


===================


드라큘라, 2020 샤큘

보통의 경우 나는 서브남을 응원하는 경우는 잘 없는 것 같아. 이러니 저러니해도 드라마나 만화든 모든 중심은 남주와 여주니까. 뮤지컬도 크게 다르지 않을텐데 오늘 나는 서브남에게 입덕하고 왔다.

서브남이 치명적인 매력의 소유자라서? 그건 아니었고. 남주가…무매력이라서...

초대권으로 A뮤지컬 배우버전의 드라큘라를 봤는데 뭐랄까, (차마 그 배우 이름을 밝힐수는 없...) 음....나도 서브남의 일행이 되어 드라큘라를 처단하고 싶어지더라, 면 이해가 될까? (한번 더 공연을 보고 와서 이 문장을 다시 봤는데, 생각해보니 서브남이…가히 매력적이긴 하더라. 금마리랑 나랑 입덕했어. 사이좋게 나란히!)

 

아니, 근데, 친구야 드라큘라는,

400년이란 긴 시간동안 오로지 한여자 엘리자벳 (환생한 후 미나)만을 사랑하거든. 그러다 무려 400년 만에 그 엘리자벳이 나타나게돼. 미나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얼굴에 점은 없어;;). 그런데 이 여인이 곧 서브남(약혼자, 변호사, 조나단)과 곧 약혼을 한다는 거야. 그 순간, 이 드라큘라가 자기와 미나와의 인연에 대해 그러니까 무려 400년전의 이야기를 압축해서 들려줘, 물론 뮤지컬이니까 노래로! 이때 나오는 곡이 She, 라는 유명한 넘버야. 믿기지는 않지만 믿을 수 밖에 없는 이 어마어마한 이야기를 듣고 미나가 된 엘리자벳은 당연히 당연히 흔들리지. 마치 베르테르에 롯데처럼. 약혼자 알베르트와 결혼을 앞두었지만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감수성 예민한 베르테르 때문에 흔들리는. 뭐 좀 다르긴 하지만, anyway 여주도 흔들려.

결국 몸과 마음 영혼 모두 송두리째 드라큘라에게 끌려가는데… 꼭 끌려가야 이야기가 되고, 나도 그둘의 절절한 사랑을 응원하고 그래야 하거든? 왜냐면 주인공이니까. 근데, 내가 서브남을 응원하더라고.

이충주라는 배운데 교회오빠고 성가대로 활동하다가 뮤지컬 입문한 분이더라고. 꽤 훈남이고 노래도 잘해서 입덕했는데, 입덕하고나서 한가지 정말로 큰 흠이 있다는 걸 알게됐어.

..

..

결혼을

했더라고!!!!!!!! 그의 marital status가 나랑 무슨 상관있냐고들 하지만 아니 아무 상관은 없지만, 내가 그에게 더 깊게 빠지지 않는 계기는 되어주었지. 아내분도 뮤지컬 배우더라구! 선남선녀는 이럴때 쓰는 말일까 (하!)

 

암튼 극에 완벽하게 몰입할 수가 없었어. 드라큘라에게 빠지질 못했거든. 우리 준수 동영상 보면서 엄청 좋아했던 뮤지컬인데. 그래서 칭구야……한번 더 샤큘로 보고 오려고.

보고와서 다시 후기 공유할께요. 일단 세곡 음미하고 있어. She,  At Last,  Loving you Keeps me Alive.


She

드넓은 숲 펼쳐진 곳
맑은 공기 가득한 곳에
한 젊은 왕자가 살았었죠
헌신적인 사랑으로 신을 따른 믿음의 왕자 신에게 모든 걸 다 바쳤죠
자 이런 이야기 속엔 빠질 수 없는 아름다운 한 공주님
순결한 사랑 영원토록 굳게 맹세했죠
언제라도 어디라도 그대 곁에 함께!
행복한 날도 잠시뿐 암흑의 시간들이 덮쳐 신을 위한 전쟁이 터졌죠
(맞아 칭구야 니가 생각한 그 십자군 전쟁이야ㅋ)
온 힘을 다 바쳐 왕자는 싸웠죠
밤 깊은 침묵 속에서 공주는 매일 기도했죠
세상 무엇보다 사랑하는 그 사람을 제발 지켜주소서
(그런데 그만 전쟁 통에 공주가 칼에 찔려 죽어….)
신이시여 나의 모든 것을 바쳤잖아
내 말 안들리나 대답해봐
좋아 신따위는 필요없어 정말 미치도록 널 저주해
평생 그녈위해 복수하려해 영혼을 악마에게 팔아서라도
무엇도 이젠 의미없어
내 몸 저주받아 아파하고 아파해도 그녀에게 갈 수 없죠
차라리 내 고통의 삶 끝내주소서

AT Last

(앞에 She랑 바로 이어지는 장면, 곡이야)                                              
미나: 왕자의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았죠?
드라큘라: 절대로….
미나: 그의 영혼은요?
드라큘라: 영원히 저주받은 생명을 얻었죠
미나: 이 이야기의 끝은 어떻게 끝나죠?
드라큘라: 당신과 함께. 이제 깨달았나요? 참아야 했던 긴 기다림
가슴은 이미 알고 있었던 그대를 찾아온 우리 이야길
미나: 이제 안개가 걷혀 마음 속 의문 사라지네.
드라큘라: 운명을 피해 방황한 그때, 내 앞에 그대 서 있네요
미나: 안돼요 악혼자에게 가야돼요
드라큘라: 진실을 알고서도 이전의 삶을 선택한다구요?
미나: 우리 다신 만나선 안돼요 약속해줘요 제발…내가.내가
드라큘라: 그건 약속 못합니다.
미나: 난 결혼을 약속 한 사람이 있어요
드라큘라: 당신은…..이미 나와 결혼했어!

 Loving you Keeps me Alive

미나: 꿈 같은 삶 완벽한 인생 눈 앞에 선명한데
내 맘은 왜 안개처럼 흐려지나
날 사랑한 내가 사랑한 그 이를 찾았는데 알 수 없이 찬바람이 불어오네
드라큘라: 그댄 내 삶의 이유 나를 살게 한 첫사랑
오랜 시간조차도 지울 수 없던 사랑
당신의 자리를 찾아 돌아와요 나의 곁으로
그댄 나만의 숨결 아물지 않는 내 상처
그대 마음속에도 내가 남아 있잖아
당신의 진심을 외면하지 말고 내게로 와요
그대를 처음 본 순간 모든 게 변해버렸어
그 이름만 속삭여도 내 세상은 떨려
우리의 인연은 시간을 넘어 함께한 운명
다시 내게 돌아와 나와 춤춰요 새벽을 향하여
미나: 이런 내 자신을 혐오해야 되는데 두려움 떨치고 돌아가야 하는데
마음 한 곳에선 삶을 지키라고 해 뭔가 잘못된 듯 불길해
미나&조나단: 꿈 같은 삶 완벽한 인생 눈앞에 선명한데 이런 내 맘 계속될까 난 두려워
이 완벽한 인생을 가야하지만
드라큘라: 그댄 내게 단 한사람 내 허무한 삶의 유일한 빛
당신만이 날 채워줄 나의 사랑
그대를 처음 본 순간 숨조차 쉴 수 없었어
그 이름만 속삭여도 내 세상은 떨려
드라큘라& 미나: 우리의 인연은 시간을 넘어 함께 할 운명
이제 내게 돌아와 함께 춤춰요 새벽을 향하여


샤큘을 보고 왔어

 

칭구야…공연 후에 나와서 청하 한병 마셨어.

만감이 교차하는 것 까지는 아니지만 복잡한 심정이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이 큰 걸까. 충분히 울 준비하려고 손수건도 2개나 준비해갔는데 하나도 제대로 못쓰고 왔네. 대체 왜 몰입이 안되는 걸까. 처음엔 옆자리 커플 핑계를 댔어 (네가 옆에 있었다면 좀 달랐을까?ㅜㅜ) 음식냄새때문에 너무 괴로웠거든.

옆자리 분이 향수가 너무 진해도 어지러운데…음식냄새도 역시! 공연이란 게 나만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간다고 되는 게 아니더라고. 거창하게 인생까지 들먹이긴 과하지만 인생도 그렇듯이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과 상황과 사람과 연결이 되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잖아. 나는 말이다. 좋아하는 사람 본다고 밥도 안 먹고, 화장실 가고 싶을까봐 커피도 안 마시고, 나름 철저하게 준비하고 갔거든? 준비해간 손수건을 결국 (눈물을 닦는 대신) 냄새를 차단시키고자 내 코를 틀어막는 용도로 썼다니까. 뭐 어쨌든 쓰긴 썼네 ㅎ 정말 괴로운 시간이었다. 10만 8천원. 작은 돈이 아닌데.


(다시 본론으로) 처음엔 옆자리 커플의 냄새 때문에 그런가보다 했어. 내가 1막에 집중못하는 이유. 그런데 정말 단지 그 이유였을까? 여러가지 이유가 복합적이겠지만, 일단 내가 내린 결론은 이래.

준수가 괴상한 가면을 쓰고 어기적 어기적 걸으면서 백발노인을 연기했는데, 다른 드라큘라에 비해 다소 캐릭터 해석이 과했다고 느껴진 것 같아.창백한 피부톤을 표현하기 위해서겠지만 가부키 화장같은 느낌도 좀 그랬고;

초반에, 늙은 백발 노인이었던 드라큘라가, 서브남 조나단의 피를 빨아 먹고 fresh blood 라는 곡을 부르면서 무대 위에서 가발&가면을 벗고 멋지게 변신하는 압권인 장면이 있거든. 놀라보게 젊어지고 또 굉장히 멋지게 변해야하는게 포인트야. 그럼 멋있어야 하잖아? 근데 이렇다 할 변화가 별로 없는 느낌이랄까. 앗. 변했는데…..

내가 우리 준수를 이렇게 풀샷으로, 이토록 가까운 자리에서, 3시간 동안 본 건 처음이거든. 비율이 문제였을까? 정리하고 보니 전부 외적인거네. (그래 내가 문제였어…)


처음 내가 준수를 좋아하게 된 계기를 생각해봤어(사람들이 개취를 가지고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을때가 많았어)

나이 마흔에 덕질하면서 가족과 친구들 모두가 인정 안해줘도 내 배우 나만 좋음됐지 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꼭 한번은 네게 알려주고 넘어가고 싶었어.


조승우를 통해 뮤지컬 세계에 입문했다면, 뮤지컬 드라큘라 넘버 loving you keeps me alive라는 곡을 통해 김준수에게 입덕하게 된 것 같아. 2016년에 우연히 김준수&정선아가 부른 이 곡을 들었는데, 곡이 너무 애절하고 감미로워서 김준수가 부른 노래며 뮤지컬을 또 죄다 뒤져본 거지. 알잖아. 하나 꽂히면 끝장을 봐야 나오는 거. 그러다 실력파 가수나 인디밴드만 나온다는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한시간 분량으로 소극장 콘서트를 하는 김준수 보면서 완전 빠져버린거지.

 

SM과의 불공정 전속계약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그룹을 탈퇴하고, 재판에 이겼어도 방송에 나올 수 없는 6-7년간의 시간들. (이 시간이 모두 지나갈꺼란 의미를 담아 준수가 부른 김범수의 ‘지나간다’들으면서 감정이입도 한껏했지) 미스터트롯인가? 그거랑 박명수랑 공유의 집에 얼굴을 비췄었잖아. 그게 무려 10년 만에 가능해진 거더라고. 그만큼 인고의 세월을 견딘거라고 생각하니까 더 대단해보였어.

어쨌거나 그 스페이스 공감 무대에서 마지막 곡으로 윤종신 ‘오르막길’ 부르는데. 이게 마치 자기를 기다려준 팬들과 자기 상황같다면서 부르다 우는데, (이것도 함들어봐 가사가 예술이야). 맴찢. 그리고 바로 이 무대에서, 자기가 뮤지컬을 하게 된 계기가 되어준 <모짜르트>에 대해 이야기해.


천재소년 모짜르트를 그의 아버지와 영주는 찰즈부르크에 묶어두고 자기들 만을 위해 노래하라고 자유를 억압하는데, 그때 그를 향해 남작부인이 노래해주는 <황금별>이란 곡.

그 곡을 듣고 뮤지컬이란 낯선 세계에 도전을 하게 된 거래. 가수로서 무대도 못서서 낙담하던 차에 제안받은 뮤지컬이 사실 꽤 두려웠는데…비난하는 언론과 사람들을 향해 뮤지컬 가사를 빌려서라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면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용기를 냈다고 하더라고. (내게 이야기해준건 아니고 ㅋㅋ 인터뷰 기사 봤어 ㅋ)

 

 황금별

아주 먼 옛날에 한 왕이 아들과 함께 살았다네
세상을 두려워하면서 늘 왕자 걱정에 잠들 수가 없었지
성벽을 높히고 문도 굳게 닫았네
어느날 바람결에 실려온 그리움
혼자 있는 왕자에게 속삭였네
북두칠성 빛나는 밤에 하늘을 봐 황금별이 떨어질꺼야
황금별을 찾기원하면 인생은 너에게 배움터 그 별을 찾아 떠나야만해
왕은 말하곤 했지 이 세상은 파멸로 가득찼다
난 결코 밖을 보지않아 저 세상에서 널 지키겠다 하셨네
성벽을 높이고 문도 굳게 닫았네
하지만 뛰는 가슴 멈출 수는 없어 왕자 성벽 넘아 세상 꿈꾸었네
자 여길 떠나 저 성벽넘어 그 별을 찾으러 여행을 떠나야 해
험한 세상 너 사는 이유 이 모든 걸 알고 싶다면 너 혼자 여행 떠나야만해
사랑이란 구속하지 않는 것
사랑은 자유롭게 놓아주는 것
때로는 아픔도 감수해야해
사랑은 눈물 그것이 사랑
황금별이 떨어질때면 세상을 향해서 여행을 떠나야해
북두칠성 빛나는 밤에
저 높은 성벽을 넘어서
아무도 가보지 못한 그곳으로
저 세상을 향해서 날아봐 날아올라



2006년인가, 기자들 프리뷰 공연 초대 받아서 이 공연을 본 것 같은데 전혀 기억이 안 나는거야. 무슨 아이돌이 뮤지컬을 해? 하면서 잔뜩 편견 갖고 본 것 같긴한데 말이야. 암튼, 남작부인이 이 노래를 하면 희망찬 표정으로 모짜르트가 세종문화회관 무대로 만들어진 하늘을 바라보는 건데. 자기는 한번도 희망차게 하늘을 바라볼 수가 없었때. 너무나 눈물이 흘러서.


이런 저런 진솔한 이야기들을 하면서 노래도 불러가며 소극장 공연하듯 <스페이스 공감>이란 프로를 통해 1시간 정도 그의 공연을 봤는데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된거지. 노래는 또 좀 절절하게 하니. 하여간..

 

도리안 그레이

그래서? 그래서는 뭐. 바로 2016년에 공연중이던 준수 <도리안 그레이>를 보러갔지. 최근에 꽤 좋아하게 된 오스카 와일드라는 작가가 쓴 책이 원작인데. 이 작가의 실제 삶이 또 그렇게 매력적이다. 아일랜드 극작가인데, 세기의 재판을 받게 돼.


한창 동성애가 법으로 금지되던 시절(1850-1900)에 동성연인의 아버지 (재력있는 정치가였던 것 같아. 부자간의 싸움에 새우등 터진 격으로)에게 고소를 당하게 되거든. 재판에 져서 결국 감옥에 가게 됐는데 당시엔 노동형 징역이라고해서, 웬만한 문인이나 예술가들 (노동자 계층이 아니라면) 그러한 징역형을 받고 나면 2-3년 후에 죽게 된다고 하더라고. 결국 그도 그렇게 죽어…. (영국에서 추방 당하고 1900년에 프랑스 파리에서 뇌수막염으로…)

 

암튼 내가 동경하는 오스카 와일드는 (이름도 멋지잖아?) 그 시대에 굉장히 당당하게 커밍아웃하고, 금기시된 것들을 책으로 쓰고 꽤 멋지게 살았어. 물론 감옥에 갔을 때 한번도 면회오지 않는 동성연인을 향해 쓴 옥중일기 같은게 있어. 거기에선 좀 찌질해. 서러움, 억울함 등을 토로하는데…뭐 사실 찌질하다기보다 꽤 인간적이고 솔직하다고도 볼 수 있지.

암튼 그 오스카 와일드가…

 

악마에게 영혼을 팔고 영원히 늙지않는 모두의 이상향, 도리안 그레이를 창조해내. 그역에 바로 우리 준수가 단독 캐스팅되는거지. 더블 캐스팅, 트리플 캐스팅 이런게 아니라 도리안 그레이는 오직 준수였어! 다행히? 사실은 피케팅 성공 못해서…불행히도 2층 좌석밖에 구하진 못했지만 당시에 막 입덕했고 가슴이 콩닥콩닥 그를 향해 뛰던 시절이라….원래 2층에선 안보는데 성남 아트센터로 갔지 휴가내고! ㅎㅎ


이건 꼭 보여주고 싶다. 그가 살을 많이 뺀 시기라 선이 참 예뻤거든 (이 분도 참 미모에 들고남이 크더라 ㅋㅋ 비수기엔 못봐줘 ㅋㅋㅋ)


도리안 그레이라는 뮤지컬 음악감독이자, 이 곡을 쓴 김문정이라는 감독은 준수를 아주 극찬해. 준수가 완벽하게 작품을 이해하고, 100% 이상으로 도리안 그레이를 잘 창조시켜줬다고.

  

아무튼, 그 도리안 그레이, 공연을 끝으로 2017년도엔가, 군대를 갔는데.

의경은 일경/이경/상경/수경이라고 하더라(내가 또 준수 덕에 세상 첨으로 수경이란 걸 들어봤다니까) 의경으로 입대해서, 홍보부 지원하는 오디션을 보고 붙었대. 뮤지컬 부문이란게 있었다네! 더블S301멤버 김형준이랑 같이 군대 홍보부에서 노래도하고 춤도 추고 각종 경찰행사들 다 다녔던 영상이 유튜브에 있는데 엄청나게 성실하더라고. 어느날은 비오는 안양 행사였는데, 전날부터 기다려준 팬분들이 천막 때문에 불편할까봐 무대 위 천막을 치고 비맞으면서 공연한게 있는데 팬들사이에선 의리준수로 전설적으로 회자되는 공연이야. ㅋㅋ

 그리고 제대 후, 뮤지컬 엘리자벳, 드라큘라 복귀! 10년 만에 지상파 등장!!

 

군대에 있을 때 자존감 낮아졌대. 티비 나오는 사람들 모두가 부럽고

활동도 십년째 안하는 내가 연예인 맞나, 음악프로도 십년째 못나갔는데 가수 맞나싶엇

힘들고 서럽고 그랬대. 그리고 다행히 지금 TV에 나오는데, 자긴 이게 소풍으로 끝날까봐 좀 걱정되나마, 방송출연 기분을 물어보니 곧 사라질 것 같은 물거품같다고 하더라고.

암튼, 그래서 팬들은…12살부터 연습생시절을 겪고…십대 후반에 동방신기로 데뷔해서.

20대에 SM이라는 거대한 기획사랑 싸워가며 방송출연 정지받고…

뮤지컬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혼자 여기까지 일궈온 그를 무작정 지지해. 우쭈쭈하면서 모든지 다 귀여워하고. 그게 뮤지컬 전석 매진을 이루어내고, 팬들과 함께 캄보디아 학교도 지어주는 등 후원도 열심히 하고.

이 모든 걸 알고 가서 인지, 그 히스토리가 농축되어 있어서인지 너무 너무 큰 기대를 한 것 같아. (너도 너무 큰 기대없이 연재 키워 ㅋㅋㅋ 갑툭 육아 ㅎㅎ 기대가 크면 일을 그르치는 것 같아)


이 긴 편지의 결론은, 준수는 잘못한게 없다는 것.

기대가 한없이 컸던 내 잘못.

 드라큘라 4연을 한다면? 당연히 내 선택은 샤큘!!!!!! 그건 변함없어요!


다시 또 소식 전하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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